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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비명계 인사들과의 연쇄 회동에 나서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유권자들 앞에서 포용의 스탠스를 취하는 한편 비명계 ‘합종’을 깰 ‘연횡’도 노리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이 대표는 13일 ‘친문 적자’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만난데 이어 21일 ‘비명횡사’ 당사자 중 한 명인 박용진 전 의원과 회동했다.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배석자 없이 이 대표와 오찬을 가진 박 전 의원은 “총선 과정에서의 일들이 제게는 모진 기억이지만 이렇게 웃는 얼굴로 맞이할 수 있게 된 걸 다행이라 생각한다”는 뼈 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이 대표는 “당의 일을 하다 보니 내 손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아 저도 힘들다. 박 의원이 가슴 아픈 걸 안다”고 말했다. 또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이 지금 위기 상황을 잘 극복하는 게 아닐까 싶다. 그 속에 박 의원 역할이 있을 것이고 그 역할을 하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 전 의원은 “정치인에게는 세 가지 용기가 있다. 자기 권한을 절제하고 지지층은 바라지만 공동체에 도움 되지 않으면 노(No)라 얘기할 수 있으며 대의를 위해 손 내밀 줄 아는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1극 체제’ 및 ‘개딸’ 청산과 비명계 포용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후 대화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1시간40분가량의 대화 뒤 기자들과 만난 박 전 의원은 “2030세대의 국민이 볼 때 민주당의 말·행동이 달라 정치적·도덕적 ‘내로남불’ 사례가 너무 많이 쌓였다”며 “이를 두고 낡은 정치라 말하니 그런 면에서 세대교체와 586정치 청산이 필요하다는 소신을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박 전 의원이 이 대표의 협조 요청을 받아들였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 대표는 24일에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만난다. 27일에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28일에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마주할 예정이다. 김경수 전 지사·박용진 전 의원·김부겸 전 총리·임종석 전 실장·김동연 지사 모두 비명계로 분류된다.
이 대표의 비명계 연쇄회동은 유권자들에게 비명계 포용 스탠스를 과시하는 한편 비명계 결속을 깰 ‘연횡’도 노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비명계 인사들과의 개별 만남을 통해 비명계의 상호 불신을 야기하려 한다는 추측이다. 가령 비명계 A인사가 이 대표와 비공개 독대를 가질 시 다른 비명계 인사들로서는 두 사람 사이에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알기 힘들다. 다만 친명계는 ‘연횡설’ 등은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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