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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되는 재테크<37>-원자재 상장지수증권(ETN) 투자
원자재 가격 뛰자 주목받는 ETN… 몰리는 자금에 수익률 ‘껑충’
국제유가·천연가스 올해 40~100% 올라… ETN 규모 10조 넘어
천연가스ETN 수익률 연초 대비 4배 ↑… “괴리율 유의해야”
전문가 “러시아發 공급 쇼크로 유가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어”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4-23 00:07:00
▲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5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07.61달러로 이달 들어 7.3% 늘어났다. 사진은 서울 양천구에 있는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가 판매되고 있는 모습. ⓒ스카이데일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치솟자 상장지수증권(ETN)에 돈이 몰리고 있다. 일평균 600억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수익률도 상당하다. 원유, 천연가스, 니켈 관련 ETN은 올초 최대 4배 수익을 거뒀다. 많이 오르긴 했지만 향후 전망도 나쁘지 않다. 러시아발(發) 공급 쇼크로 원자재 가격이 당분간 강세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자자가 주의할 점도 많다. 비축유를 방출하는 등 원자재 시장을 뒤흔들 요소가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2배 이상 수익을 쫓는 레버리지·인버스 ETN를 투자할 때 각별히 유의해야 하는 대목이다. 또한 ETN 괴리율(시장가격/지표가치)이 커지면 투자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ETN 일평균 거래대금, 넉 달 만에 440억 → 600억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5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07.61달러로 집계됐다. 이달 들어 7.3%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천연가스 선물 가격도 MMBTU당 5.64달러에서 7.82달러로 38.7% 치솟았다. 두 에너지 원자재의 연초 대비 가격 상승률은 각각 43.1%, 109.7%에 달했다.
 
산업용 원자재도 상승 곡선을 그렸다. 니켈과 아연, 주석 등의 현물 가격은 금년 이후 각각 61.1%, 24.8%, 10.0% 올랐다. 농산물 가격도 들썩였다. 옥수수와 대두 연결선물의 올해 가격 상승률은 각각 37.1%, 29.0% 등으로 집계됐다. 미국의 3대 지수인 S&P500과 다우산업지수, 나스닥종합지수 등이 연초 대비 7.8%, 5.3%, 14.8%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에 시장은 곧바로 반응했다. 한국거래소(거래소)에 따르면 ETN의 지표가치총액은 19일 기준 10조5900억원으로 작년 말(7조8200억원) 대비 35.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상장지수펀드(ETF)의 순자산총액이 73조9700억원에서 74조8000억원으로 소폭(1.1%)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이다. ETN 시장이 ETF 시장보다 35배 이상 빠르게 성장한 셈이다. 19일까지 올해 ETN 일평균 거래대금도 작년 평균(443억1300만원)보다 37.1% 높아진 607억5500만원에 달했다.
 
ETN은 증권사가 기초지수 수익률에 연동하는 수익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하고 발행하는 파생결합증권이다. 주로 원자재를 기초자산으로 삼아 원자재 가격이 오를 때 투자가 몰린다. ‘중위험-중수익’ 상품이라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투자자는 ETN을 거래소에서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사고팔 수 있고 만기(1~20년)까지 보유하면 ETN 1증권당 지표가치에 해당하는 금액을 증권사에서 돌려받을 수 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오동훈 기자] ⓒ스카이데일리
 
ETN의 장점은 기초지수와 연동돼 운용하므로 확정수익률을 만기에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세제 혜택도 양호한 편이다. 매매할 때 증권거래세(0.3%)도 부과하지 않는다. 국내 주식을 투자한 뒤 환매할 경우에는 매매차익에 부과되는 배당소득세(15.4%)를 면제해준다. 다만 만기까지 보유해 배당수익을 수령할 때는 배당소득세(15.4%)가 적용된다.
 
ETF보다 규제가 약하고 투자 상품 선택 폭이 넓다는 점도 강점이다. ETN의 구성 종목 수는 5개로 ETF(10개)보다 적다. 주식, 채권뿐 아니라 원자재, 금리, 파생상품 등 다양한 자산으로도 기초지수를 활용할 수 있다. 수익구조 부문에서는 증권사가 발행만 담당하고 운용하지 않으므로 다른 증권사 상품이라도 투자 대상이 같으면 수익률 차이가 거의 없다.
 
주의할 점도 있다. 투자종목의 괴리율(시장가격/지표가치) 정보를 면밀히 파악해 투자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표가치는 ETN의 실질가치를 의미하는 것으로 투자자가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발행사로부터 돌려받을 금액이다. 시장가격은 투자자의 기대감을 반영해 형성된 금액이다. 즉, ETN 안에 있는 자산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투자 수요가 늘면 시장가격은 지표가치를 추월한다. 이때 괴리율은 양수(+)가 되고 반대의 경우엔 음수(-)가 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단기간의 투자수요 급증으로 인해 수급 불균형이 초래될 경우 ETN의 괴리율이 확대돼 투자손실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괴리율이 +로 크게 확대됐다는 것은 해당 상품가격이 고평가됐다는 것으로 기초자산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기대수익을 실현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면서 “고평가된 시장가격이 내재가치로 수렴해 정상화되는 경우엔 오히려 괴리율에 해당하는 차이만큼 투자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ETN 종목은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특히 천연가스 관련 ETN이 압도적이었다. 거래소에 따르면 ‘삼성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B’는 올해 들어 312.01% 올랐다. 이 종목은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오르면 2배 상승하고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떨어지면 2배 하락하는 특징을 보여준다. 같은 기간 △신한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311.90%) △TRUE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H)(294.61%) △대신 천연가스 선물 ETN(H)(116.27%) △KB 천연가스 선물 ETN(H)(116.07%) 등도 크게 상승했다.
 
원유 관련 ETN의 상승 폭도 컸다.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은 연초 대비 106.64% 올랐다.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102.13%)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100.56%) △QV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100.00%) 등도 높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이달 들어선 농산물이 치솟았다. 이달 1일부터 19일까지 ‘미래에셋 레버리지 옥수수 선물 ETN’과 ‘하나 레버리지 옥수수 선물 ETN(H)은 각각 26.27%, 23.24% 올랐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오동훈 기자] ⓒ스카이데일리
 
국제유가 두고 “상승 지속 vs 이미 정점 조달”
 
원자재 가격 흐름에 따라 ETN 수익률 향방도 갈릴 전망이다. 국제유가의 경우엔 상승 흐름을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돼 기대감이 크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3월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북해산 브렌트유 연평균 전망치를 배럴당 105.22달러로, WTI 전망치를 배럴당 101.17달러를 제시했다. 한 달 전에 비해 약 27% 상향조정된 수치다.
 
국제금융센터도 1일 발간한 ‘4월 국제 원자재 시장 동향’에서 미국의 비축유 방출 결정으로 국제유가 상승 폭이 축소되기는 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는 한 러시아발 공급 쇼크로 원자재 가격이 당분간 강세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희진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휴전 협상이 시작된 가운데 서방의 러시아 추가 제재 검토, 산유국 여유 생산 능력 부족, 미국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원유 재고 감소세 등으로 WTI는 100달러대의 강세가 유지될 것”이라며 “미 통화정책 정상화, 달러 강세, 이란 핵협상 타결 등 유가 하락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과 같은 강세 국면에서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 원유수출이 극히 제한된 국가에만 일부 공급되는 상황이 현실화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이상으로 치솟는 오일쇼크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미국의 셰일오일, 캐나다 오일샌드, 이라크 등의 증산이 기대되지만 단시일 안에 러시아 부족분을 상쇄하기에는 부족할 것으로 보여 심각한 공급난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국제유가가 이미 정점에 도달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NH투자증권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넘어 중동 등에서 대두할 수 있는 잠재적인 지정학적 위험을 고려해 WTI 예상 범위로 배럴당 75~115달러를 제시했다. 브렌트유 전망치는 80~120달러다. 이럴 경우 원자재 시장에 무작정 뛰어드는 것은 무모한 도전일 수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앞으로 6개월 동안 하루 100만 배럴씩 총 1억8000만배럴 비축유를 방출하는 정책 결정을 발표했다”며 “하루 500만 배럴 규모의 러시아 원유 수출 불확실성을 상쇄하기는 어려우나 IEA 회원국들까지 동참한 비축유 방출 공조는 단기 유가 상방경직성을 강화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시 상황은 빈번한 유가 상방 변동성을 자극하는 재료지만 최근까지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제재’ 가능성을 일축해온 유럽연합(EU)의 정책 선회가 없는 한 국제유가는 이미 정점을 통과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에 3월 초 하향 조정한 에너지 섹터에 대한 투자 의견 ‘중립(Neutral)’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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