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간 쟁투의 ‘쇳소리’만 내는 여의도에 모처럼 대화와 협상이라는 ‘정치’가 되살아나는 조짐이 보여 다행스럽다.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일대일 대표 회담을 공개 제안했다. 한동훈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에선 “형식·시기에 구애받을 일은 아니다”는 긍정 반응이 나왔다.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와 증시 폭락으로 경제위기 징후가 짙어지는 상황에서 여야 모두 ‘입법 교착’과 ‘무한 대결’에 부담을 느낀다는 방증이다.
이에 앞서 김상훈 국민의힘·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7일 국회에서 만나 주요 민생 법안을 논의했다. 폭염기 취약계층의 전기료 감면 방안이 주요 안건에 올랐다. 상대적으로 의견 차가 크지 않은 간호법·전세사기특별법에 대해 8월 임시국회 처리를 목표로 논의를 이어 간다는 방침이다. 여야 간 협치에 시동이 걸렸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를 계기로 한동훈 대표의 국민의힘 새 지도부와 민주당을 실질적으로 장악하고 있는 이재명 전 대표의 지도부는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각별한 지원과 실천에 힘쓰길 바란다. 야당이 제안한 ‘여·야·정 정책협의기구’도 조만간 가시화되길 바란다.
근래 대한민국은 혼돈·혼란의 연속이다. 의료계와 정부 간 갈등을 비롯해 여야 간 적을 대하는 듯한 극심한 정쟁까지 겹쳐 있다. 과거 13대 국회는 여소야대였다. 그러나 당시 평화민주당·통일민주당·신민주공화당 등 야 3당은 민생에 관한 한 여당인 민주정의당과의 대화와 양보의 협치를 본보였다.
오늘의 다수당인 민주당을 이끄는 이재명 전 대표는 어떠한가. 개인 사법리스크를 방탄하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입법독주와 탄핵 남발 등 절대 손을 대서는 안 되는 곳까지 건드리려고 한다. 이는 민생이 도탄에 빠져 들고 있는 주된 원인이다. 이런 현실에서 정치권에 대화의 문이 열리는 것은 긍정 평가된다. 사실 국민은 우리나라 경제가 나아갈 길이 어딘지 잘 모른다. 여야 모두 한국 경제를 살릴 비전을 제때 제대로 제시한 게 없으니 알 턱이 없다.
우리는 미국과 중국이 사활을 걸고 제조 혁신과 기술 경쟁에 올인하는 이유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지금 미국·중국·일본·독일 등 선진 공업국들은 4차 산업혁명에서 승자가 되기 위해 혈투를 벌이고 있다. 제조업의 기술 혁신만이 경제를 살릴 지름길이다. 미국과 중국 간의 기술 패권 다툼은 결국 자국 경제는 살리고 상대국은 몰락시키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적자생존의 정글 법칙이 국제경쟁에서도 적용되고 있는 숨 가쁜 현실이다.
4차 산업혁명은 생산 방식뿐만 아니라 생산 공정도 혁신시킨다. 생산 현장에서 센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제품·설비·자재공정 등이 인터넷으로 연결돼 이를 통해 생성 수집한 데이터를 인공지능(AI) 기술로 분석하고 불량 발생을 예측한다. 이상 징후가 보이는 설비에 대해서는 미연에 예방 보전함으로써 무한한 가치창출이 가능하고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도 가능하다.
AI 혁명이야말로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으로서 그 어떤 기술보다 강력한 혁신과 성장의 게임 체인저가 되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들은 대규모 투자에 인색하지 않으며 소프트웨어와 인재 확보 경쟁에 혈안이 되는 것이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미국과 중국 간의 AI 주도권 쟁탈전도 그 일환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우리의 미래를 위해선 정치권이 변화를 선도해야 한다. 우리 경제 현실이 어둡다. 제조업 가동률이 70%에 머물고 있다. 3고(고환율·고금리·고물가)로 대표되는 복합위기 상황에서 한국 경제의 활로를 열기 위해 정부와 정치권·기업이 ‘미래를 위한 실천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여야는 소모적인 싸움일랑 당장 그만두고, 한국 경제를 살리는 길을 두고 원내에서 밤을 새우면서 토론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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