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쓰레기 풍선을 날려 보내는 양상에 변화가 보이고 우리 측에 직접적 피해 발생이 늘어나면서 이를 지켜보는 국민은 불안하기만 하다. 이로 인해 화재가 잇따르고 있는데 군 당국은 발열 타이머의 오작동 등에 의한 화재로 보면서 북한이 의도적으로 폭발·화재를 일으킨 것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 의도성이 보이는 폭발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해서 앞으로도 그런 일이 없으란 법은 없다. 안보에 관한 정부 당국의 보다 적극적 대비 태세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북한이 오물풍선을 날려 보낸 것은 올해 들어 벌써 17번째다. 최근에는 풍선 안에 있던 기폭장치가 폭발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8일 불이 난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마장리 소재 제약회사 창고 지붕에서는 북한이 살포한 오물풍선과 기폭장치가 발견됐다. 8월 경기 파주시 탄현읍 야산에서, 7월엔 경기 고양시 덕양구 내유동의 주택 옥상에서, 6월 경기도 부천시에서 발생한 화재도 북한 오물풍선이 떨어진 뒤 발생했다.
다행히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재산 피해는 늘어 가고 있다. 최근 파주에서 발생한 화재로 창고 지붕 약 330㎡가 불에 타는 등 소방 당국 추산 약 8729만3000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앞서 서울시와 경기도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5월28일부터 8월10일까지 오물풍선에 의한 피해액이 총 1억52만8000원에 이른다.
민간에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데도 당국의 설명과 대응은 국민의 눈에 한가롭기 짝이 없어 보인다. 우선 쓰레기 풍선에서 인화성 물질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일정 시간 후 풍선에서 쓰레기 봉지를 분리하기 위해 장착된 발열 타이머가 오작동하면서 화재가 난 것으로 당국은 분석한다. 화약 기폭 장치가 아니므로 북한의 공격 의도가 없는 것으로 본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당장 눈앞에서 화재 등 국민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고, 또 언제 어느 곳에 떨어질지 모르는 화재의 불똥이 다음 번엔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일이다. 향후 주요 시설에 대형 화재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말이다.
더 큰 우려는 풍선에 넣워 띄워 보내는 내용물이 지금까지는 오물·쓰레기였지만 앞으로도 계속 풍선에 쓰레기만 담길 것이라고는 예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더욱이 본지(7월12일자)에 실렸던 김태산 전(前)체코주재북한무역 대표·남북함께국민연합 상임대표의 칼럼에 따르면 “제발 오물풍선을 계속 보내 달라고 요청해도 북한은 오물을 계속 보낼 능력이 안 되는 나라”라고 한다.
쓰레기조차 모으기 어려울 정도로 물자가 아쉬운 북한이 왜 오물풍선을 17차례나 계속 보내는 것일까. 그저 일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남한의 탈북인들이 북녘에 보내는 대북전단에 대한 보복일까. 북한이 남한을 겨냥해 벌이는 미사일 도발 등을 생각하면 그들이 그렇게 한가한 놀이를 즐기는 것 같지는 않다고 보는 게 상식일 것이다.
합동참모본부는 12일 북한이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수발을 포착해 분석 중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명백한 도발행위로 강력히 규탄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핵 미사일을 통한 고강도 도발과 함께 오물풍선 같은 저급한 공세를 펼치는 것을 별도의 전략으로 보기 어렵다. 국방 전문가들은 추후 북한이 오물풍선에 어떤 것을 담아 보낼지 알 수 없다면서 현 상황이 “분명히 안전한 상황은 아니다”고 우려한다. 이에 정부는 유엔 등 국제사회를 통해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을 엄중 경고하는 한편 더 이상 풍선이 넘어오지 못하도록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확실한 안보태세만이 국민의 불안감을 덜어 주는 길이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