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에 따르면 반려견에게 산책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성장시키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반려견들도 산책을 무척이나 좋아하기에 산책을 나가면 신이 나서 이리저리 뛰어다니기 마련이다. 그러나 풀이 많은 공원이나 하천 주변을 산책할 때면 반려인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산책길에서 만날 수 있는 작은 풀씨가 반려견의 건강을 위협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산책 후 발을 계속 핥고 절뚝거린다면…풀씨를 의심해보세요
스카이데일리는 산책길에서 만나는 작은 풀씨의 위험성에 대해서 이야기한 반려인을 만났다. 반려인은 반려견 꾸루(3세·수컷)의 앞발에 박힌 풀씨로 인해 꾸루가 3주간 고생을 했던 사연을 들려줬다.
“꾸루가 산책을 다녀온 후 발을 많이 핥았어요. 평소에도 발을 종종 핥았기에 그냥 넘어갔는데 어느 순간부터 발을 절뚝절뚝 거리며 못 걸어 다니기 시작했어요. 동물병원에서는 처음엔 습진이라고 했어요. 그래서 습진에 뿌리는 약을 처방받았죠. 집에 와서 약을 뿌리려 하는데 털 때문에 약이 잘 스며들지 않을까봐 발 털을 밀어줬어요.”
“그랬더니 발 등에서 커다란 물집을 발견했어요. 그때만 하더라도 풀씨가 원인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죠. 다음날 동물병원을 다시 찾아서 항생제와 소독약을 처방받았는데 약을 발랐음에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으면 수의사 선생님이 풀씨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어요.”
반려인은 일주일동안 항생제와 소독약을 상처 부위에 꾸준히 발라줬음에도 꾸루의 앞발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고 말했다. 오히려 진물이 나오고 고름이 터지며 피가 줄줄 흐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반려인은 꾸루가 너무 아파하자 풀씨 제거 수술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수의사 선생님은 발에는 신경이 많기 때문에 수술은 위험해 일단 기다려보라고 했어요. 실제로 풀씨로 내원한 경우 새살이 차오르면서 살을 뚫고 풀씨가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하시면서요. 수의사 선생님 말을 믿고 기다리던 중 어느 날 갑자기 꾸루의 발등에 있는 물집이 터졌어요.”
“그런데 터진 물집 사이로 검은 점이 보이는 거예요. 풀씨일 것 같다는 느낌이 왔죠. 이 때 수의사 선생님이 꾸루의 앞발 상처 부위를 압출해 풀씨를 뽑아냈어요. 최근에 꾸루 뿐만 아니라 꾸루 친구 ‘삼백이’ 역시 풀씨로 인해서 고생 중이라고 전해 들었어요. 삼백이도 산책을 다녀온 후 발을 계속 핥고 절뚝거렸는데 풀씨가 원인이었다는 거예요.”
박현성 수의사는 최근 풀씨로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며 산책길 풀씨에 대해서 주의를 당부했다.
“올해 저희 동물병원에서 풀씨 치료를 한 반려견이 10마리 정도 돼요. 적은 케이스는 아니죠. 주로 9월부터 12월 사이에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산책길에 반려인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요. 풀씨가 위험한 이유는 몸속에 박혀있기 때문에 염증 반응을 계속 일으키고 운이 나쁠 경우에는 뼈 쪽으로 들어가서 심각한 통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점이죠. 아주 심한 경우에는 다리를 못 쓰게 될 수도 있어요. 이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해요”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에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제거가 되기 때문에 수술을 권유하기 보단 우선 조금은 지켜보는 게 좋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풀씨 제거 수술의 경우 짧으면 10분에서 길면 2시간까지도 걸려요. 마취를 해서 풀씨를 찾아야 하는데 풀씨를 못 찾을 수도 있기 때문이죠. 제 경험적으로 봤을 때 수술을 하지 않아도 풀씨가 잘 제거되는 경우를 많이 봐왔어요. 조금 지켜본 이후에도 풀씨가 제거가 안 된다면 수술을 필요로 하겠지만 수술을 하지 않는 편이 오히려 예후도 좋았어요.”
김옥진 원광대학교 반려동물산업학과 교수는 “풀씨들 중에는 동물의 몸에 붙어 다른 지역에 퍼지려는 목적으로 독특한 구조로 돼있는 것들이 많다”며 “이 중 앞쪽이 가늘고 뒤쪽이 퍼져있는 모양의 풀씨는 한번 피부 속으로 들어가면 빠지지 않고 계속 더 깊숙이 파고드는데 반려견의 발가락 사이나 발바닥 패드 주변에 풀씨가 박히기 쉽다”고 말했다.
이어 “조기 발견 시 풀씨가 박힌 부위를 절개해 빼내고 항염 치료를 받으면 회복이 빨리될 수 있다”며 “그러나 늦게 발견하게 되면 심한 염증으로 걷지를 못하거나 2차 감염으로 봉와직염 등으로 병변이 확산돼 심각한 문제를 유발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산책길에서 만나는 풀씨는 단지 밟아서 문제되는 것 이외에도 풀밭에서 날리는 풀씨가 반려견의 코로 들어와 비염이나 기침, 호흡곤란을 동반한 폐렴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풀씨가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알러젠으로도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반려견의 건강을 위협하는 원인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산책 후 바로 씻겨주며 이상 없는지 살펴야… 가장 좋은 건 풀씨 없는 곳으로의 산책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에 따르면 산책이나 운동을 한 후엔 먼지 같은 이물질이 반려견 몸에 묻을 수 있기 때문에 먼저 젖은 수건을 이용해 먼지 등을 깨끗하게 닦은 후 브러시를 이용하여 브러싱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박현성 수의사는 반려동물의 산책길에서 만나는 풀씨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으로 △풀씨가 없는 산책로 이용 △산책 시 고무 라텍스 소재의 신발 신기기 △산책 후 반려동물 몸에 붙어 있는 풀씨가 없는지 잘 살펴보기 등을 꼽았다.
“풀숲에 들어가는 걸 조심하는 게 1순위예요. 그래도 반려인들이 불안하다면 라텍스 소재의 신발을 신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죠. 반려견들은 발바닥에서 땀이 나다보니까 이 땀이 해소가 안되면 습진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그러나 산책할 때 잠깐 신기는 것은 크게 문제될 건 없어요. 또 산책 후에는 발을 잘 닦아주며 풀씨가 박혀 있지는 않은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해요.‘
김옥진 교수도 “산책을 다녀온 뒤에는 바로 반려견의 발바닥을 세척해 주면서 다른 이상이 없는지를 살펴 봐야 한다”며 “또한 풀씨들이 없는 곳으로 반려견과 산책하는 것이 이와 같은 사고를 미리 예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고 조언했다.
[허경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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