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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국·일본의 안보 협력을 제도화하는 첫 문서가 발효됐다. 역내 최고 수준으로 격상했다는 한·미·일 안보협력이 국내 정치적 반발과 우려를 극복하고 지속성을 갖고 흔들림 없이 추진 할 수 있을지 전문가를 만나 이야기를 29일 들어봤다.
한국·미국·일본 국방부 장관들이 일본 도쿄 방위성에서 역사적인 ‘한·미·일 안보협력 프레임워크(TSCF)’ 협력각서(MOC)에 28일 서명했다. 3국은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 체계의 효과적 운용과 다년간의 3자 훈련 계획에 기반한 ‘프리덤 에지(Freedom Edge)’ 등 한·미·일 3자 훈련을 정례적·체계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한·미·일 국방부 장관들은 내년 국방장관회의를 한국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육군 준장 출신으로 국방부 정책실에서 대외정책 총괄을 담당했고 주일본 한국대사관에서 국방무관과 육군무관 등을 역임한 한·일 외교안보통 권태환 한국국방외교협회장을 만나 이번 MOC 체결 의의와 의미를 확인했다.
권 회장은 3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정보 공유 및 연합훈련을 강화하여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며 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것을 넘어 신냉전 구도를 중심으로 군사·안보 위협에 높아지는 인·태지역 안보를 공고히 하는 공동 대응 지침이 마련됐다는 데 의의를 뒀다.
-TSFC 체결이 갖는 의의는?
“일단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도쿄에 수년 만에 처음 방문했다는 표현은 잘못됐다. 국방장관회담은 상호 방문목적으로 한·일 양국에서 정례적으로 이어져 왔던 외교·안보가의 큰 행사이다. 2015년 당시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나가미네 야스마사 일본 국방장관회담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렸다. 회담에서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두 장관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에 서명했다. 이 협정은 양국이 군사 2·3급 기밀과 대외비를 상호 요청해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후 문재인정부가 들어서면서 정치문제로 비화해서 회담이 중단됐다가 윤석열정부 들어 다시 시작된 것으로 보는 게 올바르다.”
“또한 TSFC의 ‘상호운용성 증진’이란 표현은 6월 싱가포르 샹그릴라 대화(제21차 아시아 안보 회의) 당시에는 등장하지 않았던 것으로 군사협력이 제도화 단계에 이른 것을 의미할 수 있다. 2005년부터 미·일은 2+2 회의는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위협·중국의 군사적 부상 등을 공통의 안보 위협에 대한 인식으로 공유해 왔다. 예정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구체적인 임무 도출 및 각국의 역할을 분담해 왔다. 이젠 한·미·일 3국이 실질적 준비 태세를 통해 액션 플렌을 할 수 있게 됐다.”
-3국 국방장관은 공동성명에서 ‘인·태 수역에서 어떠한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도 강하게 반대한다’는 내용을 담았는데 어떤 의미인가?
“인·태 협력의 중요한 프레임이 2개다. 한국·미국·일본은 지난해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에서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에 강력히 반대했다. 국제법과 규범을 준수하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지지를 선언했다. 자유·민주주의·인권 등 보편적 가치를 지지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규칙 기반의 국제 질서를 강화하자는 의미다.”
“예컨대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분쟁에서 중국이 군사력을 동원해 인공섬을 건설하고 군사 기지를 설치하는 행위가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의 대표적인 사례로 이 같은 역내 경제와 안보를 교란하는 행위를 반대했다.”
-‘북한 위협 대응’은 어떤 측면에서 이루어지는가.
“북한의 핵 무력 완성은 현재에도 3국을 위협하고 있다. 영변과 강선에서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약 30~50개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 본토까지 북한에서 핵미사일을 쏘아 올릴 경우 1분30여 초 내에 도달한다. 이외에도 북한은 단거리·중거리·장거리·대륙 간 탄도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초음속 미사일 등 다양한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전술핵 운용부대 군사훈련을 공개하며 전술핵의 실전 배치를 시사했다.”
“이런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처에서는 억제가 제일 중요하다. 억제 전략의 기본은 타격하기 전에 조기에 이를 감지하고 요격 및 격추하는 방어망을 짜야 한다. 우리 군의 3축 체제는 북한이 핵을 탑재한 미사일을 쏘아 올릴 경우 선제적 타격이 가능하다는 것을 가정한다. 핵을 탑재한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환경 능력에서 원점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3국이 함께 대응하는 것이다.”
-3국 간 합의 중 관심을 모은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 체계 운용’ 연결되는 것인가.
“그렇다. 한국·미국·일본이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여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응하는 것을 뜻한다. 24시간 365일 실시간 공유하는 것으로 수정된 발사 지점·비행경로·최종 낙탄 지점 정보 공유가 가능해진다. 지소미아가 거기에 지금까지는 정부의 단순한 공유라고 봤다면 이제 실시간에 대한 정보 공유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면 된다. 다만, 정보 공유는 실시간 리얼타임에 의한 매우 많은 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3자 훈련을 정례적·체계적으로 하겠다고 선포하며 인·태 지역 군사 긴장감이 올라간다는 비판이 있다.
“방어적 대응 때문이다.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적 밀착이 가속하면서 신냉전 상황을 두고 공산·사회주의 진영 간 역내 블록화가 급속화 하여 이루어졌다. 양국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관계 조약’을 체결하며 군사·경제·사회·문화 분야에도 동맹관계를 28년 만에 복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포탄 부족에 시달리는 러시아와 군사 정찰위성 및 로켓 기술이 필요한 북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이다. 특히 미국과 일본은 이러한 동맹이 지역 안보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러시아는 유엔 규정이나 국가 간 규범을 완전히 무시하고 군사협력을 가속하면서 이 신냉전 블록을 고착화하고 있다. 현재 인·태지역에서 가장 위험한 건 북한 원자력 핵추진잠수함(SSN) 개발과 SLBM의 탑재다. 한·미·일 인·태 해양 전략의 중심인 이지스함 및 항공모함 등의 해양 전력을 무력화할 수 있는 게임체인저 무기체계라서다. 결국 잠수함 전력은 ‘바다에서 바늘 찾기’이다. 극단화하는 북한 군사 위협에 대해 효과적 대응 능력을 격상시키는 강 대 강의 조치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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