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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국민동의 청원 게시판에 아나운서 학원의 추천채용 제도 폐지에 관한 청원이 올라왔다.
그간 해당 제도를 두고 일부 대형 아나운서 학원의 수강생에게만 채용 기회가 주어진다는 등 채용 기회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돼 온 가운데 이번 청원이 ‘5만 명 동의 요건’을 충족해 소관위원회에 회부돼 심사가 시작될지 주목된다.
11일 기준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헛된 희망을 파는 악습, 아나운서 아카데미 추천제도 폐지에 관한 청원’이라는 제목으로 동의가 진행 중인 해당 청원은 지난달 24일 청원서가 공개됐다.
아나운서 추천채용 제도는 아나운서 채용기관들이 일부 아나운서 학원에 추천 채용 의뢰를 하고 의뢰를 받은 학원에서는 본원 수강생들을 중심으로 서류 면접을 진행한다. 이후 채용기관에서의 최종 면접 전까지는 학원 내부에서 채용과정이 이뤄지게 된다.
이 같은 추천채용 제도는 공개 채용과 달리 채용 과정의 대부분이 채용기관의 의뢰를 받은 특정 학원의 수강생들만 대상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학원을 다니지 않는 지망생들에 대한 기회의 공정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학원의 추천권이 없다면 추천채용의 기회 자체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청원을 제기한 최씨는 “불합리한 채용 절차에 고통받는 약자·취업 준비생들의 힘이 되어주는 게 이 청원의 취지”라며 “오래 뿌리박힌 악습들로부터 청년들을 지켜달라”며 청원의 이유를 밝혔다.
최씨는 아나운서 채용시장이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을 강조하며 “소규모 아나운서 채용 자리에 아나운서 아카데미가 (추천채용을) 독점해 학원 수강생들에게 그 채용과 지원 혜택을 돌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추천 채용을 위해 학원에 고액 수강료를 지불하고 또 이를 위해 금융권 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학원 수강을 위해 금융권 대출을 받는 학생들도 허다하다. 우리는 돈으로 그 추천채용 자리를 사는 것”이냐며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500만 원, 그리고 1000만 원도 넘는 수강료를 마련해 아나운서 학원에 가야한다”고 말했다.
아나운서 지망생들 400여 명이 채용정보 등을 공유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지망생은 “학원마다 추천채용이 연계된 방송사가 다르기 때문에 수강한 학원이 많을수록 유리하다”며 “이 때문에 지망생들은 오직 추천 채용을 위해 평균 300만∼400만 원에 달하는 수강료를 감수하고 다시 타 학원 수강생까지 되려는 ‘학원 쇼핑’을 다닐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로 아나운서 지망생들 사이에서 추천채용을 위해 여러 곳의 학원 등록을 하는 경우는 공공연한 비밀로 알려져 있다.
추천채용 제도에 대한 논란은 계속해서 최근 몇년 간 지적돼 왔지만 해당 채용제도가 이어지는 이유는 아나운서 채용기관과 학원 둘 다 긍정적 측면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추천채용을 통해 채용기관은 번거로운 채용 과정을 줄일 수 있고 학원 입장에서는 마케팅 포인트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국민동의청원 내용과 관련해 대형 아나운서 아카데미 두 곳에 취재를 요청했지만 한 곳에선 “답변이 어렵다”고 말했으며 다른 한 곳에서는 아예 답변을 받지 못했다.
한편 해당 국민동의청원은 청원일로부터 30일 동안 5만 명의 국민 동의를 받게 되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돼 심사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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