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판의 제2인자 후보들이 서로 ‘아메리칸 드림’의 주역을 자처하며 상대방을 깎아내리고 있다. 민주·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60) 미네소타 주지사와 J.D. 밴스(39) 연방 상원의원은 모두 풍요로움과 동떨어진 미 내륙의 평범하거나 가난한 가정에서 나고 자랐으며 고교 졸업 후 대학 진학 대신 군복무를 먼저 택한 공통점이 있다.
네브래스카주 작은 농촌마을 웨스트포인트 태생인 월즈 주지사는 지역의 주립대학에서 사회교육학(학사)과 리더십(석사)을 전공한 후 정치 입문 전 고등학교 지리 교사 겸 교내 미식축구 코치로 일했다. 17세 때부터 24년간 주방위군(비상근)으로 복무했는데, 6·25전쟁 참전용사인 부친의 권유였다고 한다.
러스트벨트(쇠락한 오대호 연안 공업지대)에 속한 오하이오주 미들타운 출신인 밴스 의원은 알콜·마약 중독자 편모 슬하에서 힘든 성장기를 보냈다. 하지만 고교 졸업후 해병대(2003~2007)를 거쳐 오하이오 주립대와 동부의 명문 사립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벤처자본 투자자·베스트셀러 작가·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달려 왔다.
월즈와 밴스 두 사람은 6일(현지시간) 민주당의 부통령 후보가 결정돼 사실상 진짜 선거전이 개시되자마자 자기 과거를 강조하며 상대방 과거를 폄하했다. 월즈 주지사의 선제 공격이었다. 그는 부통령 후보로 처음 대중 앞에 선 6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유세 때 주방위군 복무와 고교교사 시절 학내 미식축구팀 코치를 병행해 팀을 주(州)챔피언이 되게 한 경력 등을 소개하는 한편, 밴스 측 ‘개천의 용’ 스토리를 비판했다.
월즈는 밴스에 대해 “억만장자들 자금 지원으로 경력을 만들었고 자기 출신 공동체를 쓰레기로 표현한 베스트셀러(힐빌리의 노래)를 썼다”며 “미국 중산층다운 모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밴스가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리스트 시절 재력가들과 친분을 쌓아 이들 뒷받침 덕에 상원의원을 거쳐 부통령 후보가 된 것이라는 해석이다. 무엇보다 밴스 자신의 성장기 회고를 토대로 미국 사회·문화에 대한 비판적 고찰을 담은 출세작 ‘힐빌리의 노래’에 냉소적 시선을 보냈다.
그러자 밴스 의원이 7일 경합주인 미시간을 방문한 자리에서 당장 맹반격에 나섰다. “난 집안 내 아무도 로스쿨에 가본 적 없는 가정에서 가난하게 자랐다”며 “팀 월즈가 왜곡하려 한 것의 ‘사실관계’”를 바로잡았다. “나 스스로 분투해서 대학과 로스쿨을 졸업하고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그것이 내겐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것이다.
또 “만약 팀 월즈가 이를 모욕하길 원한다면 솔직히 꽤나 기이한(bizarre)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월즈 지사가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자신을 “이상한(weird) 사람들”로 지칭한 것에 응수한 것이다. ‘이상하다’를 뜻하는 어휘들이 많고 사람마다 쓰임과 체감 정도가 다를 수 있으나 strange·odd 등에 비해 weird와 bizarre가 강한 표현이며 특히 weird엔 가치판단의 어감이 담겼다.
이어 밴스는 “제복 입고 나라를 위해 복무했던 해병대 출신으로서 팀 월즈에 대해 정말 거슬리는 게 뭔지 아느냐”며 포문을 열더니 “미 해병대가 내게 이라크 가서 나라를 위해 복무하라 했을 때 그렇게 했다. 주어진 일을 명예롭게 수행했고 난 이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런데 팀 월즈의 부대는 그가 빠진 채 이라크로 갔다”고 꼬집었다. “조국이 이라크에 가라 했을 때 제대했다”는 것이다.
월즈가 전쟁터에서 무기를 나른 적 있다는 주장의 동영상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대선 캠프에 공유된 것에 대해서도 문제 제기를 했다. 월즈의 참전 내지 무기운반 경험의 실제 여부에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밴스가 2005년 미군의 가장 위험한 해외 주둔지 중 하나였던 이라크에 전투병력으로 6개월간 파병된 반면, 월즈는 주방위군 소속으로 유럽에 6개월간 파견된 바 있을 뿐이다. 전투에 참가한 적은 없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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