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감옥 갇힌 장성들 인권·방어권 보장 길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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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인권위 尹방어권 보장 안건이어 軍 사령관들
‘인권·방어권 구제 신청’ 18일 군인권위 소위원회 열려
“지하 시설 구금” 사령관둘, 감금 시설 긴급 조사 이뤄져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2-17 16:06:23

▲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병력을 투입하고 사전모의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문상호 정보사령관이 지난해 12월20일 오후 서울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윤석열 대통령의 방어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의 안건을 가결한 것에 이어 ‘12.3 비상계엄’으로 구속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이 잇따라 국가인권위에 긴급구제 신청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방어권을 보장하라는 인권위 안건 의결이 ‘인권 유린·방어권 보장 미비’ 지적을 받아 온 국방부 관계자들에 방어권 보장 활로를 터주게 됐다. 6일 본지 단독 보도로 알려진 ‘지하감금시설’등에 수감된 것으로 전해진 사령관들에 대한 긴급구제신청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 17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 윤석열 대통령 방어권 관련 가결 안건 최종 결정을 지켜보기 위해 자리를 지킨 마블 캐릭터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한 안병희 씨가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17일 인권위는 윤석열 대통령 등의 방어권을 보장하라는 취지의 권고 및 의견 표명 결정문을 내놓는 가운데, ‘윤 대통령 방어권 보장’ 안건에 대한 야권 성향 인권위원들의 소수 의견 제출도 이뤄졌다. 인권위는 10일 윤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형사소송에 준하는 엄격한 적법절차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는 내용의 ‘계엄 선포로 야기된 국가적 위기 극복 대책 권고의 건’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에 반대한 일부 인권위원은 이날 정오까지 반대 의견을 정리해 제출하기로 한 것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전날 온라인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미국정치 갤러리 등에서는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민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방해 집회를 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인권위를 지키겠다는 이들이 의견을 같이했으며 실제 이날 오전 8시쯤부터 50여 명의 지지자들이 모였다. 이 자리에는 10일 인권위 전체 회의 당시 주목을 받았던 마블코믹스의 ‘캡틴 아메리카’ 옷을 입은 안병희 씨도 자리를 지켰다.

시위대 일부는 상임위원실이 있는 인권위 전체 회의장이 위치한 14층에 올라간 후 2시간 가까이 14층을 지켰으며 퇴거를 요청받고 1층으로 내려가 정오까지 결과 발표를 확인한 후 해산했다.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안 씨는 본지와 통화에서 “이날 인권위에 전장연·민노총은 오지 않았다”라며 “오전 10시30분쯤 경찰 기동대 8명 정도가 14층 전체 회의실에 배치되는 것을 확인한 후 로비에서 결정문 초안이 결정되는 것을 보고 해산했다”고 밝혔다.

안건 결정문 초안에는 헌법재판소(헌재)와 수사기관에 대한 의견 표명·권고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으로 헌재 소장에게는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 심리 시 형사소송에 준하는 엄격한 증거 조사 실시 등 적법절차 원칙을 지킬 것을, △법원과 수사기관에는 계엄 선포 관련 피고인과 피의자들에 대한 불구속 재판·수사 원칙을 유념할 것을 인권위 의견으로 표명하거나 권고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한편, 인권위 인권상담조정센터는 10일과 13일에 각각 김용현 전 장관과 문 전 사령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 대한 긴급구제 신청을 제3자 진정 형식으로 접수했다. 신청서에는 헌법재판소가 검찰 수사 기록을 사용하지 못하게 해달라거나, 중앙지역 군사법원이 일반인 접견과 서신 수발신을 금지한 조치가 기본권 침해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지하 감옥’ 형식의 수도군단 미결수 구금시설에 수용된 문 전 사령관 긴급 구제 신청은 신청 하루 만에 이뤄졌으며 조사관들은 이들 장군 4명이 분산 수용된 구금시설 환경을 점검하고 당사자 면담도 시도했다. 김 전 장관 측은 “수사 기록 송부를 요구함으로써 형사 재판에서 피고인 방어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구금된 사령관들의 재판이 열리는 중앙지역 군사법원에는 “일반인 접견과 서신 수발 금지 조치는 헌법과 법률에서 보장하는 기본권을 중대하게 침해한 위법한 조치”라며 “차별에 대한 조사를 즉각 착수하고 수용자 인권 보호 조치를 권고해달라”고 했다. 군사법원에 의해 구금된 사령관들에 대해서는 ‘변호인 접견’만 허락한 상황이다.

긴급구제 신청 건은 인권위 내 소위원회인 침해구제1위원회와 군인권보호위원회에 맡겨질 예정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임명한 김용원 상임위원이 두 곳의 소위원장을 맡고 있다. 군인권보호위원회는 김 위원 외에 한석훈·이한별·강정혜 위원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10일 윤 대통령 관련 전원위원회 ‘방어권 보장’ 안건에 찬성표를 던진 이들이다. 18일 군 인권 소위가 열릴 예정으로 인권위 관계자는 본지에 “진정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인용 결정이 나게 될 경우 공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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