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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의 발음은 참으로 희한한 것이 많다. 같은 글자인데 발음은 달리하는 것이 있다. 같은 조건인데 다른 발음으로 하는 것도 있다. 예를 들어 ‘인격’과 ‘간격’을 보자. 똑같이 ‘ㄴ’과 ‘ㄱ’이 만나는데, 앞의 것은 [인껵]이라 발음하고, 뒤의 것은 [간격]이라고 발음한다. 이런 것을 수의적 경음화라고 한다.
수의적 경음화는 문법적으로 설명하기가 어렵다. 대학 4학년 때의 일이다. 헌법의 경우도 [헌뻡]인지 [헌법]인지 구분하기가 어렵다. 과거에 한 번 논한 적이 있는데, [헌법]이라고 발음하면 ‘낡은 법’처럼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필자는 [헌뻡]이 맞다고 주장했다. 당시 교수님께선 헌법은 단일어이기 때문에 [헌법]이라고 발음해야 한다고 했다. 지금은 [헌뻡]이 표준발음이다.
“엄마 문자 왔어요” 하고 말하는 아들이 있다. 문장으로만 볼 때는 구분하기 어렵다. 그러나 발음을 들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엄마, 문자[문짜] 왔어요”라고 하면 전화기에 문자 메시지가 왔다는 말이고, “엄마, 문자[문자] 왔어요” 하면 여자 친구(?)가 왔다는 말이다. 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오호 애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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