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독사’는 고령화사회가 보내는 심각한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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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문제 아닌 사회 구조적 문제로 인식해야
영국처럼 ‘외로움’ 담당 부서 신설해야 할 수도
공동체 구성원 모두 서로의 삶에 관심 갖기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23 00:02:01

고독사의 문제는 이제 단순한 개인의 불행을 넘어 우리 사회 전체의 심각한 문제로 자리 잡았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4년 고독사 사망자 실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3661명이 아무도 모르는 상태에서 홀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사망자의 1.04%에 해당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사회적 고립 상태에서 자살이나 병사로 임종을 맞는 경우를 의미하는 고독사는 특히 50·60대 중장년층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50대와 60대의 고독사 사망자는 각각 970명·1004명으로, 전체 고독사 사망자의 절반을 넘어섰다. 이는 사별·이혼·알코올 중독 등과 관련이 깊다. 전문가들은 이 연령층이 은퇴나 실직으로 사회적 관계가 단절되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고독사는 중장년층만의 문제가 아니다. 청년층에서도 고독사의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취업 실패나 생계 문제로 혼자 사는 청년들이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하면서 고립된 삶을 살게 되고, 이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20대의 극단적 선택 비율은 59.5%에 달해 다른 연령대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청년을 대상으로 일자리 제공과 고용복지 강화 정책뿐 아니라 정서 안정을 위한 대책이 시급함을 보여 준다.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세대별 맞춤형 정책이 필수적이다. 50대와 60대에게는 공동체 생활 지원이 필요하며, 20대와 30대에게는 정서적 지원이 중요하다. 또한 70대 이상 세대에는 경제적 지원과 함께 생활 안전망을 강화하는 정책이 요구된다.

고독사가 발생하는 장소는 주택·아파트·원룸 등으로, 대부분의 경우 혼자 사는 공간에서 일어난다. 가족이 아닌 경비원이나 임대인 등에 의해 고독사가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는데, 이는 가족 간의 유대 관계 약화를 의미한다. 사회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올해 7월부터 고독사 예방 시범사업이 전국 모든 지자체로 확대되어 정부와 지자체 등이 다양한 사업을 통해 고독사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결국 고독사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구조적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가족 간의 유대 관계 약화와 공동체의 붕괴 등은 고독사를 초래하는 주요 원인이다. 따라서 정부와 지역사회가 함께 힘을 모아 사회안전망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고독사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고독사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1인 가구의 급증이다. 지난해 기준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35.5%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 사회가 사회적 고립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은 구조가 돼 가고 있다는 걸 말해 준다. 1인 가구가 ‘고립 가구’가 되지 않도록 하는 정책 마련이 요구된다. 필요하다면 영국의 경우처럼 ‘외로움’을 담당·관리하는 부를 신설해야 할 것이다. 영국은 2018년 1월 고독 문제를 전담하는 ‘외로움부'(Ministry of Loneliness)’를 만들어 고독 문제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리 사회가 고독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지자체의 정책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공동체 내에서 따뜻한 시선과 손길로 서로를 보살피는 자세가 필요하다. 가족·친구·이웃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사회적 연대를 통해 고독사를 예방하는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고독사가 더 이상 늘어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함께 책임을 져야 할 때다. 고독사 없는 사회, 즉 크고 작은 공동체의 구성원 모두가 서로의 삶에 관심을 갖고 함께하는 사회야말로 개개인이 행복한 사회이기 때문이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