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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와이의 장편 소설 ‘동생’은 누나 탄커이와 열두 살 터울의 동생 탄커러가 1997년 홍콩 반환부터 2019년 민주화 운동까지의 굴곡진 시대를 통과하는 과정을 다룬다.
커이는 1997년 홍콩 반환과 맞춤해 태어난 동생 탄커러를 보며 “나는 탄커러에게 첫눈에 반했다”고 고백한다.
어린 시절부터 특별한 결속을 지닌 이들 남매는 주변의 오해와 시선 속에서도 서로에게 유일한 존재가 되어 간다.
사업에 바빠 가정을 돌보지 않는 아버지, 혼자만의 고독에 몰두해 곁을 내주지 않은 어머니 아래에서 유일하게 기댈 구석이었던 할머니의 집마저 카페로 변해 버리고 남매는 가정은 물론 홍콩의 대도시에서도 마음 둘 곳이 없다.
탄커이와 탄커러가 손을 잡고 홍콩의 번화가를 걸을 때, 처음에 사람들은 ‘미혼모와 자식’이 아니냐며 수군거린다. 동생 커러가 다 자란 뒤에는 ‘나이 차가 많이 나는 연인’ 의혹을 받는다.
누나 탄커이가 동생 탄커러에게 품은 마음은 부모와 자식, 친구, 연인 등 그 어떤 정의로도 온전히 포착할 수 없는 맹목적인 사랑이라 할 수 있다.
남매는 2014년 우산 혁명, 2019년 홍콩 민주화 운동 등 홍콩의 여러 굴곡을 지나가며 어른이 되어 가고 소설은 남매가 자라며 마주하는 성별 이분법, 사회적 역할, 가족의 해체와 재구성, 시대의 혼란과 갈등을 세밀하게 묘사한다.
응석받이 동생이 성장하여 누나를 돌보는 전환, 부재하는 부모의 등장과 실종, 정신적 타인이었다가 다시 정서적 의지처가 되는 관계의 전복은, 한 가족 안에서 벌어지는 사회의 역동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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