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규제3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대부분의 내용이 기업들의 경영권을 옥죄는 수단에 불과해 경영활동 위축으로 인한 국가·국민적 피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어서다. 사진은 다수 기업들이 밀집한 테헤란로 전경. ⓒ스카이데일리
최근 정부·여당의 ‘기업규제 3법’ 추진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기업지배 구조개선,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 시장 감시기능 강화 등을 앞세워 ‘공정경제법’이라는 이름을 표방하고 있지만 실상은 기업의욕을 저하시켜 한국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는 ‘민생경제악법’이라는 반응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국민 절박한 호소 무시한 反기업 행보 박차…‘기업규제 3법’ 시한폭탄 가동
문재인 대통령은 출범 당시 3대 핵심 경제정책의 비전을 제시했다.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이 그것이다. 이후 공정을 앞세운 반기업 법안들을 줄줄이 쏟아냈다. 그나마 여·야 간 균형이 어느 정도 맞았던 20대 국회에선 객관적 평가에 따라 법안의 운명이 갈렸지만 여당 단독으로 법안처리가 가능해진 21대 국회에 들어선 관련 법안들이 일사천리로 통과됐다.
특히 최근에는 ‘반기업 법안의 결정판’으로 불리는 ‘기업규제3법’이 국회 통과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한국 사회가 크게 들썩이고 있다. 기업규제3법은 △상법 일부 개정안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전부 개정안 △금융그룹의 감독에 관한 법률 제정안 등을 일컫는 말이다. 대부분 기업 활동에 제약을 가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그 중 맹점이 되는 내용들을 살펴 보면 우선 다중대표소송제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 도입 등이 거론된다. 다중대표소송제는 자회사의 이사가 임무를 게을리해 손해를 끼친 경우 모회사의 주주가 해당 이사를 상대로 법적 책임을 추궁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정부는 다중대표소송제는 대주주의 위법행위 방지 및 소액주주의 경영감독권을 강화하는 수단이라는 입장이지만 기업과 전문가는 부정적 효과가 더욱 크다고 지적한다. 기업에 대한 소송이 남발할 가능성이 높고 결국엔 기업활동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기업활동 위축으로 인한 일자리 축소, 외국계 헤지펀드 등의 노골적인 영업방해와 적대적 기업인수 등 심각한 후폭풍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감사위원 선임 시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감사위원 분리 선임제’ 역시 심각한 부작용 우려가 뒤따르는 내용이다. 이 역시 소수 지분을 가진 해외 투기자본 공세에 경영권이 휘둘릴 가능성이 높아지는 부작용을 품고 있다. 즉 악의를 가진 감사위원이 경영권 탈취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에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로 불리는 ‘사익편취 규제’ 강화와 중대한 담합에 대해 누구나 공정거래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검찰에 기업을 직접 고발할 수 있는 ‘전속고발권 폐지’ 등이 담겼다. 이는 무분별한 고발이나 검찰의 기업 수사 남발로 정상적인 기업 활동이 어려워질 수 있어 시장에 큰 혼란을 초래한다는 맹점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경기침체·코로나에 규제까지 산더미…“경기악화 파급 애꿎은 국민피해 어쩌나”
국민적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부·여당은 심각한 부작용 발생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대기업 집단의 부당한 경제력 남용이 근절될 뿐만 아니라 기업지배구조가 개선되고 금융그룹의 재무 건전성이 확보되는 등 공정경제의 제도적 기반이 더욱 확충될 것이라는 ‘장밋빛 미래’만 되풀이하고 있다. 특히 최근엔 보란 듯이 ‘집단소송법 제정안’과 ‘상법 개정안’ 등을 정식 입법예고해 우려감을 키우고 있다.
정부·여당의 일방통행식 행보에 재계는 물론 전문가, 심지어 일반 국민까지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코로나 사태 등으로 기업경영에 애를 먹는 상황에서 규제까지 봇물처럼 쏟아질 경우 기업 활동은 위축되고 종국엔 제2, 제3의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전경련에 따르면 최근 입법예고 된 ‘집단소송법 제정안’과 ‘상법 개정안’ 등이 통과될 경우 30대 그룹을 기준으로 소송비용이 최대 10조원까지 추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행 소송비용 추정액 1조6500억원보다 6배 이상 증가하는 금액으로 이로 인해 신규 일자리 창출과 미래 먹거리 산업 투자에 쓰일 돈이 소송 방어비용에 낭비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은 “기업규제3법 중 상법·공정거래법은 기업의 근간을 규율하는 법률로서 경영 활동에 직접적인 피해를 불러온다”며 “법안에 담긴 이사 선임과 같은 지배구조에 대한 과도한 규제, 담합 관련 고발 남발, 기업 간 거래 위축 등은 경영 부담을 대폭 가중시켜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에도 부정적 영향을 가져올 것이다”고 우려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기업은 생사가 갈리는 어려운 지경에 처해 있는데 기업을 옥죄는 법안은 자꾸 늘어나고 있어 걱정이 큰 것이 사실이다”며 “기업규제3법이 일사천리로 통과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많이 든다”고 토로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경련 관계자는 “기업규제3법 국회 통과 시 경영권이 크게 흔들리는 것은 물론 경영의 효율성이 저하되기 때문에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자체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헤지펀드 공격에 의해 기업들이 손해를 입게 되면 일자리 창출 및 신규 투자 등이 위축돼 국가경제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기업규제 3법은 기업을 옥죄기 위해 정부·여당이 그럴싸하게 잘 포장한 규제종합선물세트나 다름없다”며 “기업들이 경영이 아닌 경영권 방어에만 역량을 집중하게 만드는 악법 중 악법이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재벌이라는 기업 집단을 악으로 산정해 어떻게 규제를 하고 발목을 잡을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글로벌 시각에서 보더라도 균형잡히지 못한 규제가 들어가고 있는 부분이 많다”며 “다른 국가들은 일자리나 부를 창출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보는 시각이 다른데 우리나라는 그런 부분에 대한 인식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창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