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Talk] 국정감사에서 동네북 된 ‘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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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23 00:02:30

국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1위 ‘배달의민족’(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집중 포화를 맞았다. 중개수수료율 인상과 최혜 대우 요구 등이 문제로 꼽혔다. 중개수수료 인상 문제는 배민뿐만 아니라 쿠팡이츠도 국감에 출석해야 하지만 여당 의원들의 반대로 강한승 쿠팡 대표가 증인 명단에서 빠졌다.

배달 수수료 문제는 배달플랫폼 1·2위인 배민과 쿠팡이츠가 정부가 주재하는 ‘배달 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에 적극 참여해 배달 수수료를 논의해야 한다. 그러나 쿠팡이츠는 협의체 출범 후 석 달 동안 구체적인 상생안을 한 번도 제시한 적이 없다. 배민은 배달 수수료 상생안을 제시한 상황이다.

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감에서 김명규 쿠팡이츠 대표가 배달앱이 입점 식당으로부터 중개수수료를 지나치게 많이 걷는다는 의원들의 지적이 잇따르자 상생협의체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감장에선 참여 의지를 밝히고, 실제 실무에선 나몰라라 하는 식이다.

배민은 상생협의체 8차 회의에서 매출 상위 △1~59% 점주는 9.8% △60~79% 점주는 6.8% △나머지는 2.0%로 수수료를 차등 적용하는 상생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쿠팡이츠 상생안에는 수수료율이나 운영 방식 등은 담기지 않았다. 또 과도한 수수료라는 비판이 나오는 무료 배달 중개 수수료율을 내리는 방안도 포함되지 않았다.

수수료 외에도 입점 단체 측이 메뉴 가격을 경쟁사와 같거나 싸게 맞춰 달라는 최혜 대우 요구를 중단하라고 하자 쿠팡이츠 측은 “(그런 요구를) 하고 있지 않다”고 부인했다고 한다. 이에 배민 측이 최혜 대우 관련 내용이 담긴 쿠팡이츠 입점 계약서 등을 공개하며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열린 정무위 국감에서 함윤식 우아한형제들 부사장도 최혜 대우에 대해 “경쟁사가 먼저 해서 부득이하게 따라한 것이다”고 해명했다.

상생협의체가 이달 안에 상생안을 도출할 수 있을지, 그 상생안이 얼마나 실효성을 가질지 의문이다. 강제가 아닌 자율 규제 방식이기 때문이다. 배달앱 책임 공방 속에서 자영업자·소비자가 겪는 이중가격제 논란이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이중가격제는 동일 식품(메뉴)에 대한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이 다른 것을 말한다.

한솥도시락 관계자는 “가맹점이 배달 매출 비중의 약 30%를 배달 플랫폼에 지불하게 돼 가맹점 수익이 남지 않는다”면서 “이중가격제를 도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롯데GRS·롯데리아·KFC·맥도날드 등 버거 프랜차이즈를 시작으로 외식업계 전반이 ‘이중가격제’ 도입에 나서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배달 생태계가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다. 배달 수수료가 오르면 프랜차이즈·외식업계가 울며 겨자먹기식 중개 수수료·배달비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소비자는 매장보다 더 비싼 가격의 음식을 시킬 수밖에 없다. 그러면 소비자는 배달 주문을 줄일 것인데 이것은 결과적으로 외식업계 수익 악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