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실존적 안보 위협 북한군의 우크라이나전 파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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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北에 첨단 군사기술 등 넘길 가능성
韓 ‘우’에 살상무기 지원 시 한·러 관계 타격
北 도발 시 ‘즉강끝’ 대응한다는 자세로 대비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21 00:02:02

북한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돕기 위해 파병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한반도 안보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북한과 러시아가 공조를 넘어 동맹 수준의 군사 협력에 이른 현실은 국제사회뿐 아니라 우리를 향한 실존적 안보 위협이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북한이 이미 1500명의 특수부대 병력을 러시아에 보냈고, 곧 2차 파병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최정예 특수작전부대인 11군단, 이른바 ‘폭풍군단’ 소속 4개 여단 총 1만2000여 명 규모의 병력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언급했듯 북·러 군사 밀착이 군사물자의 이동을 넘어 실질적 파병으로까지 이어진 현 상황은 우리나라를 넘어 국제사회를 향한 중대한 안보 위협이다.

핵과 미사일을 앞세운 북한의 계속되는 위협으로 한반도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이 범위를 넓혀 강화되고 있다는 것은 여간 큰 걱정거리가 아니다. 인명 손실을 전제로 한 북한군의 파병 자체가 갖는 상징성이나 러시아와 공조해 전투를 치른다는 사실 자체에 내포된 메시지가 있다. 러시아로서는 상당한 대가를 반대급부로 줘야 한다는 압박이 심해질 수 있다.

러시아는 지금까지 무기를 받는 대가로 건넸던 것보다 훨씬 가치 있는 군사기술 등을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예컨대 북한이 아직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과 다탄두 유도화 기술 개발 등을 러시아가 도울 수도 있다. 이뿐만 아니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를 위한 핵잠수함 건조 기술, 군사정찰위성 관련 추진체·위성체 기술 등의 이전도 거론된다.

더욱이 북한이 러시아를 위해 파병한 것처럼 한반도 유사시 러시아가 북한을 돕기 위해 군사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이 커졌다. 러시아라는 든든한 뒷배를 내세워 북한의 도발 행태가 더욱 과감해질 가능성도 있다. 한미동맹과 북·러동맹의 대결구도가 한반도에 선명하게 자리 잡을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북한군이 러시아에서 한국전쟁 이후 사실상 하지 못했던 실전 경험을 쌓는다는 점도 우리에겐 위협이 되는 요소다.

이런 상황이기에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은 국제사회에 대한 명백한 위협으로 규탄 받아 마땅하다. 북한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에 쓸 무기를 러시아에 판매하는 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위반이다. 안보리 결의 제1874호와 제2094호에 따라 유엔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은 모든 무기 수출이 금지돼 있다. 더구나 러시아군에 북한군을 배치한다는 것은 분명한 범죄 행위다.

한심한 건 러시아다.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다. 안보리의 핵심 일원이 유엔 합의를 깨는 초유의 일이 발생하고 있다. 국제적 지위에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남북한 중 어느 쪽이 중요한지 잘 생각할 필요가 있다.

북·러 관계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료 여부와 관계없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란 점에서 북핵 문제, 정부가 회복을 기대하며 관리해 온 한·러 관계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북한군 참전에 대응해 나가기로 했는데, 여기엔 러시아가 한·러 관계의 ‘레드라인’(넘어선 안 될 선)으로 설정해 온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우리는 의연하게 대응하되 만일 북한이 도발하면 ‘즉강끝(즉시·강력히·끝까지)’ 대응한다는 자세로 대처해야 한다. 정부와 군은 어느 때보다 엄중한 안보 현실에 대해 물 샐 틈 없는 방어 태세를 갖추고 무모한 행동에 대해선 즉각 응징해 국민 생명과 재산을 지키길 당부한다. 물론 정부는 우방국과 공조하고 필요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할 것이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