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제의 위헌 여부를 다투는 헌법소원심판 사건이 2023년 10월 접수된 이후 1년 반 넘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청구인 대리인 이호선 국민대 법대 학장은 오는 6월 3일 대통령 선거 이전에 본안 심판 및 효력정지가처분에 대한 신속한 결정을 촉구했다.
25일 이 학장은 스카이데일리에 “헌법재판소가 아무런 심리 없이 사건을 방치하는 것은 직무 유기이며 헌법 수호 기관으로서의 사명을 망각한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학장은 “선거는 국민 주권의 핵심 수단으로, 이에 대한 신뢰가 헌정질서의 정당성과 헌법기관의 존립 근거가 된다”고 주장했다.
이 학장에 따르면, 헌재는 헌법재판소법 제38조에 따라 사건 접수일로부터 180일 이내에 종국결정을 내려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지난해 6월 19일로 예정된 법정기한을 훨씬 넘긴 지 303일, 접수일 기준으로는 483일이 지난 상황이다.
이 학장은 “지금까지 이 문제를 본안심판에게 부쳐 놓고도 아무런 심리 없이 방치하고 있는 것은 귀 재판소의 사명을 망각한 것”이라며 “작금의 석연찮은 정치적 성향에 가까운 처신과 비교할 때 매우 유감스러운 처사, 나아가 헌법 수호 기관임을 빙자해 제대로 된 헌정질서의 문을 가로막고 있지는 않은지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사전투표제의 합헌 여부가 지연돼야 할 사안이 없으며 사유조차 명확하지 않다는 게 이 학장 주장의 요지다. 특히 사전투표용지에 부착된 QR코드를 통한 유권자 식별 가능성으로 비밀선거권 침해 우려, 사전투표와 본투표 간 시차로 인한 실질적 평등 원칙 위배, 주권 행사 동일 시점 원칙 훼손 등 헌법적 가치 침해 문제 등 국민의 선거권과 헌정질서에 심각한 혼란과 불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헌재에 명확한 지연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헌재의 신속한 판단을 촉구한 그는 “최근 헌법재판소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지명한 헌법재판관 2명 사건을 접수 7일 만에 효력정지가처분 인용 결정을 내린 것과 비교하면 사전투표제 사건 지연은 이해할 수 없다”며 “국민의 절반이 불신이 있는 선거제도에 대한 헌법적 차원에서의 불신 해소를 통한 사회통합과 선거에 대한 승복 유도가 헌재 구성의 헌법적 정당성 논란 불식의 이익보다 적냐”라고 되물었다. 이어 “정말 이렇게 하찮은 사건이냐. 만일 그렇게 판단한다면 당신들은 그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다”고 직격했다.
이 학장은 지난해 12월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당시 선거제도 불신이 명분 중 하나였음을 상기했다. 윤 전 대통령 탄핵 사유의 절반이 헌재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그는 “헌재가 법정기한 내 결정을 내렸다면 계엄 선포 명분이 사라졌을 것이고, 헌재 재판관들의 직무 유기가 헌정질서 위기 사태의 원죄를 제공했다는 역사적 평가를 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학장은 “위반 행위의 실마리는 헌재가 제공한 것이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파면 이유와 결정의 절반은 귀 재판관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헌법 위반을 가리키는 손가락이 누구를 향하여 있는지 똑똑히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나마 지은 죄에 대해 속죄하는 길은 헌재가 이번 대선 전에 사전 투표를 둘러싼 논란을 헌법적 차원에서 일단락 짓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 학장은 “이 모든 혼란을 은근히 즐기고, 사회가 분열되고 파괴되는 것에 내심 쾌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면 헌재가 헌법수오(憲法受汚)자 아닌 헌법수호자로서 양심과 용기를 갖고 대선 전에 사전투표문제에 대하여 종국결정이 어렵다면 어떤 형태로건 최소한 가처분인용 여부 결정만이라도 내려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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