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Talk] 북·러 ‘동반 핵실험’ 레드라인 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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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러 쇼이구 서기 접견… 나토와 충돌 대비 시그널

곽수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9-26 00:02:30

북한과 러시아가 2024년이 지나가기 전 동반 핵실험을 감행하는 초강수를 둘 수 있다는 전문가의 전망이 지난해 연말부터 나왔다. 그리고 최근 들어 북·러가 핵실험을 할 것 같은 징조가 계속 포착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반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작년 12월 통일연구원이 개최한 ‘2024년 한반도 전세 전망’에서 현승수 통일연구원 부원장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반(反)미 국가들과 규합해 여러 퍼포먼스를 보여 줄 것으로 내다봤다.

현 부원장은 특히 러시아가 2023년 11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을 탈퇴한 사실을 언급하며 미국과 서방을 상대로 핵실험이라는 벼랑 끝 전술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또 러시아가 핵 도발을 할 경우, 북한이 공조 차원에서 7차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예견된 북·러 동반 핵실험의 시기가 드디어 다가온 것일까. 최근 들어 양측이 핵실험을 감행할 것 같은 정황이 감지됐다.

19일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의장은 “서방 미사일이 러시아를 공격하면 핵무기가 동원되는 세계대전이 뒤따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볼로딘 의장은 “유럽인들은 러시아의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인 ‘RS-28 사르마트’가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에 도달하는 데 3분20초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외교수석인 에마뉘엘 본은 최근 러시아의 핵 태세 발언과 중·단거리 미사일 배치 위협 등을 보면 “상황이 러시아의 핵 사용 기준점에 근접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더 큰 문제는 러시아가 북한이 핵실험을 포함한 최대 군사도발을 감행하도록 독려한다는 점이다. 미국 NBC방송은 5월24일 바이든 행정부의 고위 관계자 6명의 발언을 인용해 북한이 11월 미 대선 직전에 푸틴 대통령의 재촉을 받아 최대한의 도발적인 군사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북한은 이달 13일 핵탄두 제조에 사용되는 우라늄 농축시설을 처음 공개했다. 그리고 18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여러 발 발사했다. 탄두 중량을 4.5t까지 늘린 신형 SRBM을 바다가 아닌 내륙에 발사한 것이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발 수위를 점차 높이고 있는 모양새다.

이 과정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다. 러시아의 친(親)정부 성향 매체 차르그라드는 이를 두고 “외교적 게임의 시간이 끝났다는 첫 신호”라며 “더는 레드라인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의 충돌에 대비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즉, 북한과 러시아가 규합해 서방과 맞서겠다는 신호를 처음으로 보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북·러의 군사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위협적으로 체감되고 있다. 미국 대선이 코 앞으로 다가왔고, 영국과 미국은 최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 깊숙이 공격할 수 있도록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허용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핵무기 사용 기준을 정한 ‘핵 독트린(교리)’을 수정 중이다. 여기에 러시아 안보 담당자인 쇼이구의 방북은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보여 준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강한 입김에 러시아와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지 않을 것이란 반박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