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전(全)조선 혁명 전략은 크게 남조선혁명 단계와 조국 통일 단계로 구분되는데, 1단계(당면 목표·남조선혁명 완수)인 민족해방 민주주의혁명 단계와 2단계(최종 목표·적화통일)인 남북 합작을 통한 사회주의혁명 단계가 그것이다. 북한은 주체사관에 입각해 한국 사회를 미국에 정치·경제·사회·문화·군사적으로 종속되어 있는 식민지 사회로 평가하고 있다.
‘민족해방’이란 남조선혁명을 위해 먼저 ‘남한 사회의 실질적인 지배자’라는 미 제국주의를 남한 땅에서 축출하고 남한 민족의 해방을 이룬다는 의미다.
‘(인민)민주주의혁명’이란 미국의 대리 통치 정권이며 독재정권이라 규정하는 남한 정권을 남한 인민의 힘으로 타도하고 사회주의로 이행하기 위한 과도체제로서 인민정권을 수립하자는 것이다. 그러므로 민족해방은 ‘미제 축출=주한미군 철수·자주화’를, (인민)민주주의혁명은 ‘남한 정권 타도 후 인민정권 수립·민주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후 북한은 2단계로 남북 합작에 의한 사회주의혁명을 진행시켜 이른바 전조선 혁명을 완성한다는 전략이다.
북한의 전조선 혁명 전략은 김일성과 김정일 정권에서 체계화된 것인데, 김정은 정권도 이를 계승하고 있다. 북한은 조선로동당 제7차 당대회에서 개정된 ‘조선로동당 규약’ 전문에서 ‘조선로동당의 당면 목적은 공화국 북반부에서 사회주의 강성 국가를 건설하며,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 과업을 수행하는 데 있으며, 최종 목적은 온 사회를 김일성·김정일주의화하여 인민 대중의 자주성을 실현하는 데 있다’고 적시하고 있다.
북한이 남한을 상대로 해결하거나 성취하고자 하는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번째 목적은 남한 지역에서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을 완수하는 것이고, 두 번째 목적은 남북통일을 이룩하는 것이다. 북한 정권은 국제·국내 및 대남 환경 요인의 변화에 따라 대남 전략을 꾸준히 발전시키면서 대남 혁명 승리와 조국 통일 위업을 실현하기 위해 광분해 왔다.
김일성은 통일의 방법으로 평화적 통일과 비평화적 방법에 의한 통일을 제시했다. 북한은 정권 수립 이후 1950년대까지 북한 지역의 혁명 역량 강화를 토대로 전 한반도의 무력 적화통일과 공산혁명을 완수하고자 하였다. 무력 적화통일에 실패한 북한은 1960년에 들어서부터 현재까지 일관되게 다양한 연방제 통일 방안을 제시해 왔다.
2016년 제7차 당대회에서 김정은은 “어떤 경우에도 다 준비되어 있지만 한반도에서 전쟁을 바라지 않기 때문에 평화적 통일을 추진해 왔다”고 주장하며 “만일 남조선 당국이 천만부당한 ‘제도 통일’을 고집하면서 끝끝내 전쟁의 길을 택한다면 ‘정의의 통일대전’으로 반통일 세력을 무자비하게 쓸어 버릴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2021년 노동당 제8차 당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김정은은 “통일이라는 꿈은 더 아득히 멀어졌다”고 선언했다. 2022년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대한민국 것들과는 그 언제 가도 통일이 성사될 수 없다”는 김정은의 인식은 “강력한 국방력만이 조국 통일 위업 달성의 수단”이라고 강조하며 민족 대단결과 연방제 등 기존의 북한식 통일론과는 거리를 유지했다.
2023년 12월 북한 조선노동당은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는데, 이번 당중앙위 전원회의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북한의 대남 전략의 변화이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전원회의 연설에서 ‘전쟁 준비’ 등의 호전적 표현을 쏟아내 한반도 위기를 고조시키고, 남북 관계를 ‘적대국가 관계’로 공식화하며 대남 전략의 근본적 전환을 선언했다. 특히, 올해 1월15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0차 회의 의제가 예산을 제외하면 대남 기구 정리였다는 점에서 2024년 들어 북한의 대남 전략에 큰 변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적대적 두 국가’ 선언부터 ‘주적’ 발언, 그리고 대남 기구 정리에 이르기까지 북한은 대남 전략의 근본적 전환을 거침없이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 과거의 유산까지 부정하며 달라진 남북 관계를 아예 법과 제도로 공고히 했다. 김정은 총비서는 ‘김일성·김정일 시대의 민족관·남한관에서 완전히 벗어나겠다’면서 ‘김일성·김정일과 완전히 차별화된 길을 가겠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남한을 ‘교전국’으로 본다는 것을 헌법에까지 명시하겠다는 점이다.
따라서 향후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 획득이라는 성과를 발판으로 ‘영토 완정(完整)’을 내세운 공세적 무력통일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선대로부터 이어져 온 통일노선 전환의 이유를 내부적으로 설명하는 데에도 이러한 전략이 유리할 것이다. 북한이 민족주의 기반 통일노선 폐기 선언 이후 지속적으로 한반도 주변에서 무력도발을 지속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북한의 의중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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