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배터리 1위 中 CATL, 두달 새 11조원 투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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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능력 확대 위해 5조원 투자…2025년 본격 생산 목표 배터리 공장 3개 건설·증설
LG에너지솔루션 맹추격에 CATL 위기감 느낀 듯…국내 배터리 업계와 격차 확대 우려

오창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2-05 17:05:45

전 세계 1위 배터리 업체인 중국의 CATL이 대규모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지금까지 발표한 투자 규모만 총 11조원에 달해 경쟁사인 국내 배터리 업체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CATL은 중국 쓰촨성 이빈시와 광둥성 자오칭시, 푸젠성 닝더시에 총 290억위안(약 5조원)을 투자해 배터리 공장 3개를 건설·증설한다고 밝혔다.

연간 40GWh를 생산할 수 있는 이빈 5·6차 공장과 연간 생산 25GWh 규모의 자오칭 1차 공장 등을 짓는데 각각 120억위안(약 2조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중국 디이자동차와 합작해 운영하는 연간 생산 16.7GWh 규모의 닝더 공장에는 50억위안(약 9000억원)을 투자해 증설키로 했다.

이는 지난달 헝가리에 연간 생산 30GWh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힌 SK이노베이션보다도 두 배 가량 많은 규모다.

앞서 CATL은 지난해 12월 390억위안(약 6조7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어 두 달 만에 그에 맞먹는 규모의 투자 계획을 또다시 내놨다.

이빈 5·6차 공장을 건설하는 데 26개월, 자오칭 1차 공장은 24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닝더 공장의 증설 기간은 12개월 정도다. 이들 공장은 2025년에 본격적으로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CATL은 최근 광둥성 정부와 전략적 협약을 체결하고 광저우 내 배터리 셀과 배터리 소재, 배터리 회수 등 전기차 배터리 생애주기에 따른 사업도 확장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광둥성 내 리튬 배터리 생산 능력을 150GWh로 확대할 예정이다.

업계는 CATL이 투자를 크게 늘리면서 지난해 급성장한 한국 배터리 업체 3개사와의 격차를 벌리려 한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공급량은 2019년보다 각각 171.5%, 85.3%, 274.2% 증가했다. 이에 K-배터리의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이 대폭 확장됐다.

지난해 CATL은 2019년보다 5.4% 성장하며 전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24.0%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이에 지난해 1위 자리 수성에 성공했다. 그러나 LG에너지솔루션이 23.5%의 점유율로 CATL을 바짝 추격하자 위기감을 갖게 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2025년 CATL의 배터리 생산 능력은 자체 생산과 합작사 생산을 더해 약 500GWh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2030년 가동을 목표로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까지 더하면 600GWh 규모로 늘 것으로 추산된다. 다른 투자 계획도 이뤄질 것을 고려하면 CATL의 생산 능력은 이보다 더욱 커질 전망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더디게 성장해 온 CATL이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국내 배터리 업체들과의 격차를 또다시 벌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CATL은 그동안 중국 시장에서 독보적인 판매고를 올려왔으나 최근에는 유럽 시장 점유율도 서서히 높이고 있는 추세다”며 “중국 내수 시장에서 벗어나 전 세계 배터리 시장을 노리고 있는 만큼 국내 배터리 업체들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창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오창영 기자 cy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