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만들어진 드라마… 뒤늦게 공개돼 시청률 주워 담는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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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추리소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 원작
영화를 방불케 하는 연출… 탄탄한 구성 돋보여

임유이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9-23 10:10:09

▲ 촘촘하게 짜인 극본과 영화를 방불케 하는 섬세한 연출, 여기에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져 시청률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는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 MBC

첫 회 시청률 2.8％로 출발한 MBC 금토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이 21일 기준 8.7%(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놀라운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이 드라마는 독일 작가 넬레 노이하우스의 소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 원작으로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살인 전과자가 10년이 흐른 후 그날의 진실을 밝히는 역추적 스릴러다.

주인공 고정우(변요한)는 수능을 마친 후 같은 반 여학생 두 명을 살해한 혐의로 징역 10년에 처해진다. 모든 증거가 그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지만 술에 취했던 고정우는 블랙아웃(일시적 기억상실)으로 사건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누가 여학생을 죽였는가 △마을 사람들이 숨기고 있는 비밀은 무엇인가 △10년 전 무슨 일이 있었는가가 이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다.

동화 ‘백설공주’는 착한 공주가 계모 왕비의 저주를 이겨내고 사랑을 완성하는 권선징악 스토리의 대명사다. 2010년 독일 최고의 추리소설가 넬레 노이하우스는 이 아름다운 동화를 뒤집어 누가 왕비이고 사냥꾼이고 난쟁이인지 끝까지 알 수 없도록 교묘한 장치를 심어 놓았다.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추리소설이 원작이지만 요즘 흥행작들의 특징인 속도감 있는 전개와 거리가 멀다 보니 드라마 초기에는 2％대라는 부진한 시청률로 출발했다. 그러나 3회부터 4%대 시청률을 회복, 현재 9%에 가까운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시청자 사이에서는 “고구마를 100개 먹은 듯 답답한 전개임에도 이상하게 끌린다”며 다음 회차를 손꼽아 기다리는 분위기다.

이 드라마의 촬영이 완료된 것은 무려 2년 전이다. 주인공 노정우 역을 맡은 변요한 배우의 모습이 유난히 앳돼 보이는 것은 이 때문. 완성도가 높음에도 자리를 찾지 못해 창고 대기 중이던 드라마가 세상에 공개된 것은 8월16일의 일이다.

하루가 다르게 모든 게 변하는 요즘 2년 전 이야기가 통하겠느냐는 우려와 동 시간대 SBS 드라마 ‘굿파트너’가 시청자 파이를 선점한 상황에서 큰 기대 없이 출발했지만 수작은 시대와 경쟁자를 뛰어넘는 법! 촘촘하게 짜인 극본과 영화를 방불케 하는 섬세한 연출, 여기에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져 시청률이 가파르게 올라가는 중이다.

총 14부작으로 제작된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은 종영까지 3회를 남겨두고 있다.

임유이 기자 ly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