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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시대가 온다<245>]-반려견 치매치료제
‘반려견 치매’ 마음 고생하는 견주들, 치료제에 눈길
올 여름 ‘맞춤형 신약’ 출시 전망…삶의 질 제고에 도움
홍대업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3-07 00:05:30
▲ 8세 이상의 반려견에게도 치매가 올 수 있다. 사진은 치매 치료제와 관련 임상시험에 참여했던 반려견들.[사진 제공=지엔티파마]
 
‘어렸을 적부터 함께 해온 우리집 댕댕이. 여기저기 부딪히고 방향감각도 없다. 한 자리에서 뱅글뱅글 돌기도 한다. 대소변 역시 잘 가리지 못한다. 요즘 왜 이럴까.’ 이런 고민에 휩싸인 반려견주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주로 8살 이상 노령견에서 나타나는 치매(인지기능저하증후군)일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에 따르면 반려견이 치매에 걸리면 △방향감각상실 △보호자나 다른 동물과의 사회적 상호작용 저하 △수면 패턴의 변화 △대소변 실수 등 전반적인 인지 능력과 학습된 행동에 대한 능력이 저하된다.
 
국내 약 64만 가구, 반려견 치매로 마음고생
 
치매가 발병하는 반려견의 나이는 통상 8세 이상이다. 사람 나이로 치면 40세 정도다. 미국 University of California at Davis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 내 8세 이상의 반려견 중 치매 발병률은 나이에 따라 최소 14%에서 최대 60% 이상이라고 보고됐다. 8세 이상에서 평균 30∼40%가 발병하는 것이다. 구간별로는 11~12세에서는 28%, 15~16세에서는 68%로 높은 발병률을 보였다.
 
국내에는 아직 정확한 통계는 나와 있지 않다. 다만 미국 사례를 참고할 수는 있다. 지엔티파마 지엔티벳 사업부 대표 이진환 박사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전체 반려견 중 8세 이상의 비율은 약 17.9%에 이른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 수로 환산했을 때는 약 160만 가구 정도로 추산된다. 미국에 견주어 국내 반려견 치매 발병률을 대략 40%라고 잡으면 약 64만 가구에서 노령견 치매로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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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완화제 아닌 ‘치료제’ 2월7일 신약 허가 신청
 
현대의학이 발전했다고 하지만 아직도 치매는 극복하지 못한 난제 중 하나다. 현재 사람에게 사용되는 치매치료제는 ‘치료제’가 아니라 증상완화제에 불과하다. 그동안 수많은 치매 치료제 개발이 무산된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이유는 쥐를 사용한 치매 임상연구가 사람에게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지엔티파마는 약물 탐색 과정에서 개에서도 치매가 발병하고 쥐와는 다르게 인간의 치매와 그 병리학적 기전이 매우 흡사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또 사람과 마찬가지로 적절한 치료제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반려견 치매 치료제 개발에 착수하게 됐다.
 
▲ 지엔티파마는 치매 증세를 갖고 있는 반려견을 타깃으로 '크리스데살라진'을 개발, 신약허가를 신청했다. 사진은 해당 의약품 사진[사진제공=지엔티파마]
 
지엔티파마는 반려견 치매 치료제로 ‘크리스데살라진’을 개발, 3상 임상시험을 완료하고 지난 2월7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신약허가를 신청했다. 이 약물은 알츠하이머 치매와 반려견 치매를 유발하는 아밀로이드 플라크, 타우단백질 침착, 뇌신경세포 사멸을 막기 위해 강력한 항산화 작용과 안전한 소염 작용을 동시에 보유한 다중표적 약물이다.
 
이 박사는 “현재 치매의 병리기전과 관련된 여러 가설 중 가장 각광받고 있는 ‘뇌세포의 산화적 스트레스 및 염증’ 기전에 효과적인 약물”이라고 소개했다. 항산화 물질로써 뇌세포의 산화를 억제하고 주요 염증 유발인자인 PGE2의 합성을 저해해 항염 효과를 나타낸다는 말이다.
 
그는 “크리스데살라진은 치매증상완화제가 아니라 전문치료제”라며 “인지기능장애를 겪고 있는 48마리의 반려견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투약개시 4주와 8주에 모두 유의미한 치매개선 효과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치매 맞춤형 약물, 처방대상 동물약 분류 예상
 
반려견이 이상행동을 보이는 등 치매가 의심되면 견주는 대개 동물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다. 보호자는 반려견을 동반해 인지도 검사를 진행한다. 6개월 전과 후의 변화에 대해 조사하는 것이다. 동물병원에서는 정확한 진단을 위해 MRI 또는 CT 촬영을 권하지만 대체로 견주들은 이를 시행하지는 않는다. 반려견을 영상장비로 촬영하려면 전신 마취를 하게 되는데 노령견은 마취에 약해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과정을 거치든 수의사 진단이 나오면 기존에는 항산화 물질이 포함된 약품과 보조제가 처방됐다. 그러나 앞으로는 치매 맞춤형 약물인 ‘크리스데살라진’이 처방될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이 약물은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전문부서에서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허가신청 자료를 검토한 뒤 보완이 필요하면 허가가 다소 지연될 수 있지만 적합 판단이 내려지면 머지않아 허가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신약승인이 떨어지면 농림축산식품부가 관련 심의위원회를 통해 처방대상 동물용약으로 분류할지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현재까지는 수의사 처방이 필요한 처방대상 동물용약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권영진 사무관은 “현재 관련부서에서 약물허가와 관련된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무리 없이 신약허가가 나면 농림축산식품부가 내부 심의를 통해 처방대상 동물용약으로 지정할지 여부를 판단하고 이를 고시하게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지엔티파마는 올해 여름쯤이면 치매에 걸린 반려견주들이 동물병원에서 이 치료제를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약물은 츄어블정으로 일반적인 알약 제형보다 복용이 용이하다. 1일 1회 섭취가 권장된다.
 
“반려견·보호자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할 것”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약품평가과에서 이 약물을 심사하다가 최근 세명대학교로 자리를 옮긴 강환구 교수는 “치매에 걸린 반려견에 정확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이라며 “임상시험을 거친 만큼 치료효과가 뛰어날 것이고 견주들이 선호할 것이다”라고 관측했다.
 
지엔티파마는 노령견을 키우는 보호자와 반려견 모두에게 삶의 질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박사는 “대소변 문제나 소리 내어 짖는 행위, 보호자를 알아보지 못하는 증세 등 반려견 치매증세의 많은 부분이 보호자와 직접 연관돼 있다”면서 “반려견 치매를 치료하는 효과는 곧 보호자의 삶의 질까지 크게 높이게 될 것이다”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고양이의 치매 발병 기전도 개와 유사하다”면서 “반려견 치매 치료제가 승인되고 판매허가가 나면 고양이를 대상으로 한 치매 치료제 개발과 임상시험이 훨씬 수월하게 진행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지엔티파마는 이 약물이 국내에서 상용화되면 연간 50억원 이상의 수익을 낼 것으로 관측했다. 해외진출의 경우 미국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국내 반려동물 산업시장의 10배가 넘는 규모여서 상당한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홍대업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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