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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 캐릭터 마케팅의 명과 암 (下-고비용 저효율 공공 캐릭터)
캐릭터 전성기인데… ‘실패작’ 쏟아내는 공공기관
공공기관 대부분 공공 캐릭터 뒀다… 수천만 원 예산 낭비 지적
“포돌이 정도만 아는데”… ‘애물단지’ 마스코트 우후죽순 생겨
전문가 “디자인도 늙는다… 캐릭터 디자인의 ‘본질’에 집중해야”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4-03 00:05:00
▲해양수산부 마스코트 '해랑이'(왼쪽), 산업통상자원부 마스코트 '노잉'(가운데), 국토교통부 마스코트 '통통'. 세 마스코트 모두 비슷하게 생겨 쉽사리 구분하고 기억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각 부처 제공)
 
캐릭터 마케팅이 홍보 수단을 넘어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기업들의 활용도가 나날이 높아지면서 캐릭터 산업 규모는 더욱 커지고 있다. 반면 정부나 공공기관 및 지자체에서 양산하는 공공 캐릭터는 산리오·카카오프렌즈 등 기업들의 캐릭터와는 달리 저조한 인지도 때문에 제로(0)’에 가까운 영향력을 보이고 있다. 또한 마스코트를 제작하는 데에도 적잖은 비용이 들어가는 점을 감안하면 예산 낭비라는 지적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아 보인다.
 
다들 만드니까… 아무도 모르는 공공 캐릭터, 우후죽순 생겨나
 
정부 부처 및 지자체는 각기 자체 캐릭터나 마스코트를 두고 있다.이 캐릭터를 통해 국민과 친근하게 소통할 수 있고 친밀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캐릭터에 부여된 의미나 상징을 통해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나 방향성에 대한 홍보도 가능하다.
 
예컨대 대한민국 정부 사회관계망서비스(SNS)폴리씨마스코트를 두고 있고, 서울시는 20085월부터 해치를 시 공식 마스코트로 정했다. 이밖에도 외교부(영사맨해양수산부(해랑이산업통상자원부(모티) 등 대부분의 정부 부처가 마스코트를 두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정부부처·지자체·공공기관 등이 만든 공공 캐릭터525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우리나라 공공기관이 지난해 기준 350곳임을 고려했을 때 거의 모든 공공기관이 캐릭터를 두고 있는 셈이다.
 
▲2021년 개최된 서울시 어린이 기자단 위촉식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 마스코트 '해치'와 인사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문제는 이같은 공공 캐릭터나 마스코트들의 국민 인지도가 낮아 홍보수단으로서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는 점이다. 적잖은 국민이 거주 지역 내 있는 마스코트의 이름이나 이미지를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보를 위해 만든 캐릭터지만 뚜렷한 홍보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시 영등포구에서 영업사원으로 근무 중인 20대 최정훈(가명) 씨의 경우 정부 부처의 마스코트들 사진을 보고서도 단 한 개도 어느 부처의 마스코트인지 알지 못했다. 최 씨는 우리나라 정부 및 지자체 마스코트라곤 그나마 포돌이·포순이’(경찰청)와 서울시의 ‘해치정도는 알고 있다“우리나라에 이렇게 많은 정부 마스코트가 있는지도 몰랐지만 대부분 비슷비슷하게 생겨서 구분하기도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한 지자체 홍보담당관에서 근무한 적 있는 관계자 A씨는 정부 등 공공기관이 마스코트를 꼭 두고 싶어하는 이유와 관련해 ‘없으면 다른 기관에 뒤처지는 것 같아서 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다른 지자체나 공공기관에서 대부분 캐릭터를 두고 있다 보니 구색을 갖추기 위해 우후죽순 캐릭터 마케팅에 나섰고, 결국 의미도 모호한 애물단지만 생겨났다지자체에서 근무할 당시 캐릭터를 활용한 경우는 홍보 자료나 브로슈어 등을 제작하라는 지시가 있을 때 간간이 기업 로고로 사용하듯 캐릭터 이미지를 썼던 기억이 전부라고 귀띔했다.
 
공공캐릭터 제작 비용, 많게는 1억 원비용보다 서사에 초점 맞춰야
 
물론 정부 캐릭터라고 해서 애물단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교육방송공사(EBS)의 대표 공공캐릭터 펭수2019년 등장 이후 펭수 신드롬을 불러왔고, 그 인기를 현재까지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9일 기준 펭수의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 TV’의 구독자 수는 184만 명이 넘는다. 조회수도 10만 회가 넘는 영상들이 많고 현재까지 꾸준히 영상을 업로드하고 있다. 공공기관이 캐릭터 제작에 열을 올리는 이유도 펭수를 따라잡기 위함이라는 일부 시선도 있다.
 
올해로 11살이 된 고양특례시의 대표 캐릭터 고양고양이는 대중들에게 귀여운 외모로 다가가 타 지자체로부터 부러움을 살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고양시의 이미지도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고양이를 캐릭터화 한 것과 SNS·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대중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점이 홍보 효과에 보탬이 됐다.
 
실제로 고양고양이는 국민의 관심을 얻지 못하고 사라지는 공공 캐릭터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공공캐릭터 축제 우리동네 캐릭터 대상에서 2018년 특별상을 수상했고, 이어 2019년과 2020년에는 최우수상을 거머쥐었다.
 
▲해양수산부를 주무부처로 두고 있는 국립해양과학관이 9500만 원을 들여 제작한 마스코트 '코코씨'와 '해릿'. 코코씨는 잠수복을 찬 탐사대원을, 해릿은 코코씨를 보조하는 탐사정을 의인화해 캐릭터로 만들었다. (국립해양과학관 제공)
 
공공 캐릭터 제작에 수천만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점을 고려하면 투자 대비 충분한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 의문부호가 붙는다. 
 
공공기관은 외주 업체에 용역을 맡기는 식으로 캐릭터를 디자인한다. 디자인 업계에 따르면 공공기관 및 대형 프로젝트 급에 사용되는 캐릭터 상품을 제작하고 고안하는 데에는 2000만 원에서 많게는 1억 원까지도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캐릭터 제작 이후 조형물을 만들거나 관련 제품 등을 만들기라도 한다면 비용은 추가된다.
 
일례로 해양수산부를 주무부처로 두고 있는 국립해양과학관은 2021년 업체 입찰 공고를 내고 129500만 원의 예산을 배정해 대표 캐릭터 개발 사업 용역을 의뢰하는 제안요청서를 냈다. 캐릭터 상표 등록·관련상품 개발 및 콘텐츠 제작 비용까지 포함되다보니 비용이 더욱 늘어났다. 그렇게 지난해 12코코씨’(KOKO SEA)해릿’(Lit)‘이 탄생했다.
 
이처럼 공공 캐릭터 제작에 예산 투입이 필수인 점을 감안하면 펭수나 고양고양이처럼 성공적인 홍보 효과를 이뤄내야 하지만, 대부분의 공공 캐릭터는 구색만 갖췄을 뿐 투입된 예산 대비 뚜렷한 홍보 효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예산 낭비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경기도 고양시 캐릭터 고양고양이의 다양한 모습. [고양시 홈페이지 캡처]
  
반면 고양고양이의 경우 캐릭터 초기 디자인을 업체 등에 용역을 맡겨 제작하지 않고, 자체 제작해 초기 투입 예산이 한 푼도 들지 않았다. 꼭 수천만 원의 비용을 들여야만 캐릭터 홍보 효과가 높아지는 것이 아닌 셈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공감을 이끌어내는 스토리텔링을 캐릭터에 담는 것은 물론 캐릭터가 상징하는 바를 대중들에게 지속적으로 노출하면서도 디자인 트렌드를 반영한 개성을 담아야 한다고 제언한다
 
또한 대표 캐릭터를 만들어 놓고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에 따라 디자인도 늙어가는 만큼 지속적인 리뉴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콘텐츠업계 전문가는 지자체의 공공 캐릭터가 각 지역 특색을 담는 데에만 몰두해 성공하는 캐릭터가 가지는 본질적인 요소는 담아내지 못했다캐릭터가 소화하는 스토리텔링에 투자하지 않다 보니 다변화 측면에서 계속해서 뒤처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캐릭터의 정책 홍보 방향성도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달라져 캐릭터 자체가 교체되는 등 여러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제작 이전에는 스토리텔링에, 제작 이후에는 캐릭터 리뉴얼 등 지속적인 관리에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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