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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개편을 위한 논의에 본격 착수했다. 2020년 도입된 임대차 2법이 시행 5년 차에 접어들면서 시장 혼란을 최소화하면서도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6일 국토연구원 주최로 ‘임대차 제도 개선 토론회’를 열고 임대차 2법의 문제점과 개편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임대차 2법은 전월세 계약을 2+2년(최대 4년)으로 연장할 수 있도록 하고 계약 갱신 시 임대료 인상률을 5%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위해 도입됐으나 시행 이후 전세 가격 급등과 신규 계약 시 가격 차이 심화 등 부작용이 발생했다. 윤석열 정부는 이에 대한 개편을 추진했으나 탄핵 정국 등 정치적 변수로 본격적인 논의가 지연돼 왔다.
24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임대차 2법을 전면 폐지하기보다는 보완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제도 자체의 취지는 긍정적이지만 시장 왜곡을 초래하는 부분을 손질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국토연구원이 국토부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개편안으로 △임대료 인상 상한을 현행 5%에서 10% 이내로 확대 △저가 주택에 한해 임대차 2법 적용 △임대인·임차인 간 계약 갱신권 협상 허용 등의 방안이 제시됐다.
특히 임대료 인상 상한을 10% 이내로 조정하는 방안은 신규 계약과 갱신 계약 간의 가격 격차를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행 제도에서는 계약 갱신 시 5%까지만 인상이 가능하지만 신규 계약 시에는 별다른 제한이 없어 전세 가격이 급등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임차인은 4년마다 큰 폭의 보증금 인상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또한 고가 전세에 대한 정책 적용 여부도 논의 대상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사회적 약자인 임차인 보호가 제도의 핵심 취지인 만큼 일정 금액 이상의 전세 계약은 보호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보증금이 5억 원 이상인 전세부터는 임대차 2법을 적용하지 말고 임대인과 임차인이 협상을 통해 계약하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임대차 2법 개편은 정치적으로도 민감한 사안이다. 각 정당의 입장 차이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을 통해 임차인이 최장 10년까지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당내 반대 의견도 적지 않다. 반면 국민의힘은 시장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임대차 2법을 완화하거나 일부 조항을 수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우선 연구기관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국회와 협의를 거쳐 법 개정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임대차 2법 개편 논의가 본격화됨에 따라 정책 개편이 임대 시장에 미칠 영향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개편 방향에 따라 전세 시장의 가격 흐름도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정치적 변수가 워낙 크기 때문에 최종 개편안이 언제쯤 확정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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