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유가가 하락세에 접어든 가운데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공격적인 증산 정책에 나섬에 따라 추가적인 유가 하락이 기대되고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달러 떨어지거나 절반 수준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다.
22일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2025년 1월 4주 배럴당 82.6달러를 기록한 이후 1월 5주 80.9달러로 하락했고 2월 1주에는 78.0달러까지 떨어졌다. 2월 2주와 2월 3주는 각각 78.2달러와 78.4달러로 소폭 상승했으나 배럴당 80달러 아래에서 형성되고 있다.
러시아 내 송유관 시설에 대한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과 미국 한파에 따른 석유 생산량 감소 등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종전 기대감이 커지면서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글로벌 투자은행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대러 제재 완화로 시장 공급이 늘어날 경우 브렌트유가 배럴당 5달러에서 10달러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브렌트유 하락만을 예상했으나 원유 공급이 안정되면서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역시 큰 폭의 하락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화석연료 친화 정책을 추진하는 것도 국제유가의 추가적 하락 또한 기대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당선 이전부터 ‘드릴 베이비 드릴’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화석연료 시추·채굴량을 대대적으로 늘리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 초에도 유가를 낮추겠다고 말했다.
유가 정보업체 OPIS의 톰 클로자 글로벌 에너지 분석 책임자는 2024년 트럼프 대통령의 화석연료 친화 정책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주요 석유 생산국 기구인 OPEC+가 유가 방어를 위해 기존에 예고했던 감산을 계속 연기하고 있기는 하지만 미국의 증산 정책으로 원유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계속 증산을 미루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월드컵과 올림픽 등 주요 스포츠 행사와 네옴시티 건설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기 때문에 자금 확보를 위해서라도 원유 시장 점유율을 찾아올 필요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가 하락은 국내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희소식으로 분류된다. 원유를 통해 생산하는 제품의 원가가 줄어들고 유가 하락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소비 증대 효과 또한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유가 하락이 전기차나 배터리 등 친환경 산업에는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2022년 국제유가 상승 당시 배터리의 주요 원료인 리튬 가격이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급등해 원가 부담이 커진 사례도 있는 만큼 국제유가와 배터리 산업 업황이 반드시 반비례하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원유 증산에 그치지 않고 전기차 보조금 폐지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전기차 및 배터리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시간이 더 지나 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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