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수지 만년 적자인데… 정부 ‘단발성 대책’만 급급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여행·항공

올해 상반기 여행수지 64억8000만 달러 적자… 6년 만 ‘최대 적자’
문체부 고부가 관광에만 치중 단체관광 활성화 대책은 빠져
“단체·개별·고부가관광 포괄 대책 필요… 편중되면 적자 개선 난항”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8-19 12:40:53

▲ 여름 휴가철인 5일 오후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이 탑승객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여행수지가 6년 만에 최대 적자를 기록해 단체 관광객 등의 유치가 시급한 가운데 여전히 정부가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여행수지는 64억804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2018년 상반기(87억4050만 달러 적자) 이후 6년 만의 최대 적자다.

이는 외국인 관광객이 우리나라에서 쓴 돈(78억4000만 달러)은 줄었는데 한국인이 외국에서 쓴 돈(143억2000만 달러)은 늘어났다는 얘기다. 우리나라 여행수지는 2000년(2억9800만 달러 적자)부터 24년째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방한 관광객이 줄어든 영향도 아니다. 지난달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방한객은 770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8% 늘었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미국·대만 시장은 2019년 동월 대비 각각 144%와121.8% 방한객이 늘었고, 일본·중국 시장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91%·84% 수준까지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올해 상반기 엔저 영향과 코로나19 이후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터져나온 탓에 한국인의 해외여행 수요는 커졌고, 이 영향으로 적자 폭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의 국내관광 추세가 단체관광 위주에서 개별관광으로 바뀌며 면세점 등에서의 쇼핑보다 맛집 등 체험을 즐기려는 경향이 강화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에 정부는 외국인 한 사람이 들어와도 더 많은 돈을 쓸 수 있도록 고부가가치 관광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문체부는 국내에서 1인당 소비 지출 규모가 큰 중동 국가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를 뜻하는 영단어의 합성어) 등을 계기로 방한하는 외국인 체류 기간을 늘리겠다는 복안을 6월 발표한 바 있다.

한국 입국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의 내용과 국내 체험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등의 방안은 세부적으로 담겼지만, 단체 관광객 유치 등과 관련한 내용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여행 트렌드에 맞춰 고부가가치 여행 확대 측면에만 편중된 대책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에 일각에서는 ‘반쪽짜리’ 대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개별 여행 트렌드가 중요한 만큼 단체 관광 등으로부터 오는 수입도 적지 않은데 고부가가치 여행 확대만으로 고착화된 여행수지 적자의 반전을 기대하기란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여행수지 적자 반전을 위해서는 고부가가치 여행 확대 등 대책과 함께 단체관광객 등 ‘큰손’의 복귀가 시급한 상황”이라며 “최근 빈번한 태국인의 한국 전자여행허가(K-ETA) 거절 사례들을 빠르게 개선하고 관광업계 큰손인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의 복귀에 속도를 내는 방안도 정부가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