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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에 엘비스 프레슬리(1935~1977)라는 가수를 무척 좋아했다. 특히 ‘Love me tender’라는 곡을 유난히 좋아했고 그의 개다리(?) 춤을 흉내내던 기억이 있다. 귀밑에서 턱까지 이어진 구레나룻은 뭇 여성의 가슴을 설레게 하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당시에는 ‘구렛나루’라고 했다. 공부를 하면서 그것이 구레나룻(귀밑에서 턱까지 잇따라 난 수염)의 잘못된 표현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구레’는 ‘굴레’에서 유래했다. 굴레는 소나 말 따위의 목에서 고삐에 얽은 줄을 이르는 말이다. ‘나룻’은 수염의 순우리말이다. 즉 구레나룻은 ‘소나 말에 씌우는 굴레처럼 길게 이어진 수염’이란 말이다.
예전에는 나룻과 거웃을 구분하지 않았던 것으로 본다. 고어 사전을 보면 ‘거웃 자(髭), 거웃 염(髥)’이라고 하여 코밑 수염(髭)과 구레나룻(髥)을 구분하지 않고 ‘거웃’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현대에는 사람의 생식기 주변에 난 털만 ‘거웃’이라고 한다. 예문으로 “화면에서는 벌거벗은 두 남녀의 거웃 부분이 부옇게 처리되어 잘 보이지 않는다”와 같은 것이 있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명예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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