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조국 압박해달라”… 이란 여성운동가 UN 향해 옥중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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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노벨평화상 수상자 나르게스 모하마디

2021년 테헤란 거리 시위때 체포돼 수감 중
이번 옥중 서신으로 또 형량 추가될지 주목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9-25 16:34:07

▲ 작년 10월 노벨평화상을 옥중 수상한 나르게스 모하마디(아래)와 그녀를 대신해 노르웨이 오슬로 수상식에 참석한 쌍동이 자녀. 노벨위원회

지난해 옥중에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이란 여성 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52)가 유엔 총회를 맞아 국제사회에 이란 정부를 압박해달라는 메시지를 냈다. 테헤란의 에빈 교도소에 수감중인 채 24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몽드를 통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등 각국 정상에게 서한을 띄운 것이다.

모하마디는 “중동과 이란의 민주주의와 평화를 달성할 유일한 수단인 ‘인권 존중’을 (이란과의) 모든 협상 전제 조건으로 요구하라”고 촉구했다. 7월30일 취임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이번 유엔 총회에 참석해 있다. 모하마디는 “말이 아닌 구체적·효과적인 행동이 필요한 때”라며 이란 내 사형 집행 중단, 정치범·양심수 석방, 이란 여성과 시민사회단체 탄압 종식 등을 위해 세계 리더들이 나서 달라고 호소했다.

모하마디는 지난 20여 년간 다섯 번의 유죄 판결과 총 31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019년 반정부 시위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2021년 열린 거리 시위 때 체포된 이래 수감 중이다. 노벨위원회에선 이란 여성의 인권과 자유를 위한 투쟁에 앞장선 것을 기려 지난해 10월 그녀를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당시 옥중 수상 소감과 노르웨이 오슬로 시청에서 열린 시상식에 어머니 대신 참석한 17세 쌍둥이 남매(키아나·알리)가 눈길을 끌었다.

이들을 통해 수상소감을 전한 모하마디는 “억압·탄압·차별·폭정에 맞선 자랑스러운 수백만 명의 중동 여성 중 한 명”으로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풍성한 문명을 보유했던 나라가 지금은 전쟁·테러리즘·극단주의에 사로잡힌 종교(이슬람) 세상이 됐다”고 개탄하면서도 “하지만 이란인들은 끈질기게 장애물과 폭정을 극복해 낼 것”이라며 희망을 말했다. “히잡 강제 착용이란 종교적인 의무도 전통문화도 아닌, 권위와 복종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시상식 무대엔 모하마디를 위한 ‘빈 의자’가 마련돼 있었다. 대리 수상에 나선 키아라와 아리는 “어머니 형량이 10년이나 남았다”며 “이렇게 연설문을 보내는 등 뭔가 할 때마다 늘어난다”고 전했다. 또한 “어머니는 항상 우리 마음속에 있다. 여성의 자유를 위한 투쟁과 운동은 그만큼 가치가 있기에 (희생을) 받아들였다”는 말로 세계인의 심금을 울렸다. 이번 유엔 총회를 향한 메시지로 또 형량이 증가할지 주목된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