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가채무 1100兆 원 시대에 35조 추경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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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내년 총선용 선심 쓰기 추경 요구
올 세수 부족으로 국가재정은 적자 위기
미래 세대 위해 재정준칙 빨리 마련해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6-15 19:10:10

국가 재정 관리에 비상한 각오로 임해야겠다. ‘나라 곳간’이 심상치 않다. 세수 부족으로 올해 이대로라면 자칫 20조 원이 ‘펑크’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현실이다. 국가 재정 관리 초비상 상태다. 정부는 올해 세입예산에서 국세 수입을 총 400조5000억 원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걷힌 세금(395조9000억 원)보다 4조6000억 원 늘어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올해 1∼5월 국세 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조 원 덜 걷힌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다 보니 국가부채가 눈덩이처럼 급증하고 있다. 2009년에 348조 원이던 중앙정부 채무가 10년 만인 2019년에 699조 원으로 2배가 됐다. 300조 원이 증가하는 데 10년이 걸렸다. 그러나 2022년에 1029조 원이 됐으니 다시 300조 원이 증가하는 데는 3년이 소요된 셈이다.

사실 우리의 국가부채는 규모와 증가 폭 모두 세계적으로도 빠른 추세다.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2017년 660조2000억 원이던 국가채무가 5년 만에 약 415조원 급증해 국가채무는 1100조 원이 됐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50.1%다. 대한민국 재정 운용 사상 가장 높은 위험수위다. 문 정부 출범 때만 해도 36% 수준이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15년 40%를 조금 넘었던 한국의 국가채무비율이 2025년에는 64.96%로 10년 만에 24%p 넘게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 살림살이의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위급상황이다.

이런 현실에서 더불어민주당이 35조 원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을 요구하자 정부가 난색을 표하고 나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경제에 꺼진 불씨를 키울 수 있는 민생 회복 추경을 제안 드린다”면서 약 35조 원 규모의 추경 편성을 요구했다. 당장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세수가 부족하다고 여야 의원님들이 걱정하면서 35조 원을 더 쓰겠다고 하면 나라살림을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고 반문하고 나섰다.

재정 건전성을 고려하면 추경은 무책임하다. 오죽하면 추 부총리가 “처음 추경 얘기가 나왔을 때 당초보다 세수가 부족한 것과 관련한 ‘감액추경’, 즉 지출 효율화를 위해 지출을 줄여나가는 추경 필요성에 대한 문제제기로 이해했다”고 말할 정도로 ‘증액 추경‘은 얼토당토않은 것이다.

게다가 지난해 재정 지출이 필요한 법 등이 잇따라 통과되면서 이를 이행하기 위해선 올해부터 5년간 100조 원 정도의 재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재정 소요 법률 154건 가운데 계량화가 가능한 110건을 분석한 결과 이들 법 통과로 향후 5년간 92조 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상가상 국제금융협회(IIF)의 ‘세계부채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세계 34개 나라(유로 지역은 단일 통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이 102.2%로 가장 높다. 홍콩(95.1%)·태국(85.7%)·영국(81.6%)·미국(73.0%)·일본(65.2%)·중국(63.6%)·유로 지역(55.8%) 등이 10위 안에 들었다. 특히 한국은 조사 대상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가계 부채가 GDP를 웃돌고 있다.

국가부채는 온전히 청년들과 미래세대가 갚아야 할 빚이다. 정부는 국가채무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재정준칙’을 마련하길 바란다. 예컨대 국가채무를 GDP 대비 50% 이하로 유지하고,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GDP 대비 3% 이하로 묶어 재정건전화 마지노선을 유지하는 것이다. 재정준칙 법제화는 선택의 대상이 아니라 의무다. 물론 총선을 겨냥한 정치권의 포퓰리즘 자제가 긴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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