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환의 시사저격] 속 보이는 이재명 단식의 노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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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반수 의석으로 ‘탈선 민주주의’ 만든 민주당
이재명 보호 위해 ‘정치보복 금지법’ 만들지도

구월환 필진페이지 + 입력 2023-09-06 06:31:30

정치인 단식에는 이미 좋은 선례가 있다. 그것도 왕년에 야당의 대선배들이 남긴 선례다. 1983년의 김영삼 단식, 1990년의 김대중 단식이다. 김영삼은 구속자석방 등 민주화 5개항, 김대중은 지자체선거 실시를 내걸었다. 그들의 단식에는 구체적 내용 적시와 시대적인 요구, 그리고 동기의 순수성이 있었다.

그러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에는 그런 게 없다. 대의보다는 개인적 동기가 먼저 보이기 때문이다. 구속영장이 시야에 들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단식카드를 꺼냈기 때문이다. 일종의 피난이다.

단식은 생명유지를 위한 영양과 에너지의 원천을 끊어버림으로써 최악의 경우 내가 죽을 수도 있다는 결의를 보여주는 행위다. 그만큼 비장하고 ‘모두걸기(All Or Nothing)’인 법인데 이재명의 단식에는 그런 게 안 보인다. 할 것 다하면서 하겠다는 것인가.

그가 내건 명분도 납득하기 어렵다. 무능·폭력·민주주의 파괴 방지 등은 정작 누가 누구에게 할 소린가? 무능으로 말하자면 직전의 민주당 문재인 정권이 최고다. 국민세금을 펑펑 쓰면서 돈뿌리기·선심쓰기·공무원 증원·정규직 전환 강요·탈원전·친노조 등등 이루 열거하기 어려운 대중영합정치로 국가 빚을 600조에서 1000조로 70% 가까이 늘려놓고 떠난 정권이다. 가장 잘했다는 대북정책도 ‘김정은 대변인’ 소리를 듣다가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당했고 ‘삶은 소대가리’ ‘머저리’ 소리를 듣고도 찍소리도 못했다.

폭력정권이라고 하는 것도 그렇다. 국가 공권력의 핵심인 검찰권을 무력화했고 이로 인한 부작용으로 경찰의 치안과 수사 기능 부실화를 초래했다. 정보기관도 대공-간첩수사권을 빼앗겼다. 이게 다 민주당이 한 일이다. 국가폭력이란, 주로 검찰-경찰-정보부에서 생기는 사건인데 하도 힘이 빠져서 폭력이 나오기도 힘든 구조다. 오히려 대통령에 대한 야당의 ‘말 폭력’이 더 문제인 것 같다.

민주주의 파괴를 바로 잡겠다는 말도 했다. 민주주의는 국회가 본산(本山)인데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이 과반수 의석을 몽둥이처럼 휘둘러 민주주의를 다운(Down)시키지 않았나. 검수완박법 처리 과정에서 보았듯이 별별 꼼수와 반칙으로 국회법을 깔아뭉갰다. 이재명이슈를 희석시키거나 선거득표를 겨냥한 정략적 국회운영과 입법을 자행하여 ‘탈선민주주의’를 만든 곳이 민주당이다.

‘사익보다 공익’을 주장하기도 했는데 맞는 말이다. 그러나 최소한 이재명 대표가 할 소리는 아닌 것 같다. 그동안 개인비리 문제를 방어하기 위해 어떤 일을 했나. 오죽 사익추구, 정당사유화가 심했으면 민주당 안에서도 차라리 ‘이재명로펌’ ‘더불어 법무법인’이라고 당명을 바꿔야 한다는 혹평까지 나오겠나.

그래도 우리나라 야당이 정부여당을 규탄할 때 약방의 감초처럼 끼워넣던 ‘부정부패’란 말은 빠졌다. 부정부패에 관한 한, 할 말이 없었을 것이다.

이재명 단식의 노림수는 무엇일까. 물론 본인 구속 피하기가 첫 번째이지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정치지형을 친일·반일로 갈라 득표에 활용하려는 기획이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처리수 방류를 태평양전쟁에, ‘오염처리수’ 명칭변경을 창씨개명에 비유하면서 어떻게든 반일정서에 불을 당겨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또 한·미·일 합동안보를 전쟁연습·평화파괴·극우 등으로 포장한 대중동원은 제2의 박근혜사태를 몽상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그의 단식이 구속 회피용 긴급피난이라는 걸 다 알고 있는데 누가 얼마나 동조할지 의문이다.

어쨌든 그는 법망(法網)의 우리에서 탈출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꾀를 짜낼 것이다. 단식현장에서 카메라를 향해 기발한 용어전술로 반정부 봉기를 부채질할 것이고 이런 긴장과 마찰 과정에서 또 무슨 일이 터질지, 무슨 일을 만들지 모를 일이다.

다른 한편으로 최악의 시나리오이지만, 내년 총선에서 ‘3분의 2’를 확보하는 사태가 일어난다면 ‘정치보복 금지법’ 같은 것을 만들어 수사·재판의 원천봉쇄를 시도할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나타난 ‘무데뽀’ 행태나 운동권 문화로 보아 그렇게 놀랄 일은 아니다. 대통령의 법안 거부권을 무력화하는 3분의2 의석확보가 관건이다. 이런 관점에서 해킹과 조작기술에 능한 북한 등 외부의 동향도 예의주시해야 한다. 자동개표기의 신뢰도 확보되어야 한다. 인공지능(AI) 등을 통한 가짜뉴스 등 장난질도 큰 문제다. 말썽 많던 중앙선관위는 지금 어떤 대비를 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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