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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국내 증시, 세계 최고 수준 낙폭
고환율·고유가에 추락하는 코스피… 한시적 ‘공매도 금지’ 재부상
6월 코스닥 16%·코스피 13% 폭락… 하락률 ‘세계 꼴찌’
외인 매도세, 높은 에너지 의존도, 반대 매매 등 영향
“공매도 급증 시 추가 추락”… 당국, 변동성 완화조치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7-12 00:07:01
▲ 투자정보사이트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6월 한 달간 코스닥은 16.35% 떨어지며 전 세계 대표 주가지수 43개 중 하락률 1위를 기록했다. 코스피50과 코스피도 각각 13.78%, 13.15% 하락해 3위, 5위에 올랐다. 사진은 6월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국내 주식시장이 6월 전 세계 주요국 증시 가운데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를 비롯해 한·미 금리 역전 우려, 증거금 부족에 따른 반대매매 물량 급증 등이 증시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증시 하락세가 멈추지 않자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다시 거세지고 있다. 정부가 증시 안정화를 위해 ‘공매도 전면 금지’ 카드를 다시 꺼내들지 주목된다.
 
환율 오르고 유가 오르자 외국인 ‘셀코리아’
 
1일 투자정보사이트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6월 한 달간 코스닥은 16.35% 떨어지며 전 세계 대표 주가지수 43개 중 하락률 1위를 기록했다. 코스피50과 코스피도 각각 13.78%, 13.15% 하락해 3위, 5위에 이름을 올랐다. 2위·4위는 오스트리아 ATX(-14.13%)와 이탈리아 FTSE MIB(-13.30%)이었다. 이 기간 미국 3대 지수인 S&P500과 나스닥종합, 다우존스는 각각 9.04%, 9.50%, 7.22% 떨어지는 데 그쳤다. 유로스톡스50은 9.32% 내렸다.
 
아시아 증시와 비교해도 한국 증시의 낙폭은 매우 심한 편이다. 지난달 중국 상하이종합과 선전종합은 각각 6.66%, 11.87% 올랐다. 홍콩 항셍도 2.08% 상승했다.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하락 폭이 3.25%에 그쳤다. 우리나라처럼 반도체업종 비중이 큰 대만 가권은 11.79% 하락했지만 코스피나 코스닥 보다는 낙폭이 작았다. 1년 하락률에서도 코스피50과 코스피, 코스닥은 각각 -31.19%, -28.93%, -28.02%로 러시아 MOEX(-42.41%) 다음으로 높았다.
 
국내 증시 낙폭이 커진 요인은 외국인의 ‘셀코리아’다. 외국인은 연초 이후 18조2248억원을 팔아치웠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2020년부터 계산하면 외국인의 순매도 금액은 70조4574억원에 달한다. 이전 10년간(2010년 1월2일~2019년 12월30일) 54조3578억원을 순매수한 것보다 많은 규모다. 즉, 10년간 사들인 주식을 2년 6개월 만에 팔아치웠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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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따라 달러당 1300원을 넘긴 환율이 환차손에 민감한 외국인의 진입을 막은 것으로 해석된다. 6월30일 원·달러 환율은 1298.40원으로 한 달간 4.6% 올랐다. 그달 22~23일에는 2009년 7월 이후 약 13년 만에 1300원대에서 환율이 마감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가 지난달 3.3% 소폭 올랐던 점을 감안하면 원화가치 하락세가 매우 컸다는 방증이다.
 
외부적인 요인으로는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가 지목된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국내 에너지 소비량은 2018년 기준 2만8230톤으로 세계 9위지만 에너지·자원 소비량의 약 93.5%를 수입에 의존한다. 이렇다보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치솟은 에너지 가격은 무역수지 적자 폭을 키우며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오동훈 기자] ⓒ스카이데일리
 
관세청에 따르면 6월 1~20일 원유, 석탄, 가스의 합계 수입액은 92억61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67.5% 증가했다.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서 총 수입액은 389억2500만달러로 21.1% 늘었다.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76억2000만달러에 달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유가가 30달러 오르면 한국 국내총생산(GDP)에 미치는 영향은 -1.7%정도다. 이는 미국(-0.03%), 중국(-0.8%)보다 확연히 높은 수치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등 에너지 가격 급등의 악영향은 국내 무역 수지적자폭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고유가에 따른 무역수지 적자 추이가 국내만의 현상은 아니지만 중국의 무역수지 흐름과 비교해보면 뚜렷한 차별화 현상이라고 할만하다”며 “에너지 등 원자재 가격 급등이 궁극적으로 기업들의 마진 축소와 교역조건 악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도 국내 증시에 부정적 현상이다”라고 지적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와 한국 경기, 중국 증시와 한국 증시는 동행했지만 코로나19 이후 에너지 부담이 높아지는 과정에서 한국과 중국이 따로 움직이고 있다”며 “13년 만에 1300원대를 돌파한 원·달러에서도 드러나며, 원화가치 하락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올해 연간으로 무역적자를 기록할 수 있음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 하락에 따른 ‘반대매매’ 물량이 급증한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증권사의 돈을 빌리거나 신용융자금으로 주식을 매입한 뒤 빌린 돈을 만기기간 내에 갚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증권사는 빠른 자금 회수를 위해 물량을 하한가로 매도하기 때문에 반대매매가 늘어날 때 주가 낙폭은 더 커지게 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6월 1~29일 일평균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규모는 211억8000만원으로 5월 일평균 금액(164억7800만원)보다 28.5% 늘어났다. 6월 15·16일에는 하루에만 300억원 넘는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졌다. 주식을 사기 위해 증거금을 내고 증권사에서 돈을 빌리는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9일 기준 17조7529억원으로 줄어들며 연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대매매가 대거 늘면서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해외 증시보다 특히 하락하는 것은 반대매매 영향이 있다”며 “2020년과 2021년 신용거래가 상당히 늘어난 이후 고점 대비해서 신용잔고가 줄고 있지만 아직 절대적으로 높은 수준이어서 주가가 내리면 반대매매가 나온다. 반대매매 자체가 하락 이유는 아니지만 장이 하락할 때 변동성을 키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임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주가 하락 베팅 공매도, 6월 거래대금 12조… 외인·기관 98% 차지
 
주가 하락세가 이어지자 공매도 전면 금지를 실시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떨어질 때 해당 주식을 사서 되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내는 투자다. 주가 거품을 걷어내고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순기능이 있지만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만큼 증시 하락을 불러온다는 역기능도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코스닥시장 6월 공매도 거래대금 규모는 총 12조3122억원으로 집계됐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6156억원으로 5월(6145억원) 대비 11억원 늘어났다. 외국인이 공매도 거래를 늘렸다. 전체 공매도 거래대금 중 외국인의 비중은 72.5%(8조9267억원)로 전달(70.9%) 대비 1.6%p 올랐다. 기관은 25.1%였고 개인은 2.4% 수준에 불과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수 변동성이 확대되는 시기에 수급의 기반이 부족한 상황에서 공매도가 급증하면 지수의 추가 하락을 야기할 수 있는데 공매도 거래금지가 지수 바닥을 잡는 데 매우 결정적이다”며 “현재 인플레이션이 우려되는 장세에서도 ‘공매도 금지 등의 적극적인 정책’ 여부로 지수의 바닥 시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다시 금지할 필요가 있다. 2020년 당시에도 계속 미루다가 세계에서 1위로 폭락한 다음 공매도를 금지했는데 2년 전 실수를 반복하는 것 같다”며 “글로벌 악재가 있긴 하지만 우리나라는 공매도에 매우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어서 공매도 물량이 쏟아지면 압도적으로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정대표는 이어 “금융위는 공매도에 취약한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놓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 국민 피해만 계속 커지고 있다. 증시가 폭락했는데도 대책은 물론 안정시킬 만한 발언도 하지 않았다”며 “2300선이 무너지면 2200선, 2100선도 순식간에 무너진다. 반대매매 물량에다가 공매도까지 더해지면 하락 폭이 극심해져서 2020년처럼 붕괴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증시 안정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되자 금융당국도 반응을 나티냈다. 금융위·금감원은 1일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시장합동점검회의를 개최해 시장상황을 점검한 뒤 △증권사 신용융자담보비율 유지의무 면제 △상장기업 1일 자사주 매수주문 수량 제한 완화 △공매도 특별점검 실시 등의 증시 변동성 완화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9월 말까지 3개월간 증시 급락에 따른 신용융자 반대매매 급증 우려를 줄이기 위해 증권사의 신용융자담보비율 유지 의무를 면제하고 10월6일까지 3개월 동안은 상장사의 1일 자기주식 매수주문 수량 한도 제한을 완화하겠다”며 “금감원과 거래소가 합동으로 공매도 특별점검을 실시해 공매도 현황과 시장교란 가능성 등을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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