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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새만금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가 12일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된다.
이번 새만금잼버리는 애초부터 야영지가 간척지였다보니 폭염과 배수 문제가 불거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8년 전 같은 ‘간척지’에서 시행 된 ‘일본 야마구치잼버리’는 새만금 잼버리의 약 33%에 해당하는 예산만 사용하고서도 성공리에 행사를 잘 치렀다.
2015년 열린 23회 일본야마구치현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는 153개 국에서 3만3628명이 참가했다. 관광객도 7만8000여 명이 방문했다. 7월 말에서 8월 초 실시돼 35도에서 40도에 육박하는 기온에서 치러졌다.
습도는 80%를 웃돌면서 열사병과 탈수·피부 화상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다수 나왔다. 열사병·탈수·피부화상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계속해서 나왔다. 환자는 3247명이 발생했다. 기온이나 습도만 놓고 보면 당시 잼버리도 ‘생존 게임’에 가까웠다.
일본과 한국 잼버리를 모두 경험해 봤다는 A씨는 “일본도 폭염과 벌레물림에 습도까지 높아서 한국과 거의 비슷했는데, 일본에서는 최소한 화장실과 샤워실이 부족하지 않았고 야영지 내에 풀숲이 있어 더위를 피할 곳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국스카우트연맹 관계자는 “‘예산이 없고 최소한의 필요치에 해당하는 화장실도 들어오지 않았다”며 “관공서 화장실만 해도 변기 수가 한 실당 최소 8개인데, 4만여 명이 넘게 몰린 잼버리 야영장에 화장실 한 부스당 변기가 2개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현장에 참여했던 운영위원은 “한 구역에 2000명 정도씩 수용하는데 모바일 화장실이 2~3개 들어가 있었다”고 밝혔다.
조기 퇴영을 결정한 영국스카우트연맹의 매트 하이드는 외신에 “화장실 청소가 전혀 되지 않고 쓰레기조차 넘쳐나는 데다 충분한 식사까지 할 수 없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본은 사업비의 20%에 가까운 250억 원가량을 영지 내 화장실 샤워장을 포함한 잼버리 시설에 사용했다.
하지만 한국은 잼버리 예산의 10%(119억 원)만 화장실 설치 등에 사용했다. 6년간의 준비기간이 있었음에도 열악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화장실·샤워장 등 기초 시설 설치를 위해서만 올해 51억 원 규모의 국고보조금이 추가로 투입됐다.
특히 ‘폭염’이 문제됐던 일본 측은 무더위 대책으로 간척지 특성상 나무가 없었던 것을 감안했다. 이에 2012년 전국 식목 행사를 개최해 참가자들이 한 그루씩 나무를 심게 했으며 큰 흰색 천막을 만들었다.
여기에서 주목 받는 게 예산이다. 일본은 총 비용 390억 원 중 270억 원을 참가비로 해결했고 나머지 110억 원 중 50억 원을 일본 정부가, 60억 원은 기업이 부담했다.
특히 주무부처인 일본 문체부가 적금식으로 모아 둔 돈을 사용한 것이라, 일본 중앙 정부에서 잼버리를 위해 별도로 사용한 돈은 없다. 이에 반해 약 3배 가까운 예산인 1171억 원 중 한국은 참가비 402억 원을 빼면 680억 원의 예산이 들어갔다.
전라북도가 398억 원, 중앙 정부가 282억 원을 나눠서 부담하기로 했다. 잼버리 대원들이 낸 참가비는 400억 원 정도로 34%였다.
일본은 참가자 등록비가 전체 예산의 67.7%로 대부분을 차지한 것에 비교된다. 국가 지원금은 중앙 정부가 아닌 야마구치현을 중심으로 12.7%에 그친 것이다.
참여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폭염 대피’‘와 관련해 일본과 한국의 야영지 차이는 나무가 있느냐 여부였다.
당시 참여자는 “같은 환경이라도 일본 야마구치현잼버리는 ‘나무’가 있어 그늘에서 쉴 수가 있었다”며 “새만금은 나무도 없고 그늘도 부족했다”고 밝혔다.
또한 일본은 키라라하마박람회 기념공원 내 돔 시설이 대형 대피소 등으로 주요한 역할을 했고, 농경용지로 조성됐던 키라라하마는 1988년 개발정비사업을 통해 관광레저용지로 용도가 바꿔서 배수 걱정이 없었다.
그러나 새만금은 ‘관광레저용지’를 ‘농경용지’로 하여 평평한 매립을 했고 배수 문제는 끝까지 해결되지 않았던 것이다. 제대로 된 나무 한 그루 없는 허허벌판에 땡볕 폭염을 견디라는 것은 어린 스카우트 단원들에겐 고문이나 다름 없었다.
조직위는 그늘막과 덩굴터널·샤워장·급수대 등을 준비했으나 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차일피일 늦춰졌다.
개최 시점까지 완공되지 않아 임시천막이 사용됐다. 뿐만 아니라 방역과 의료에만 38억 원을 썼는데, 병원은 고작 40개 병상을 갖춘 센터 내 병원 1곳이 전부였다.
온열질환자와 벌레물림 환자로 골머리를 앓던 센터 내에는 의료진과 약이 부족했다. 코로나19 집단 발병까지 이뤄졌다. 이제 태풍 카눈이 훑고 지나간 자리에 잼버리 폐막식도 제대로 이뤄질 지 모르겠지만 이번 잼버리 대회는 앞으로 정부와 지자체가 성공적인 국제 행사를 유치하기 위해선 돌아볼 과제를 남긴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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