12년 재개발 엎은 서울시…거리나온 힘겨운 노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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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이슈]-한남주민, 서울시장 행정 갑질 규탄대회

시, 3구역 건축심의 보류후 “한남 전면 재검토” 통보…타 구역도 함께 시위

정성문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5-10-07 13:17:32

▲ 지난 6일 서울시청 인근에서 서울시장 한남 재개발 재검토를 규탄하는 대회가 열렸다. 이날 시위에는 한남뉴타운 3구역 조합원을 중심으로 다른 한남 구역 주민들도 함께 참여했다. ⓒ스카이데일리

지난 6일 서울시청 인근에서 한남구역 재개발 지역주민 300여명이 모여 서울시 행정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한남3구역조합을 필두로 5개 구역 주민들은 청사 우측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모여서 목소리를 높였다. 슬럼화가 가속화 된 지역여서 모인 시위를 벌인 주민들은 노인이 대다수였다.

현장에서 만난 한남3구역 조합관계자는 “7번의 반려 끝에 건축심의가 막바지 단계에 왔는데, 갑자기 서울시가 건축심의 보류를 내렸다”며 “서울시는 한남3구역 건축심의를 즉각적으로 재개하고 통과시켜 달라”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2013년 3구역 재개발조합은 서울시에 변경 촉진계획안을 접수했다. 재개발 속도가 가장 빨랐던 만큼 주민들의 기대도 컸다. 그러나 7차례 건축심의 끝에 지난 5월 서울시는 건축심의 보류라고 조합에 통보했다.

3구역에 평생을 산 한 노인은 “재개발을 바라보고 살아온 세월이 10년도 더 넘었다”며 “재개발 때문에 오래 된 집도 고치지도 않고 불편을 감수하며 살아 왔는데, 이제 새 아파트에서 살아 보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주민들 “3구역 제동에 다른 구역도 불똥 튀어”

이날 시위현장에는 3구역 주민 이외에도 한남 재개발의 다른 구역 주민들도 대거 참여했다.

현장에서 만난 2구역의 한 주민은 “3구역 재건축 보류는 한남구역 전체의 초미의 관심사다”며 “우리 2구역도 제척 문제가 걸려 있는데, 큰 틀에서 보면 다 같이 함께 윈윈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 시위현장에서 만난 한 노인은 “뉴타운으로 지정된 이후에 재개발 하나만을 바라보고 살았다”며 “남들은 다 허가를 내 주면서 왜 우리 동네만 허가를 안 내주냐”고 강력한 어조로 말했다. ⓒ스카이데일리

한남 2구역은 상권이 활성화 되면서 재개발을 찬성하던 일부 주민들이 반대로 돌아서기도 했다. 이날 시위현장에는 2구역 재개발 제척을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이 모여 시위를 진행했다.

한남5구역 조합원은 “우리 조합도 사실상 3구역 눈치만 보고 있다”며 “가장 진척이 빠른 3구역이 건축심의가 보류 되면서, 그 불똥이 우리 구역에도 튄 것이나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한남의 5개 재개발 지역 중 마지막 주자인 한남5구역 조합 역시 3구역 재개발 속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재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한남3구역에 제동이 걸리자 나머지 다른 구역들도 속도를 못 내고 있는 실정이었다.

서울 마지막 요지…재개발 급물살 타다 서울시 제동

▲ 한남재정비촉진지구. ⓒ스카이데일리

서울 용산구 한남동과 보광동 일대는 서울시 중심가에 남은 마지막 배산임수지역이다. 이곳은 지난 2003년 11월 한남뉴타운으로 지정됐다. 이후 2009년 10월 한남재정비촉진계획이 결정됐다.

1구역에서 5구역으로 나눠진 한남재개발 구역은 각기 다른 속도를 냈다. 2010년 6월 한남5구역이 가장 빠르게 추진위를 설립했다. 같은 해 한남2구역·3구역·4구역, 이듬해 한남1구역이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았다.

10년 가까이 재개발 표류를 하던 이곳은 2012년 한남2구역인 첫 번째 주자로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같은 해 한남5구역·3구역, 2015년 한남4구역이 조합설립을 받았다. 한남1구역은 신 용산구청 소방도로 확장으로 상권이 발달하며 주민동의가 낮아 현재까지 조합은 설립되지 못하고 있다.

조합을 설립 받은 4개 구역 중 한남3재정비촉진구역이 재개발에 진척을 보였다. 재정비촉진계획변경결정을 하던 중에 기준 용적률이 20% 상향됐다. 또, 소형주택이 추가확보 되는 등 재개발에 속도가 났다.

하지만 지난 5월 서울시는 2년여 동안 7차례 건축심의를 본 한남 3구역을 건축심의 보류라는 결정을 내렸다. 주민들의 반발이 심해지자 서울시는 지난 8월 “한남지구 전체적인 계획을 재검토 진행 중이다” 라는 회신을 보내왔다.

정성문 기자 mooni@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