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당정은 국정 추진력 회복에 집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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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지지율 20~30% 대 박스권 정치적 위기
윤 대통령의 불통·한 대표 독단 ‘리더십 흔들’
여론, 의·정 갈등을 부정평가 첫째 이유 꼽아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9-26 00:02:02

지금은 정부가 국정 추진 동력을 새롭게 회복해야 할 절체절명의 시기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로 상징되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20~30%대 박스권에 갇혀 심각한 정치적 위기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여권의 위기감이 고조된 가운데 2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여권 주요 인사 30여 명을 초청해 만찬을 가졌다. 만찬 취지는 표면적으로는 윤 대통령이 한 대표 등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를 격려하는 자리라고 했지만 꽉 막힌 정국의 돌파구를 찾고자 하는 성격이 강했다. 이에 한 대표가 이날 열린 윤 대통령과 당 지도부 간 만찬 회동 전 독대를 요청했고 대통령실에선 “독대는 별도로 협의할 사안”이라며 추후를 기약했다.

하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다. 만찬이 있기 전 처음 독대를 청한 시점에 그 사실이 언론을 통해 먼저 흘러나온 것에 대해 국힘 내부 등 여권과 보수 지지층에선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독대는 여당 대표가 대통령에게 민심을 전달하고 긴밀히 협의하는 자리다. 그런데 독대를 청했다는 사실 자체가 미리 공표돼 버렸으니 독대의 의미가 이미 퇴색해 버린 셈이고 향후 당정의 긴밀한 협의에 대한 기대감도 꺾여 버렸다.

이러니 ‘윤·한 갈등 증폭설’이 제기되고 있다. 4월 총선 정국 이후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간 갈등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고비마다 겨우 봉합은 이뤄졌건만 근본적인 관계 회복이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러 사안을 두고 당정 간 신경전이 벌어진 지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다시 이런 일이 불거졌으니 큰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지금은 무엇보다 3고(고물가·고환율·고금리) 파고로 인한 경제·민생 고통, 의료공백 장기화에 따른 국민의 피로감과 민심 이반 심화, 김건희 여사 및 채 상병 특검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을 축으로 뭉친 거대 야권의 입법 독주 등에 여권이 긴밀하게 대응할 때다. 이유야 어디에 있든 ‘윤·한 독대’는 성사되지 못했다. ‘빈손 만찬’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대통령실에서는 한 대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작지 않다. 당장 의대 증원 문제만 해도 충분히 대통령실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지만 외부에 해당 내용을 알려 갈등설을 키웠다는 것이다. 또 주요 이슈마다 대통령실이 추가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한 대표가 사전 조율하지 않고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혀 윤 대통령의 운신 폭을 좁아지게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감지된다.

하지만 현재 두 사람은 ‘운명공동체’다.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최저치에서 반등의 기미가 거의 없다.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의·정 갈등이 부정 평가의 첫 번째 이유로 꼽혔다. 의대 정원 확대라는 큰 원칙에는 국민이 공감하지만 그 방법이 너무 거칠고 정교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두 사람 모두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윤 대통령의 ‘불통’과 한 대표의 ‘독단’으로 의·정 갈등이 두드러져 보이는 건 아닌지도 돌아봐야 한다.

설상가상으로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이 표류하며 중재자로서 성과를 내지 못하는 등 여권 내 유력 차기 주자인 한 대표의 리더십도 흔들리고 있다.다.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그 공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지금은 차별화보다 운명공동체로서 난국 타개의 전기를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그것이 윤석열정부가 국정 추진력을 회복할 수 있는 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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