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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원과 한 여인의 만남...'))
정길연의 ‘안의, 별사’는 연암(燕巖) 박지원과 한 여인의 만남과 이별을 다룬 장편 역사 소설이다. ‘안의에서 이별하는 이야기’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이용후생의 실학자이자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작가인 연암과, 안의현(경남 함양 안의면)으로 낙향한 과수 연주가가 번갈아 화자로 나선다.
저자가 고백하듯 이 소설은 연암에 대한 연모의 정으로부터 시작된다. 연암 박지원, 하면 ‘허생전’ ‘열하일기’를 쓴 조선 후기의 대표 문사로 훗날 손자인 박규수와 근대 개화파 청년들로 이어지는 이용후생의 실학자로 사람들은 기억한다.
연암은 출신만 보면 노론 상류층의 자제로 주류 중의 주류다. 하지만 실제 행실은 이단이었다. 문체반정의 트리거가 된 ‘열하일기’의 문장들은 평생 논란이 되었고 그를 오래 괴롭혔다.
젊은 시절의 연암은 주견이 확실하고 사리에 어긋나는 것을 참지 못했다. 그럼에도 여러 저작들에서 보듯 이용후생으로 보국안민을 꾀해야 한다는 목적의식은 투철했으니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첨예할 수밖에 없었다.
낮에는 객기를 부리고 밤에는 우울증과 불면증 속에서 고뇌하던 젊은 시절이었다. 중년이 되어 가족들을 병으로 여럿 잃었다. 그 일로 원숙해졌다기보다는 다소나마 무던해진 성품으로 관직에 올랐으니 이런저런 사무직을 거치다 안의현에 부임한 것은 그의 나이 55세 때 일이었다. 소설은 이 시점에서 시작한다.
책은 위대한 문사에 대한 거대한 사심으로, 올곧게 쌓아 올리는 플롯과 치밀한 문헌 고증으로 객관성을 놓치지 않는다. 문장 또한 한땀 한땀 자수 놓듯 정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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