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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스카이 피플]- 박재병 원스텝모어 대표
“노숙자에게 배운 나눔의 지식을 이웃과 함께 나누죠”
걸음마 단계인 노인복지시스템의 선진화 위해 플랫폼 서비스 구축해
전경훈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1-17 00:04:00
▲ 박재병 원스텝모어 대표(사진)는 3년간 다섯 개 대륙을 여행하며 수많은 사람들에게 받은 도움을 다시 돌려주기 위해 IT 전문가들과 회사를 설립했다. 그는 원스텝모어를 통해 노인 요양산업의 선진화에 힘쓰고 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우리나라 사회는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했으며, 곧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2026년이면 국민 5명 중 1명이 노인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노인 인구의 요양이나 돌봄, 생계지원을 위한 노인복지 시스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요양원이나 요양병원과 같은 노인요양시설에 대해 불신과 불편한 감정을 갖고 있다. 원스텝모어의 박재병(31·남) 대표는 IT 산업과 연결해 이 같은 불신임을 해결하고 노인들을 위한 복지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회사를 설립했다.
 
상처받고 떠나…치유 받고 돌아온 3년간의 해외여행
 
박 대표는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래서 그는 스스로 집안을 일으켜야겠다고 생각했다. 온갖 궁리를 해봤지만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기란 그리 쉬워 보이지 않았다. 이에 박 대표는 대기업에 취직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하고 대기업에 취직하기 위해 스펙 쌓기에 몰두했다.
 
박 대표는 끊임없는 노력 끝에 ‘합격증’을 손에 거머쥘 수 있었다. 하지만 그 행복도 잠시 사랑하던 여자 친구와 헤어져야 했고 집안에도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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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박 대표는 ‘왜 내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라며 실의에 빠져 살았다. 그는 그동안의 삶을 돌아보며 그 모든 것이 스스로 주변을 돌보지 않은 것에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때 ‘이 상황에 대기업 입사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는 입사를 포기하고 도망치듯 한국을 빠져나가 가장 멀리 떨어진 나라인 아일랜드로 떠났다.
 
“촌놈이 외국에서 신나게 놀다 보니 돈이 한 푼도 없더라고요. 손 벌릴 곳도 없고 살기 위해 부지런히 일을 했어요. 신문팔이, 주방 보조, 매장 청소 등 하루 13시간씩 일을 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자신의 인생을 바꿔줄 한 명의 노숙자를 만났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박 대표는 처마 밑에 앉아 비를 피하는 한 명의 노숙자를 만났다. 그 모습이 어디선가 많이 본 듯 익숙했고 마치 거울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박재병 대표는 이상한 힘에 이끌려 노숙자의 옆에 앉아 말을 걸었다. 특별한 대화는 아니었지만 그와 대화하자 마음에 위로가 됐다.
 
“그 노숙자에게 위로를 받고 그들을 만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노숙자 체험을 하던 중 한 분이 저한테 전 재산인 3만원을 주시는 거예요. 본인에게 굉장히 큰돈인데 선뜻 내주시더군요”
 
“그러면서 자신이 30년 동안 노숙자 생활을 하며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하며, 도움을 준 이들을 찾는 건 불가능하기에 난 너에게 돈을 주는 것이고 이 돈을 받아 다른 사람에게 베풀라고 하셨어요”
 
▲ 박 대표는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처마 밑에 앉아 비를 피하는 노숙자를 만났다. 노숙자의의 모습이 거울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은 느낌이 들어 노숙자와 대화를 하게 됐으며 이를 통해 위로를 받게 되었다. 그 일을 계기로 박재병 대표는 노숙체험을 하게 됐으며 노숙자가 자신에게 전 재산을 주며 이 돈을 받아 다른 사람에게 베풀라는 말을 듣고 나눔의 삶을 실천하게 되었다. [사진= 박재병 대표 제공]
 
그는 노숙자의 이 한 마디가 3년 동안 다섯 개 대륙을 여행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었다고 한다. 박 대표는 이 말을 실천하기 위해 고국으로 돌아와 부산지역 쪽방촌 노인들을 후원하는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쪽방촌 노인들을 위한 봉사를 진행하면서 많은 분들이 요양원이나 요양병원과 같은 노인요양시설에 대해 불신과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게다가 요양병원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수집하는 것도 힘들어 하시더라고요. 함께 고민을 하다 보니 요양산업에 관심을 갖게 됐죠.”
 
박 대표는 세계 여행을 하며 알게 된 미국의 시니어 케어 시장과 한국의 노인복지 시장을 비교하면 발전이 더뎌 안타깝다고 했다. 한국은 배달 기술이나 온라인 기술은 발달했지만 노인 요양시스템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이에 박 대표는 IT 기술자들과 공동으로 원스텝모어를 설립했다.
 
“소외된 노인의 요양문제는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게 중요”
 
원스텝모어란 이름은 ‘한 발자국 더 나아가자’라는 뜻에서 붙인 것이다. 어찌 보면 소외되고 관심 없는 노인요양 문제에 대해 스스로 한 걸음 더 다가가자 라는 의미에서 이름 붙였다.
 
“TV를 켜면 노인요양시설 내 노인학대나 의료사고, 위생불량 등에 관한 소식을 자주 접하게 돼요. 실제로 노인요양시설 내 학대 신고는 매년 증가하고 있죠.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전체 노인요양시설 중 36% 이상이 부실등급을 받았어요”
 
“자녀들은 맞벌이란 경제적 문제와 간병이한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자신을 대신해 부모님을 돌보아줄 누군가를 찾게 돼죠. 하지만, 검증된 정보를 제공하는 채널이 없어서 요양시설을 홍보하는 광고나, 수소문을 통해 일일이 요양시설을 찾을 수밖에 없어요. 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케어닥’ 서비스를 개발했어요”
 
박 대표가 개발한 ‘케어닥’ 서비스는 2만개가 넘는 전국의 노인요양병원·요양원·방문요양시설 정보를 웹사이트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제공하는 플랫폼 서비스다.
 
‘케어닥’은 보건복지부 주관한 보건의료빅데이터 창업 공모전을 통해 대중에게 처음 공개됐다. 이후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고객들이 정부기관이 평가한 요양시설 평가등급을 볼 수 있게 했다.
 
“사실 많은 분들이 요양시설에 관한 평가등급이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어요. 정부는 노인요양시설 내 학대나 의료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매년 수십 가지 항목을 통해 5개의 등급을 매기고 있죠”
 
“때문에 1등급을 받지 못한 대다수의 시설들이 영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외부에 공개를 안 하고 있죠. 저희는 정부기관과 제휴를 맺고 이 같은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무료로 공개하고 있어요.”  
 
 “소비자에게 돈을 받지 않다보니 금전적인 부분을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요양시설들은 노인분들을 서로 모셔가려 하기 때문에 그분들에게 일종의 중개비를 받는 형태로 운영하고 있어요”
 
▲ 박 대표는 세계 여행을 하며 알게 된 미국의 시니어 케어 시장과 한국의 노인복지 시장을 비교하면 발전이 더뎌 안타깝다고 했다. 한국은 배달 기술이나 온라인 기술은 발달했지만 노인 요양시스템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한다. ⓒ스카이데일리
 
박 대표는 앞으로 요양시설 검색 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요양보호사와 돌봄 인력 중개서비스도 오픈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자격증을 가진 요양보호사들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생각이다.
 
그는 자신이 힘들었을 때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는 노인복지 시스템의 선진화를 위해 서비스도 늘릴 계획이다.
 
“제가 잘 할 수 있는 일은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꼭 해내는 것이에요. 성공한 사람을 만나고 싶어 무작정 남미로 떠나 우루과이 대통령을 만났고, 오바마 대통령에게 ‘꿈을 계획하는 너의 길을 계속 가라’ 라는 편지도 받았어요. 제가 받은 것이 많은 만큼 저도 남에게 베풀고 살 생각이에요”
 
[전경훈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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