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복귀 앞두고 어수선한 유럽, 다급한 美 바이든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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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연정 붕괴 조짐… 복지예산 등 둘러싼 내홍
러 “미 대선 결과에 환상 없다… 지켜볼 것”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07 17:30:20

▲ 올라프 숄츠 총리(SPD)는 6일 저녁(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크리스티안 린드너 재무장관(FDP) 해임을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에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신호등' 좌우 연정 붕괴가 예상된다. 복지 중심의 사회민주당 소속 숄츠와 친기업 성향의 자유민주당 소속 린드너 간 불협화음이 우크라이나전쟁 타격으로 본격화했다. 연합뉴스

▲ 6일 저녁(현지시간) 해임된 것으로 알려진 크리스티안 린드너 재무장관(FDP). 친기업 성향의 자유민주당 대표인 그는 복지예산이 중요한 사회민주당 소속 올라프 숄츠 총리와 대립해 왔다. 연합뉴스

한때 미국 다음가던 경제대국 독일이 휘청거리고 있다. 복지 및 경제 정책을 둘러싼 내홍 끝에 신호등(빨강·사회민주당·SPD, 노랑·자유민주당·FDP, 초록·녹색당) 연립정부가 사실상 붕괴할 분위기다. 중국 시장에 대한 과도한 의존 후폭풍과 함께 우크라이나전쟁 이후 값싼 러시아산 에너지 단절에 따른 고통이 결정적이었다.

올라프 숄츠 총리(SPD)는 6일 저녁(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크리스티안 린드너 재무장관(FDP) 해임을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에게 요청했으며 내년 1월15일 연방의회에 자신에 대한 신임투표를 부치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숄츠는 내년도 예산안 관련 타협안을 린드너가 거부했다며 “무책임한 행동” “자기 지지자와 당의 생존에만 관심을 둔 이기주의”로 맹비난했다.

린드너의 복지예산 삭감·법인 감세 등이 신호등 연정의 정책 기조와 근본적으로 어긋난다는 게 숄츠의 주장이다. 현지 매체들은 FDP 소속 다른 각료들도 사임할 것이라며 FDP의 연정 탈퇴를 기정사실화했다.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은 “좌파 SPD, 더 좌파 녹색당과 그보다 훨씬 오른쪽의 FDP 간 긴장은 시작부터 부담이었다”고 지적했다.

의회가 숄츠 총리를 불신임하면 대통령이 의회를 조기 해산하고 내년 9월로 예정된 총선을 앞당길 수 있다. 의회 신임을 얻을 경우 SPD와 녹색당이 소수 정부를 유지하거나 야당의 협조를 받을 수 있다. 연정 경제정책 책임자인 로베르트 하베크 경제·기후보호장관(녹색당)과도 친환경 보조금 등을 두고 노선 갈등을 빚었다.

한편 미국 조 바이든정부는 이미 승인된 우크라이나 재원을 내년 1월20일 이전에 신속 전달할 방안을 추진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 취임 전에 60억 달러(약 8조4천억 원) 이상의 예산을 집행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포탄 등 확보와 이동에 수개월이 걸리며 트럼프가 물자 수송 중단을 명령할 수 있다.

미 대선 결과 관련해 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에서 “아무런 환상도 없다”며 트럼프 승리를 “바이든 대통령의 직무수행 결과에 드러난 미국인의 불만”이라고 꼬집었다. 타스·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신중히 분석 관찰한 뒤 구체적인 단어들과 조치들에 근거해 결론 내릴 것”이라며 “분쟁 종식이 하룻밤에 이뤄질 수 없지만 미 외교 정책의 방향을 바꿀 수는 있다”고 말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 역시 국영 로시야24 방송에서 “구체적인 행동들이 뒤따라야 할 것”을 강조했다.

푸틴의 복심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 또한 텔레그램에 “뼛속까지 사업가인 트럼프가 ‘군식구들’에게 돈 쓰기 싫어한다는 게 우크라에겐 나쁜 소식”이라고 지적했다. 알렉세이 체파 하원(국가두마) 국제문제위원회 1부위원장은 러시아 매체 렌타에 “전황이 이미 우크라이나에 매우 어렵다”며 “탈영·이민의 급증”과 서방의 분열을 예상하는 가운데 자국 이익 우선주의의 푸틴과 트럼프가 협상에 나설 전망도 제기된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