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명사들] “1등보다 1호 지향” 국내 SW 산업 선도 조현정… 교육에도 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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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삼성동 -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

이동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17 18:00:36

1990년대 3차 산업이 떠오르면서 서비스 및 정보·통신 등이 국가 경제의 새로운 축으로 급부상했다. 이를 기반으로 2000년대 들어 벤처 붐과 함께 정보기술(IT) 산업이 새로운 경제발전의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당시 국내 경제는 인터넷 전용망 보급과 함께 벤처기업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산업구조가 첨단 분야로 한 단계 고도화되던 시기였다. 국내 소프트웨어(SW) 산업의 기반을 닦고 산업을 일군 벤처 1세대 기업 중 대표적인 곳이 비트컴퓨터다.

비트컴퓨터는 소프트웨어 개념은 물론 관련 산업 자체가 생소하던 1983년 설립돼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척박한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 시장에 진입해 3차 의료기관부터 의원급 의료기관까지 다양한 규모의 의료기관에서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개발·공급해 성장했으며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을 받는다.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 선구자’로 불리는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은 경남 김해에서 태어나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 중학교 2년 때 상경해 가전 수리공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고등학교를 검정고시로 졸업한 후 인하대 전자공학과 재학 시절 연구실을 배정받았고 3학년 때인 1983년 자본금 약 450만 원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비트컴퓨터를 설립했다. 당시 국내에 소프트웨어 개념조차 확실히 정립되지 않았었고 관련 업종에 대한 사업자 분류 코드조차 없던 시기였다.

대학생 벤처 1호·소프트웨어 전문 회사 1호로 설립된 비트컴퓨터는 서울올림픽이 개최된 1988년 국내 최초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인 서울올림픽 성화 봉송 및 문화예술 축전 전산화 프로그램을 개발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조 회장은 ‘1등보다 1호를 지향한다’는 독특한 발상을 모토로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다양한 1호 사업을 개척했다.

첨단 IT 기술이 필요하고 의료지식 없이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인 의료분야에 매력을 느껴 자체 개발한 솔루션 및 기술을 이용해 전자의무기록·처방전달 시스템·원무관리 시스템 등과 함께 통합의료정보 시스템을 개발해 공급했다.

통합의료정보 시스템의 성공을 발판으로 1997년 코스닥 시장에 입성해 병원급 의료정보솔루션 구축·의원급 의료정보 솔루션·의약품 정보사이트의 높은 점유율 등을 통해 의료정보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또한 조 회장은 국가 공헌사업의 일환으로 1990년 비트스쿨을 설립해 최고 실력을 갖춘 고급 소프트웨어 개발자 양성은 물론 사재를 털어 장학재단도 세워 미래 인재들을 키웠다.

비트스쿨은 대학 전공 필수 시간의 2배에 해당하는 1800시간을 6개월간 집중 교육하는 국내 최고 수준의 IT 전문 교육기관으로 평가받는다. 조 회장은 “부족한 실력으로 열심히 일하면 기업과 국가를 망친다”며 원생을 혹독하게 훈련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한편 조 회장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 단독주택 한 채를 1999년 8월 매입했다. 대지면적 517.7㎡(약 156.60평)·연면적 346.22㎡(약 104.73평) 규모다.

지하 1층~지상 2층의 구조이며 대지 시세는 평(3.3㎡) 당 1억 원 수준으로 건물 가치를 합하면 16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단독주택은 정·재계 유명 인사들과 연예인이 거주해 ‘한국판 비버리힐즈’로 불리는 고급 주택단지 안에 있다. 남쪽으로 봉은사·경기고가, 북쪽으로는 지하철 7호선 청담역과 가까워 교통 입지와 주거 환경이 우수하다.

이동원 기자 dw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