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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S 구조조정 결정… 거리 내몰린 CS증권 직원들
CS증권 서울지점 ‘UBS 구조조정 반발’… 고용안정 요구
직원 간 편파적 대우·미흡한 보상 등 지적… 사측은 묵묵부답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2-19 14:58:01
▲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지부는 1월 30일부터 서울 종로구 CS 서울지점 건물 앞에서 UBS의 일방적 인원 감축 등을 반대하는 피켓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16일 CS증권지부 노조원들이 피켓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윤승준 기자 ⓒ스카이데일리
 
스위스 최대 은행 UBS가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 서울지점 직원을 대상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대다수의 직원들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한 것이다. 노조는 이에 반발해 고용안정 등을 요구하면서 시위를 이어가고 있지만 사측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 CS증권지부는 16일 서울 종로구 CS 서울지점 건물 앞에서 UBS의 일방적 인원 감축 등을 규탄하는 피켓시위를 진행했다. 1월 30일부터 집회를 시작해 설 연휴 기간 등을 제외하고 연일 시위를 이어가는 중이다.
 
직원들이 시위에 나선 것은 모회사인 UBS가 권고사직을 일방적으로 통보했기 때문이다. UBS는 작년 3월 유동성 위기에 빠진 CS를 30억 스위스프랑(약 4조2000억 원)에 인수하고 나서 두 은행을 통합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4만5000명 CS 임직원 중 절반 이상을 감축한다는 계획이었다. 런던·뉴욕·홍콩 등을 거쳐 서울에 대해서도 구조조정 작업에 들어갔다.
 
사무금융노조에 따르면 1월 23일 UBS는 자회사 CS증권 서울지점을 통해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서울지점을 청산하기 전 근속연수에 따라 구조조정 위로금을 지급해 자발적으로 퇴사하라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80여명 직원 중 20여명의 IBCM 부서원은 UBS로 이동했고 나머지 50여명이 권고사직을 받은 상황이다.
 
문제는 사측이 CS증권 서울지점 직원에 대해 불평등하고 편파적으로 대우했다는 점이다. 사무금융노조에 따르면 UBS는 IBCM 부서를 UBS로 옮기기로 결정한 후 IBCM 부서 직원에게만 관련 내용을 공유했다. 나머지 직원에겐 고용 관련 사항을 언제·어떻게 진행할 것인가 등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다. CS·UBS 인력 간 시너지를 추구할 것이라는 응답뿐이었다.
 
일부 인력을 UBS로 이전하는 일과 구조조정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정리 인력을 1년이나 기관 차원에서 보호하고 배려한 홍콩·유럽·미국 등 타 지역 CS 지점과도 다른 행보를 보였다.
 
사무금융노조 관계자는 “작년 3월 CS가 UBS에 합병된 후 (서울지점 직원들이) 노조를 결성했지만 회사는 그동안 노조를 통해 대화하지 않고 개인하고만 협상했다”며 “구조조정안 관련 서류도 (노조가 아닌) 직원 개인에게 이메일로 보내 전달했다”고 말했다.
 
직원들과 성과를 나누지 않은 점도 문제로 꼽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CS증권 서울지점의 순이익은 최근 4개년(2020~2023년)간 총 281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스위스 본사 등에 송금한 배당금총액은 3750억 원에 달했다. 
 
자본금 규모도 작년 말 기준 1850억 원으로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 증권사 중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비엔피파리바증권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그럼에도 성과급은 다른 외국계 증권사보다 저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 직원 특성상 대부분의 연봉을 성과급으로 받아야 하는데 일한 만큼 보상받지 못한 셈이다.
 
구조조정안에서 제시한 위로금 수준이 현저히 낮은 점도 문제다. 노조는 2016~2017년 한국에서 철수한 바클레이즈 증권을 비롯해 RBS 증권·은행 및 골드만삭스 은행이 당시 지급한 위로금보다 적다고 지적했다. 이들 3곳은 당시 한국에서 실적이 저조해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탄탄한 재무구조와 높은 수익성을 거둔 CS증권 서울지점과 동일하게 볼 수 없다는 것이 노조 측 주장이다.
 
사무금융노조 관계자는 “직원들을 4개 그룹으로 나눠 위로금을 산출하는 공식을 다르게 책정했다”며 “직원들을 분열시키려고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앞으로 정부서울청사 앞과 스위스 대사관 근처에서 고용안정 등을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다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UBS가 글로벌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신에 따르면 UBS는 작년 9월 말까지 UBS·CS은행을 합쳐 1만3000여명을 감원했다. 홍콩 지사엔 100명에게 권고사직을 내렸고 스페인 지사엔 임직원 147명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이 부진한 점도 구조조정 속도를 더 높일 수 있다. UBS는 작년 4분기 2억7900만 달러 순손실을 기록했다. 작년 3분기(-7억8500만 달러)에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갔고 2026년까지 비용 절감 목표액도 기존 100억 달러에서 130억 달러로 높였다.
 
구조조정과 관련해 사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CS증권 서울지점은 “따로 공식 입장은 없고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며 짧게 답했다. 
 
UBS증권 아시아지역 고위관계자도 “그 문제에 관여되지 않았기 때문에 내용을 전혀 모른다”고 툭 잘라 말했다. UBS증권 서울지점도 “공식적인 입장은 따로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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