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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애견미용교육 업계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학생 수업료 중 상당 부분을 국가로부터 지원받았지만 급작스러운 규정 변경으로 지원 중단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애견미용교육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가 급작스럽게 지원 기준을 변경한 탓이라고 주장하지만 관계부처는 상황을 이해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내년도 직업훈련기관 인증평가 결과 발표…애견미용학원 합격률 5.8%, 단 3곳 불과
‘직업능력개발사업’이란 근로자에게 직업에 필요한 직무수행능력을 습득·향상시키기 위해 실시하는 훈련 사업이다. 고용노동부가 주관·진행한다. 실업자의 취업능력 또는 기초 직무능력 습득을 위해 정부가 훈련기관에 실업자 훈련을 위탁하거나 실업자가 스스로 훈련을 받는 경우 비용을 지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간제·단시간·파견직·일용직 근로자와 90일 이상 무급휴직, 휴업 중인 근로자 등은 직업능력개발카드를 발급받아 정부 인증을 받은 교육기관에서 근로자직업능력개발 훈련과정을 수강할 수 있다. 이 경우 1인당 연간 200만원 한도 내에서 훈련과정에 따라 최소 60%에서 최대 100%에 달하는 수강비를 국비로 지원 받을 수 있다.
해당 사업은 근로자뿐 아니라 교육 기관 입장에서도 상당히 유리한 제도로 평가된다. 비용 부담 때문에 수강을 망설이던 학생들이 국비 지원 덕분에 부담 없이 모여들기 때문이다. 똑같은 수강료를 받으면서도 수강생 유치는 더욱 수월하게 할 수 있는 셈이다. 국비 지원은 정부가 교육 기관에 직접 훈련비를 지급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다만, 국비 혜택 수강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정한 일정 부분 이상의 자격을 갖춰야 한다. 교육 기관은 고용노동부 장관이 인정한 훈련과정을 개설해야 국비 지원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다. 고용노동부에서 진행하는 인증평가도 통과해야한다.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산하 직업능력심사평가원은 고용노동부로부터 훈련기관에 대한 인증 평가를 위탁받아서 담당하고 있다.
지난 8월에도 내년도 직업훈련기관 인증평가에 대한 1차 심사 결과가 발표됐다. 총 4801곳의 평가대상기관을 대상으로 인증평가를 한 결과, 절반이 넘는 53.8%에 달하는 2581곳이 1년 인증을 받았다. 1년 인증은 1년 동안 국비 지원을 받게 된 것과 동일한 의미다. 3년 인증과 5년인 증을 받은 곳은 각각 378곳, 24곳 등이었다.
반대로 인증유예를 받은 평가 대상의 37.9%인 1818곳에 달했다. 이 가운데 111곳이 이의제기를 통해 인증을 추가로 받았다. 그 결과, 약 1700여 곳의 교육 기관은 내년도 국비 지원 혜택에서 제외됐다.
주목되는 사실은 고용노동부의 내년도 직업훈련기관 인증평가에서 인증유예를 받은 학원의 대부분이 이·미용 분야를 가르치는 학원이라는 점이다. 이·미용 분야 훈련기관의 경우 전체 269개소의 74.8%인 약 200개소가 인증유예 판정을 받았다.
특히 애견미용 분야의 경우는 상황이 더욱 심각했다. 직업능력 심사평가원에서 운영하는 훈련기관 인증평가 조회 시스템에 등록된 69곳의 애견미용학원 중 내년도 인증평가에 합격한 시설은 단 3곳에 불과했다. 그 마저도 1곳은 이의제기를 통해 추가로 간신히 정부 인증의 문턱을 넘었다. 합격률이 불과 5.8%에 불과한 셈이다.
애견미용업계 “업계 현실 외면한 평가결과 불합리” vs 관련기관 “일부 업종 불리 인정”
이번 심사평가를 받아든 애견미용 업계는 큰 충격에 빠진 분위기다. 생존권 확보를 이유로 비상대책위원회까지 결성한 상태다. 무엇보다 정부의 심사 기준과 평가 과정이 불합리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안영찬 오렌지애견미용학원 이사장은 “이번 평가는 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됐고 기준의 잣대가 온당하지 못했다”며 “애견미용 업계의 특성을 잘 모르는 상황에서 평가가 이뤄진 것이 가장 큰 문제다”고 강조했다.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평가의 기준을 공정하게 하기 위해서 ‘직업능력개발 훈련기관 평가에 관한 규정’(이하·예규)을 제정했다. 예규는 지난 2015년 3월 최종적으로 개정됐다. 예규에는 평가 기준은 평가 받는 직전 해 11월까지 공지 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각 애견미용 학원에 바뀐 평가 기준이 전달된 시점은 올 1월이다.
평가에는 무엇보다 취업률과 정부가 인정한 훈련과정 개설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 사전에 평가 기준을 파악하지 않고서는 적합한 훈련과정을 개설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취업률’이 적용된다는 점도 불합리한 측면이 적지 않다. 애견미용업계의 생태와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취업률은 고용보험 가입을 기준으로 파악하는데, 애견미용업계는 비정규직이나 프리랜서 채용이 관행처럼 여겨지고 있다.
안영찬 원장은 “애견미용 등의 분야는 프래랜서나 비정규직으로 고용되는 경우가 많아서 고용보험을 두고 있는 직업으로 취업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다”며 “고용보험을 기준으로 취업률을 따져서 취업률이 낮은 학원을 탈락시키는 것은 애견미용업계에 어떠한 지원도 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이 없다”고 피력했다.
비상대책위원회의 주장에 대해 직업능력심사평가원 인증사업팀 관계자는 “이의제기 기간이 끝나고 심사결과가 각 훈련기관에 통보까지는 됐지만 통계를 집계·정리 중이기 때문에 심사결과와 관련된 구체적인 수치를 말하기는 이르다”며 “우리는 고용노동부로부터 위탁을 받아서 주어진 역할을 하는 것 뿐이다”고 말했다.
이지수 고용노동부 인적자원개발과 주무관은 “이의신청 기간 중에 모든 이의신청 기관에 대한 내용은 심사가 끝났다”며 “일부 업종에 대해서 불리한 내용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에 대한 내부검토는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고 언급했다.
[이경엽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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