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ICT)과 블록체인 기술 등의 발달은 다양한 종류의 ‘조각투자’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조각투자는 고가 또는 대형 자산을 조각내 여럿이 나눠 공동구매(투자)하는 방식이다.
관리가 어려운 자산이나 개인이 소액 투자하기에 버거운 자산에 대해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긍정적 역할을 한다. 주로 ‘큰 손’에 의해 좌지우지되던 시장을 평범한 일반인에게 돌려줄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금융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해 온 핀테크 업계는 요즘 조각투자에도 앞장서고 있다. 그동안 불가능했던 음악, 한우, 와인, 부동산, 기업 인수합병(M&A) 등 여러 분야에서 투자대상을 찾아내 소액 투자자를 끌어모으는 방식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일부 핀테크사는 조각투자를 간편송금, 간편결제 등에 이어 금융혁신을 이끌 새로운 아이템으로 꼽을 정도다.
조각투자가 시장의 판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만만치 않다. 대형 제작사·투자자가 소유권과 저작권 등의 지분을 가질 경우 리스크가 집중된다. 하지만 소액 다수의 조각투자일 경우 리스크를 분산하면서도 비슷한 수준의 자금을 모을 수 있다. 기존 방식으로는 투자 유치가 어렵던 작품도 그 가치를 알아본 개인들이 조각투자에 나설 경우 신인 가수나 작가, 감독 등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조각투자 플랫폼을 통한 투자의 안전성을 놓고 여전히 논란이 일고 있다. 조각투자는 ‘자본시장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투자자가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조각투자 플랫폼은 ‘통신판매업자’로 신고해 사업을 영위한다. 증권인지 아닌지 실체도 모호한 상태에서 소유권을 분할 판매하는 식이다.
이처럼 조각투자에는 각종 위험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주식, 채권 등의 투자와 달리 조각투자는 해당 자산에 대해 직접 소유권을 갖지 않는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그 운용구조나 투자위험에 관한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거나, 투자자가 오인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사례들이 다수 발견되고 있다. 일부 소유권을 갖는 것으로 오인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각투자는 증권과 거의 비슷한 성격을 띠고 있다. 하지만 기존 증권의 틀을 그대로 씌우기에는 뭔가 적합치 않아 보인다. 조각투자는 일반 증권투자로는 열 수 없었던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개인 투자자의 투자 권리(영역)도 한층 넓어졌다. 이제 막 성장기에 들어선 아이템에 단순히 이분법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금융당국은 조각투자의 소프트랜딩을 위해 관련시장의 성장과 투자자 보호를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묘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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