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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더불어민주당 인사에 금품을 제공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뒤집으면서 통일교의 ‘민주당 인사 금품 제공 의혹’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여야 정치인에게 금품을 전달했다고 폭로한 윤 전 본부장은 지난 12일 법정에서 “만난 적도 없는 분들에게 금품을 제공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세간에 회자되는 부분도 그렇게 진술한 적이 없다”며 전면 부정했다.
“통일교 금품 제공 의혹이 민주당 핵심 인사들, 이재명 대통령 측근까지 뻗어 있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며 ‘통일교 특검’ 실시 등 전방위적 공세에 나섰던 국민의힘 입장에선 의외의 악재를 만난 셈이다.
특히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장관의 통일교 행사 축사 의혹이 거짓으로 해명된 데다, 금품수수 의혹도 반박되면서, ‘통일교-민주당 게이트’ 전략 공세도 추동력이 떨어질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윤 전 본부장의 진술 번복과 관련해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13일 SNS에서 “통일교 윤영호 본부장의 법정, 특검에서의 진술은 보험성으로 신뢰를 상실했다. 그의 세 치 혀에 전 국민이 농락당했다”고 토로했다.
민주당은 자신감이 묻어나는 분위기다. 14일에도 여야 구분 없는 단호한 대처를 강조했다. 통일교의 로비 대상에 국민의힘 인사들이 상당수 포함됐을 것이란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
반면 국힘의힘의 특검 주장에 대해선 ‘정치공세’라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국민들에게 여야 모두 ‘오십보백보’라는 부정적 이미지와 함께 이재명 대통령을 끌어들여 ‘내란 청산’ 공세를 희석시키려는 의도라는 판단이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14일 기자회견에서 “통일교 문제와 관련해 민주당 관련 인사들 이름이 우후죽순처럼 거론되는 가운데 경찰이 강제수사에 착수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통해 진상이 투명하게 밝혀질 것을 기대하고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인사의 혐의가 조금이라도 밝혀진다면 이재명 대통령 지시대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가차 없이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다만 경찰 수사가 시작된 현시점에서 야당의 특검 수사 요구는 판을 키우려는 정치 공세에 불과하다라는 입장을 분명히 말씀드린다. 경찰이 신속하게 의혹을 밝혀낼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불분명한 진술, 근거가 부족해 보이는 상태에서 무차별 특검을 요구하는 건 이치에도 맞지 않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도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통일교 특검’을 들고 나왔다. 도둑이 제 발 저려 큰소리치는 격”이라고 역공에 나섰다.
그는 이날 브리핑에서 “특검을 앞장서서 반대하던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 돼 재판을 받고 있다. 재판 과정에서는 국민의힘 중진인 나경원 의원이 통일교 관계자와 통화하며 ‘일정을 어레인지하고 싶다’는 취지의 녹취까지 공개됐다”며 “제3자인 것처럼 말하고 있는 이준석 대표 역시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 특검 소환을 통보받았지만, 출석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통일교 특검’을 들고 나온 건, 도둑이 제 발 저려 큰소리치는 격에 불과하다”고 직격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민주당 관련 의혹의 핵심 근거라는 윤영호 전 본부장의 진술은 오락가락하고 있다”며 “여야를 막론하고 위법이 있다면 절차대로 수사하고 책임을 지면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며 민주당 로비 의혹에 대한 공세 수위를 한층 높였다. 전재수 전 장관 등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특검 수사가 진행되면, 민주당 인사 관련 의혹이 새롭게 나올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한 국민의힘 인사의 추가 연루 의혹이 나오더라도 이를 감수하겠다는 계산이다. ‘내란 청산’에 대한 국민여론에 밀릴 대로 밀린 상황에서 이른바 ‘오십보백보’ 전략은 실(失)보다 득(得)이 많다는 것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민중기 특검이 그동안 뭉개고 있었던 통일교 민주당 정치자금 의혹 규명을 위한 통일교 게이트 특검이 꼭 필요하다”며 “윤영호 전 본부장의 진술과 관련 수사자료를 통해서, 민주당과 현 정부 핵심 인사들을 둘러싼 접촉, 금품 수수 의혹이 연일 새롭게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전재수 전 장관, 임종성 전 의원에 더해, 정동영 통일부 장관,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노영민 전 비서실장, 김연철 전 장관 등 민주당과 이재명 정권 핵심 인사들과 통일교 간의 유착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며 “단순한 접촉을 넘어서 불법 정치자금 청탁의 대가 지급, 조직적 구조적 유착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같은 날 논평에서 “통일교 금품 제공 의혹은 더 이상 민주당 개별 인사의 일탈로 치부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며 “이 사안은 이제 분명한 ‘통일교–민주당 게이트’로 확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이 사안을 분명히 ‘통일교–민주당 게이트’로 규정한다”며 “야당 추천 특검을 통해 관련자 누구도 예외 없이 진실을 밝히고, 이 정권과 권력 주변에 얽힌 검은 거래의 고리를 반드시 끊어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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