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시장 판 바뀌나… 가맹점 지고 편의점 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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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전문점 4년 사이 1000여곳 문 닫아
수익이 악화된 가맹점과 본사 갈등 심화
가성비 편의점 치킨 4사 매출 ‘고공행진’

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3-06 10:04:30

▲ 작년 4분기 기준 서울시내 치킨 전문점은 전년 동기 대비 540개 줄어든 6001개로 나타났다. BBQ

치킨 전문점이 외우내환을 겪고 있다. 고물가 고공행진에 소비자들은 3만 원에 육박하는 프랜차이즈 치킨보다 가격이 저렴한 편의점 치킨을 찾기 때문이다. 가격경쟁력을 잃은 치킨 전문점들이 가게를 매물로 내놓고 있다.

6일 서울시 상권분석 서비스에 따르면 작년 4분기 기준 서울 시내 치킨 전문점은 전년 동기 대비 540개 줄어든 6001개로 나타났다. 치킨은 외식업의 대명사로 꼽힌다. 2020년 4분기 7000개에 육박했던 치킨 전문점 수는 불과 4년 사이 1000여 곳이 문을 닫았다.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도 매물로 쏟아지고 있다. 온라인 자영업 점포 거래 중개소 아싸점포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기준 매물로 나온 BBQ·bhc·교촌치킨 등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점포는 총 237개로 집계됐다.

특히 가맹점주들의 매점 수익이 악화되면서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와의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2월27일 교촌치킨 점주 100여 명은 경기 성남시 본사 앞에서 물대 인하와 배달 앱 중개 수수료 인하·원재료 수급난 해결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또한 차액가맹금 소송도 잇따르고 있다. bhc는 1월 차액가맹금을 반환하라며 본사에 소송을 제기했다가 취하했다. 그러나 1월13일 점주 327명이 다시 소장을 냈다. 교촌치킨은 247명이 각 100만 원의 차액가맹금을 돌려달라는 내용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bbq와 푸라닭 가맹점주들도 차액가맹금 관련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액가맹금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필수품목에 붙이는 일종의 유통 마진을 말한다. 가맹본부는 브랜드의 통일성과 상품 동일성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품목은 가맹본부를 통해 구입하도록 가맹점주에게 요구할 수 있다. 이때 가맹본부가 점주들에게 차액가맹금 명목으로 유통 마진을 남긴다.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매물로 쏟아지는 한편 편의점 치킨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CU와 GS25의 지난해 치킨 판매량은 전년보다 각각 40.1%·19.8% 늘었다. 같은 기간 세븐일레븐은 15% 증가했다. 이마트24의 경우 2월(1~27일) 기준으로 129% 뛰었다.

편의점 치킨이 소비자 선택을 받는 이유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때문이다. 편의점 치킨의 경우 프라이드 한 마리를 기준으로 가격은 9000원대에서 1만 원 초반이다. 이 중에서 가장 저렴한 이마트24가 판매하고 있는 옛날통닭(9800원)은 1만 원을 넘지 않는다. 치킨 프랜차이즈에서 사먹는 치킨 한 마리의 평균 가격이 2만~3만 원 정도인 것에 비하면 편의점 치킨이 훨씬 저렴하다.

합리적인 소비 트렌드가 자리 잡으면서 치킨 프랜차이즈 치킨보다 편의점 치킨을 찾는 발길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 프랜차이즈 치킨값은 심리적 마지노선을 넘었다. 여기에 배달 메뉴 가격을 매장 가격보다 비싸게 책정하는 ‘이중가격제’가 속속 도입되면서 소비자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이중가격제가 확대될 경우 배달 비중이 큰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의 매출 타격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