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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 증권업의 프로젝트 파이낸닝(PF) 리스크
1분기 호실적 냈지만 주춤한 증권株… “PF 리스크 여전”
증권사 주가는 한 달간 2% 오르는데 그쳐… 대부분 평균치 미달
PF發 신용 리스크 우려 주가 제한… PF 연체율 1년 새 10%p ↑
“주가 반등 제한 요인 지속될 것… 1분기 실적 변수는 지속 어려워”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4-19 00:07:01
▲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13곳을 담은 ‘KRX 증권업’ 지수는 최근 한 달간(3월13일~4월13일) 2.02%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2500선을 돌파하며 6.98% 오른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 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주식시장에 자금이 들어오면서 증권사의 1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주가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이같은 주가 부진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리스크가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증권업의 PF 연체율은 10%를 넘어섰고 일부 증권사는 브릿지론 부실화에 직면해 자산건전성마저 위협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가 반등을 제약하는 리스크 요인들이 당장 해결되기 어려워 종목 간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증권사 1분기 순이익 급증 예상되나 주가는 바닥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5대 증권사의 올해 1분기 예상 순이익은 총 8305억 원으로 전분기(3662억 원)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2분기 이후 3개 분기 만에 이익 증가세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삼성증권은 119억 원에서 1423억 원, 미래에셋증권은 522억 원에서 1748억 원, NH투자증권은 693억 원에서 1370억 원, 한국금융지주는 985억 원에서 1940억 원, 키움증권은 1344억 원에서 1824억 원 등으로 각각 늘어날 전망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은행 예금으로 쏠렸던 유동성이 위험자산으로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거래대금, 주식발행시장(ECM)·채권발행시장(DCM), 예대마진(NIS) 핵심지표 등이 개선됐다”며 “올해 1분기 증권사들의 실적도 예상보다 상당히 양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코스피·코스닥·코넥스를 합친 1분기 거래대금은 총 1092조7230억 원으로 작년 4분기(807조4920억 원) 대비 35.3% 늘어났다. 작년 12월 247조1482억 원에서 바닥을 찍은 뒤 올해 1월 262조8465억 원, 2월 353조161억 원, 3월 476조8604억 원으로 서서히 불어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17조6246억 원)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직전인 작년 2월(18조6619억 원) 이후 최대 규모에 이르기도 했다.
 
투자자에게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신용거래융자의 잔고도 지난달 말 18조6941억 원으로 작년 3월 이후 1년간 가장 많았다.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놓은 투자자예탁금 역시 그간 40조 원대에 머물렀지만 지난달부터는 50조 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실적 기대와 달리 주가는 제자리걸음이다. 주요 증권사 13곳을 담은 ‘KRX 증권업’ 지수는 최근 한 달간(3월13일~4월13일) 2.02%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2500선을 돌파하며 6.98% 오른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코스닥지수(13.40%)보다는 10%p 이상 차이가 났다. 
 
시장평균치를 뛰어넘은 종목은 키움증권(11.49%) 등 3곳에 불과했다. 한국금융지주(-7.81%) 등 나머지 10곳은 소폭 오르거나 떨어졌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핵심 수익원인 투자은행(IB)부문의 회복이 지연되고 있고 증권사의 유동성 리스크는 완화됐지만 향후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하는 신용 리스크에 대한 경계감이 주가의 반등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박서현 기자] ⓒ스카이데일리
 
실제로 PF 부실 우려는 여전히 심각한 상태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12월말 증권사 35곳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10.38%로 전년(3.71%) 대비 6.67%p 급증했다. 은행의 PF 연체율(0.01%)보다 1000배 이상 큰 규모다. 저축은행(2.05%)·보험사(0.60%)·상호금융사(0.09%)·여신전문(2.20%)보다도 높았다.
 
지급보증을 선 PF 유동화증권 물량도 많은 편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증권사 신용보강에 의한 PF ABCP·ABSTB의 발행잔액은 18조7000억 원으로 전체 발행잔액(34조7000억 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 중 3개월 내 만기도래 하는 물량은 18조4000억 원으로 거의 대부분이다. 차환에 실패할 경우 증권사가 이를 떠안아야 한다.
 
주진혁 나신평 선임연구원은 “저금리가 유지되는 가운데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던 시기인 2021년부터 착공 전 단계의 비중이 증가했지만 (부동산 침체로) 작년 하반기부터 본 PF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착공 전 단계 유동화증권의 발행잔액이 6조7000억 원대를 유지한 채로 상당수의 대출채권이 만기연장 및 차환발행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중소형사 PF 익스포저 부담 여전… 신용등급 하향 위기
 
특히 중소형 증권사가 위기에 놓였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작년 9월말 기준 증권사 26곳의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 익스포져(위험노출액)의 양적 부담은 평균 44.2%였는데 이 중 대형사(9곳)는 35.5%, 중소형사(17곳)는 48.8%로 상이했다. 다올투자증권(91.0%)·하이투자증권(85.1%)·현대차증권(74.9%)·BNK투자증권(71.4%) 등 일부 중소형 증권사는 70%를 넘어섰다.
 
착공 전 일으키는 고금리 단기대출인 브릿지론(Bridge Loan)에서는 차이가 더 컸다. 중소형사의 브릿지론 익스포저 부담은 19.3%로 대형사(9.3%)보다 두 배 많았다. 브릿지론을 내준 지역도 대형사는 서울시, 중소형사는 경기도로 질적 차이를 나타냈다. 변제순위를 의미하는 중·후순위 비중도 71.6%로 대형사(35.7%)에 비해 높았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 80% 이상 비중도 70%를 넘었다. 부실화 시 손실에 따른 자본 훼손 부담이 큰 대목이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브릿지론 위험 부담이 높은 일부 중소형 증권사는 자본적정성 저하 폭이 상대적으로 클 것”이라며 “해당 업체들은 현재 자산 매각·후순위채 발행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재무안정성 제고에 노력하고 있지만 브릿지론 만기가 가까운 미래에 집중돼 있어 손실의 현실화 속도 또한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박서현 기자] ⓒ스카이데일리
 
PF 리스크 우려로 증권사 일부는 신용등급 하향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SK증권의 ICR(A)·파생결합증권(A)·후순위사채(A-)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부정적’ 등급전망은 1~2년간 재무상태를 관찰해 하향 조정을 검토하겠다는 의미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번 등급전망 변경 사유 중 하나로 ‘지분투자·우발채무 확대로 자본적정성이 저하된 가운데 PF 익스포저 관련 재무건전성 관리 부담 상존하고 있는 점’을 반영했다. SK증권의 지난해 말 PF 익스포저는 3050억 원(자기자본 대비 50.2%)으로 크지 않지만 이 중 브릿지론 비중이 34%, 변제순위상 중·후순위 비중이 77%로 질적 위험이 높은 상태다.
 
한신평은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이 200% 미만으로 떨어질 우려가 있는 증권사로 △다올투자증권 177.3% △현대차증권 189% △한화투자증권 192% △하이투자증권 189.7% 4곳을 꼽았다. 
 
김 수석연구원은 “부동산시장 민감도가 높고 재무지표가 열위한 중소형사는 신용도에 하방 압력이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증권업의 주가 반등을 제약한 요인들이 당장 해결되기 어렵고 1분기 실적에 긍정적으로 다가올 변수들이 지속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부동산 PF 리스크가 부동산금융의 회복 지연과 신용 리스크에 대한 우려로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강 연구원은 “높아진 금리와 분양가격, 낮아진 주택 가격 상승 기대감을 감안할 때 현재 진행되고 있는 부동산 PF가 모두 성공적인 분양을 통해 자금을 회수할 수 없을 것”이라며 “유동성 리스크가 해소된 후 옥석 가리기를 통해 부동산PF 시장 정상화 추진이 이뤄질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수익성이 낮은 사업장의 경우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이는 지난해 3분기 이후 크게 감소한 부동산 금융 관련 딜(deal)이 회복되기 위해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2015년 이후 증권사 이익 성장이 부동산 금융과 레버리지 확대를 통한 트레이딩 수익 성장·코로나19 이후 개인 직접투자 급증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에 있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시점에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수익원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도 한계점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개별 NCR비율이나 구NCR비율은 이미 적정하다고 할 수 있는 최소 수준에 미달하거나 근접한 증권사들이 많다”며 “더불어 신규 PF 딜이 감소함에 따라 수익성이 저하되는 점도 우려 요인이라고 판단해 향후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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