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2.6º
미세먼지 좋음
강릉 15.2º
미세먼지 보통
)
강남 갑·을·병과 서초 갑·을은 서울의 ‘영남’이라는 호칭이 있을 만큼 보수정당엔 난공불락의 요새로 꼽힌다. 반면 이웃한 송파구는 강남 3구에 속하지만 보수·진보당이 스윙보터를 이루곤 한다. 송파 갑·을·병 중 갑은 전통 ‘보수 텃밭’이지만 상대적으로 젊은 층이 많이 사는 을·병 지역은 보수와 진보가 카운터 펀치를 주고받는 혈투가 벌어진다. 22대 총선에서 강남의 대표 격전지로 꼽히는 송파 을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법률특보인 송기호 변호사가 ‘진짜 송파인’을 자처하며 재선에 도전하는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기자가 직접 찾은 바닥 민심은 쉽사리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예측불허’ ‘막상막하’였다.
14일 격전지 송파 을 지역구를 찾았다. 송파 을은 석촌동·삼전동·가락1동·문정2동·잠실본동·잠실2·3·7동을 관할한다. 석촌동·삼전동 등은 빌라촌이 많아 젊은이 혹은 신혼부부가 대거 입주한 신세대 거주지로 진보당 세가 높은 곳이다.
프로필부터 살피자. 지역구 사수에 나선 방송인 출신의 배현진 국힘 의원은 제21대 국회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내리 당내 주요 보직을 맡으며 승승장구했다. 국힘 사무부총장·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국힘 최고위원·원내대변인·원내부대표 등을 역임했다. 일찌감치 선거운동에 뛰어든 배 의원은 이달 10일 잠실3동에서 선거사무소 개소식과 선대위 위촉식인 ‘현진이네 집들이’를 열었다. 총 2000여 명이 참석해 발디딜 틈이 없었다. 배 의원은 “4년 전 송파를 위해 일할 기회를 얻은 후 꼭 해내고 싶었던 두 가지 중 하나는 상처받았던 송파를 다시 회복시켜 드리는 것이었고 두 번째로 해내고 싶은 것이 송파의 품격을 더 높이고 송파의 내일을 더 밝게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송기호 민주당 후보는 당 대표 법률특보·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운영위원·대한변호사협회 10.29 이태원 참사 대책특별위원회 위원·민주당 서울시당 송파 을 지역위원장으로 활동해 왔다. 2017년 10월13일 민주당 송파 을 지역위원장으로 선출됐으며 국제통상 분야에서 인정받는 전문가이기도 하다.
송 후보는 삼전동 배명고 인근에 예비 후보 때부터 선거 사무실을 개소했다. 그는 “송파 골목을 다니며 오랫동안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한 만큼 이곳에서 시민과 함께 가능한 변화를 만들어내고 싶다”며 “송파 골목에서 시민을 만나며 쌓아 온 소통과 대화가 나의 강점”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실제 삼전동에서 수년째 임대업을 하는 주민 A씨는 두 후보의 포부가 송파 지역 민심과 함께 가고 있다고 알렸다. 최근 배현진·송기호 캠프를 각각 방문했다고 언급한 그는 “당락을 알 수 없다”면서도 “배 의원은 캠프 사무실이 훨씬 밝고 잘 꾸며놨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 의원 사무실이 잠실새내역 바로 앞 고급 아파트 상가에 자리 잡았는데 밝은 느낌에 동네 주민들이 들어가 쉬기 좋을 것”이라면서도 “송기호 캠프는 배명고 근처에 있어서 가 봤는데 배 의원 캠프에 비할 바 못 되는 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배 의원의 ‘지역구 관리’ 현황이 궁금했다.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전업주부 B씨는 “지역구 관리를 참 잘한 것 같다”고 사견을 밝히며 “일단 여러 행사에 와서 인사도 많이 하고 눈도장을 잘 찍어놓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곤 “가락1동 헬리오시티 관련해 송파역과 지하상가를 잇는 연결 통로를 확장해 줘서 그 동네 사람들이나 지역 상인들 민심이 훈훈해졌다”고 민심을 전했다. 반대 의견도 있었다.
송파을은 17~19대 총선에서 모두 보수정당이 승리했으나 19대 총선에서 유일호 당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후보가 천정배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 후보와의 격차가 3.92%포인트(p)에 불과했을 만큼 접전 끝에 패했고 20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최명길 후보에게 아깝게 자리를 내줬다. 당시 김무성 대표의 ‘옥새 파동’ 여파가 패인으로 지적됐다. 21대 총선에서는 배현진 의원이 최 전 의원과 다시 격돌해 4.42%p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번도 ‘대격전’이 펼쳐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취업 준비 중인 20대 젊은이 C씨는 “어쩐지 배현진에게 맘이 가는 건 맞는데 송기호 같은 특별한 전문가에게도 표를 주고 싶은 것이 사실”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일본식 선술집을 운영 중인 업주 D씨는 “3% 표차로 누군가가 이길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우리 지역은 보수당에 표를 많이 줬는데 최근 의료파업 등으로 변수가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배 의원에게 정이 가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민주당이 어쨌든 여당 심판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여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할 것 같다”고 여운을 남겼다.
총선특별팀=장혜원 기자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1
슬퍼요0
연재기획 ‘반대세의 비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