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경찰청… 의성 산불 피의자 50대 남성 A씨 입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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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A씨와 A씨 딸 소환해 조사 예정
내주 중 사고현장 합동 감식
“실수로 낸 불이라도 처벌 강화” 목소리 커져

이세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3-30 15:04:41

30일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에 따르면 실화(失火)로 경북권 대형 산불을 일으켜 26명의 사망자를 낸 혐의(산림보호법 위반)로 A(56)씨를 입건했다.

A씨는 22일 오전 11시쯤 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소재의 조부모 묘지를 정리하던 중 실화(失火)하여 불을 번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일부 언론은 최초 발화 당시 A씨 딸이 119상황실에 “불이 나서 묘지가 타고 있다. 아빠랑 왔다”라고 신고했으나 A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했다.

또한 A씨 딸은 불이 난 경위에 대해 “나무를 꺾다가 잘 안 돼서 라이터로 태우려다가 바람에 불씨가 날려 산불이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했다.

그러나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본지와의 통화(30일 오전 11시 29분)에서 발화 경위 및 A씨가 혐의를 부인하는지에 대해 확인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의성 산불에 대해 29일에 산림보호법 위반으로 범죄 인지를 했고 이날 과학수사계와 함께 현장에 간 뒤 폴리스 라인을 쳤다. 발화 시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라이터는 과학수사계가 가져갔다“면서 “A씨 딸에게 자세한 사고 경위는 듣지 못했으며 A씨가 혐의를 부인했다고 한 기사 보도에 대해서도 아직 피의자 진술을 들은 바가 없기 때문에 사실 여부를 확인해 줄 것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고 경위에 대한 구체적인 진술은 수일 내 소환조사를 통해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2일 의성에서 시작해 경북권 주요 도시로 번진 산불은 안동·청송·영양·영덕 등으로 확산해 천문학적인 인명·재산상 피해가 발생했다. 30일 오전 11시 30분 기준, 경북권 산불로 26명이 사망하고 33명이 부상을 입는 등 총 5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축구장 6만3245개, 여의도 156개 면적이 전소됐다. 주택 3285채와 양식장 6곳, 어선 16척 등이 불에 타는 피해도 발생했다.

경북 산불은 발생 1주일만인 28일에 모두 진화된 것처럼 보였지만 29일 오전 안동과 의성에서 잔여불씨가 재발화해 다시금 진화 작업에 돌입한 뒤 불길이 잡혔다. 21일 발생한 산청 산불은 30일에 진화 완료돼 10일간 산림이 불탔다. 아울러 30일 12시 58분에 고성에서 또 산불이 발생했다.

▲ 지난 10년(2015~2024년)간 산불 건수 546건 중 입산자에 의한 실화가 171건(31%)으로 가장 높았고 쓰레기 소각이 68건(13%), 논·밭두렁 소각이 60건(11%)이 뒤를 이었다. 산림청

산림청 산불원인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2015~2024년)간 산불 건수 546건 중 입산자에 의한 실화가 171건(31%)으로 가장 높았고 쓰레기 소각이 68건(13%), 논·밭두렁 소각이 60건(11%)이 뒤를 이었다.

현행 법에서는 산불로 실화 혹은 방화했을 경우 산림보호법의 적용을 받는다. 동법 53조는 과실로 산불을 냈을 때 3년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고의로 방화한 경우는 5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형이 내려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산불에 대한 처벌이 약하기 때문에 경각심이 부족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수십명의 사상자 및 이재민 발생, 문화재 소실, 재산 손실, 국토 파괴 등의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현행법령으로는 산불 관련 처벌이 약하다. 실수로 낸 불이라 하더라도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어지고 있다.

이세희 기자 say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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