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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사업권을 쟁취하기 위한 기업들 간 치열한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 대기업들이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하기 위해 사활을 거는데는 세계 경제의 장기 침체, 금융시장의 불안정성 등 악재로 치부될만한 국제경제 정세에도 면세매출 만큼은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명품 구매력의 증가, 관광시장의 중국 영향력 확장이라는 긍정적 요소도 면세점에 대한 매력을 높이고 있다. 이 때문에 면세점 사업은 소위 ‘황금알을 낳는 거위’, ‘황금티켓’ 등으로 불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14일 서울 시내면세점 3곳의 면세점 사업자선정 발표가 이뤄졌다. 그동안 이뤄진 면세점 사업특허권에서는 기존 면세사업자가 재승인을 받는 것이 관례였으나 이번 발표에는 이변이 발생했다. 기존 면세사업자가 후속 사업자 심사에서 탈락한 것이다. ‘5년 주기 특허 재승인’ 제도에서 기존 사업자가 처음으로 탈락하고 신규 사업자가 면세사업에 진입하면서 국내 시내면세점 업계에 지각변동이 불가피하게 됐다. 스카이데일리가 최근 발표된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에 따른 시장의 판도 변화와 이를 둘러싼 업체 간 경쟁 양상에 대해 진단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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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면세점업계를 양분하던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양강체제에서 신세계와 두산이 새로운 서울 시내 면세사업자로 선정되면서 면세점업계의 지각변동이 전망된다. 사진은 왼쪽부터 차례로 롯데면세점 본점, 신세계 본점, 두산타워 ⓒ스카이데일리
지금까지 국내 면세점업계를 양분하던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양강체제에서 두산과 신세계가 새로운 서울 시내 면세사업자로 선정되면서 면세점업계 지각변동이 전망된다. 롯데 못지않은 유통공룡인 신세계가 합류하면서 삼강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지난 14일 발표된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 입찰 결과 롯데 월드타워점과 SK네트웍스 워커힐점이 기존 면세 사업권 심사에서 떨어지면서 철수하게 됐다. 기존 면세 사업권을 획득한 기업이 재심사 승인에서 떨어진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992년부터 23년간 면세점을 운영해온 SK네트웍스는 신세계에 사업권을 내주게 됐다. SK네트웍스는 이번 면세점 사업권 수성을 위해 최근 1000억원 가까이 투자하며 대대적인 공사를 감행했지만 수성에 실패했다.
▲ 자료: 관세청 ⓒ스카이데일리
유통가에 따르면 SK네트웍스의 워커힐 면세점은 서울 도심 외곽지역에 위치해있어 다른 면세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매출을 기록한 것이 재승인 실패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워커힐 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액은 2747억원으로 중견 면세점으로 분류되는 동화면세점(2919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는 기존 면세점인 소공동 본점 수성에는 성공했지만 지난해 매출 약 5000억원을 기록하며 단일 매장 기준으로 국내 3위인 월드타워점을 내주게 되면서 매출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초 롯데는 면세점시장에서 국내1위·세계 3위를 기록하며 2020년까지 세계 면세시장에서 세계 1위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힌바 있지만 월드타워점 사업권 재승인에 실패하면서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 자료: 관세청 ⓒ스카이데일리
롯데의 월드타워점 특허권은 두산이 차지했다. 동대문 상권의 부흥을 내세운 전략이 통했다는 평이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사재까지 써가며 동대문 발전을 위한 ‘동대문 미래창조재단’을 설립하는 등 지역 상권 발전에 대한 의지를 표명해 왔다.
특히 동대문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 수는 명동(850만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71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는 만큼 향후 두산이 면세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해 두산은 2020년 동대문 인근 외국인 관광객 지출 규모가 현재의 두 배 이상으로 늘고, 면세점 입점 이후 5년간 면세점을 통해 신규로 유치되는 관광객이 1300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동현수 두산 사장은 “동대문을 서울 시내 대표적인 관광 허브로 키워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면세점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도심 면세사업 경쟁 ‘심화’…명동 시장 수성 ‘사활’
이처럼 기존 면세사업자였던 SK와 롯데가 면세사업권 재승인 심사에서 떨어지고 새로운 업체가 면세시장에 뛰어들면서 이를 둘러싼 면세사업자간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 자료: 한국면세점협회 및 무디리포트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한국면세점협회와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국내 면세시장의 규모는 4조5000억원이었으나 연평균 20%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지난해 국내 면세시장 규모는 8조3000억원으로 2010년에 비해 약 두배가량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지난해 면세시장 매출액 8조3000억원 중 5조4000억원이 서울 시내 면세점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이번 신규 면세사업자로 선정된 신세계와 롯데간 치열한 격전이 예상된다. 향후 면세점이 들어설 예정인 신세계 본점과 불과 500m거리에 국내 단일매장 매출 1위를 기록중인 롯데 소공점이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롯데 소공점은 롯데내 면세점 사업에서도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지난해 롯데면세점 전체 매출액인 4조2170억원 중 47%수준인 1조9763억원이 소공점에서 발생했다. 이번 심사에서 월드타워점을 잃은 롯데로서는 소공점에 역량을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기존 신라와 롯데가 면세사업을 양분하던 양강체제에서 유통 공룡인 신세계가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면서 면세점 업계는 ‘삼국시대’ 개막을 앞두고 있다.
황금면세 지역 둘러싼 롯데 vs 신세계의 ‘명동 大戰’
▲ 자료: 롯데면세점 및 신세계 면세점 ⓒ스카이데일리
기존 면세업 강자인 롯데와 신세계가 명동 상권에서 맞붙게 됨에 따라 이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중·일 면세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업체간 과도한 경쟁을 유발시켜 ‘제 살 깍아먹기’식 경쟁으로 흘러갈 수 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국내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와 신세계가 명동이라는 상권을 중심으로 경쟁을 펼침에 따라 시장 규모를 확대하는 노력보다 기존 시장에서 나눠먹기식 경쟁이 펼쳐질 수도 있다”며 우려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 관계자는 “오히려 도심 관광을 활성화시켜 경쟁력 측면에서 기여하는 바가 더 클 것”이라며 “기존 면세 강자였던 롯데와의 경쟁은 면세사업을 영위함에 있어서 시너지로 작용할 것”이라고 답해 과중한 경쟁으로 국내 업체간 제 살 깍아먹기식 경쟁에 대해 선을 그었다.
롯데 관계자는 “현재로선 부족한 부분을 잘 파악하고 보완해 소공동 본점을 비롯한 나머지 면세점을 더욱더 잘 운영해 경쟁력을 쌓아갈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향후 신세계와의 경쟁과 관련해서는 정해진 정책이 없다”고 일축했다.
최낙균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임연구위원은 “면세업계 업체가 늘어난다고 대외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며 “제품 공급 능력이나 서비스의 질, 가격 경쟁력, 지속적인 관광객 유입 등 종합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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