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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미 파나마 당국이 운하 관리를 맡아 온 홍콩계 업체와의 계약 해지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운하 환수' 위협의 단초가 된 게 중국의 영향력 확대 우려였는데, 반트럼프 시위 등 거세게 반발하던 파나마가 빠르게 태도를 바꾼 셈이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호세 라울 물리노 정부가 파나마 운하 5개 항구 중 2곳의 운영권을 보유한 홍콩계 CK 허치슨 홀딩스의 자회사(Hutchison Ports PPC)와의 관계를 정리할 수 있을지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익명의 취재원을 인용한 블룸버그 기사에 따르면 파나마 정부에서 '소송 없이 적법한 절차로 계약을 중단할 수 있는 방안'을 살피고 있다. CK 허치슨 홀딩스 자회사는 파나마운하 양 끝단 지역의 발보아와 크리스토발 등 2개 항구를 운영한다. 2021년 파나마 당국과의 계약(연장)을 통해 2047년까지 운영권을 확보해 놓은 상황이라고 현지 일간 라프렌사파나마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취임 전후 연설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여러 차례 파나마운하 환수 의지를 밝혔다. "중국이 파나마운하를 통제하고 있으며 이는 1999년 미국·파나마 간 조약 위반 사항"이라는 주장이다. 전 세계 해상무역의 핵심 통로인 파나마운하는 1914년 처음 개통됐다. 엄청난 비용과 인력이 소요됐고 공사 중에 2만8000여 명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이 파나마와 조약을 맺어 건설한 뒤 80년 넘게 관리·통제하다가 '영구적 중립성' 보장 준수 등을 조건으로 내걸고 1999년 12월 31일 정오를 기해 파나마에 운영권을 넘겼다.
2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지로 파나마를 찾아 파나마운하를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했다. 중국 영향력을 줄이기 위한 실제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주권 사항이니 논의대상이 아니라며 강경하게 나오던 물리노 대통령이었으나 "미국 측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한 기술적 수준의 검토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며 한 발 물러선 입장을 보였다. 루비오 장관 방문 중에 반미·반트럼프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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