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국정감사 기능 전반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다. ‘민의의 전당’인 국회는 입법 기능 외에 국정 전반에 관해 정부를 감시 비판하는 기능을 갖는다. 그래서 국감을 ‘정기국회의 꽃’이라고도 한다.
사리가 이러함에도 올해 국감은 이전 국감보다 더 저열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국감 기간은 10월6일 시작돼 30일까지다. 그러나 국감이 끝나가는 현재 절망감의 연속이다. 3권분립 원칙에 따라 입법부가 행정부·사법부의 각종 정책을 문의하고 검증한다는 국감의 목표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대신 여야 간 고성과 삿대질, 정쟁 중심의 파행이 되풀이되면서 ‘국감 무용론’이 또다시 거세게 제기되고 있다. 정부 정책에 대한 심도 있는 검증과 대안 제시라는 본연의 취지는 사라지고, 피감기관 망신 주기와 정략적 싸움만 남았다는 비판이다.
각 상임위원회마다 정책 질의보다는 상대 정당을 향한 자극적인 발언과 반말, 빈정댐이 섞인 충돌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망신주기식 증인 채택 또한 여전하다. 여야의 정략적 이해관계에 따라 무더기 증인 채택과 무리한 소환 요구가 이어지며, 국감장이 합리적인 감사보다는 인신공격과 정쟁의 무대로 변질되고 있다. 의원들이 유튜브 쇼츠 등 뉴미디어에서 주목받기 위해 자극적이고 거친 발언을 쏟아내는 경향도 심해졌다.
특히 국감 무용론이 반복되고 있다는 여론을 가볍게 여길 수 없다. 주된 이유는 정책 검증 및 후속 대책 실종이다. 짧은 기간 동안 수많은 피감기관을 몰아서 감사하다 보니 깊이 있는 진실 규명이 어렵고, 문제점이 발견되더라도 실질적인 제도 개선이나 후속 대책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 기간을 정해놓고 한꺼번에 몰아치는 정기 국감 체제의 한계 때문에 '보여주기식 맹탕 국감'이라는 비판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국정감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상시 국감 제도 도입이 요청된다. 1년에 한 차례 단기 집중적으로 열리는 현재의 방식을 버리고, 상임위별로 일 년 내내 수시로 국감을 진행하는 '상시 국감'으로 전환해야 한다. 국회의 행정부 견제 기능을 보다 실질화하기 위해 감사원 기능을 국회로 이관하는 등 근본적인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 이는 개헌이 전제돼야 가능하다.
문제는 국감의 본령이 실종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감은 입법부가 행정부와 사법부를 감시하고 견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임을 되새길 때다. 정부를 상대로 한 국회의 감시활동이라는 점에서 여야는 초당적 입장에서 긴밀한 공조를 통해 민의 전당으로서 존재가치를 입증해야 한다. 야당은 비판을 위한 비판에 매몰되고, 여당은 정부를 감싸는 데만 급급한 모습을 보여선 안 될 일이다. 이제 국감도 국민 눈높이에 맞게 구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치 혁신 차원에서 피감기관 수와 증인 수를 제한해 국감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도 강구하기 바란다.
각 상임위는 국민이 부여한 엄중한 권한을 인기에 영합한 한건주의로 망쳐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사전에 철저한 자료준비와 현황 파악을 해야 한다. 민심이 향하는 곳을 바라보고 살펴 국정 방향타를 제대로 잡아주고 대안을 제시하는 국감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민심을 얻을 수 있음을 직시하길 바란다.
무엇보다 국회의원이 ‘슈퍼 갑(甲)’으로 군림하려는 자세부터 시급히 버려야 할 것이다. 공부하지 않은 의원일수록 호통부터 치고 본다는 걸 국민은 눈여겨 보고 있다. 그런 구시대적 행태로는 선진의회 정치 구현은 백년하청이라는 사실을 의원들은 직시하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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