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영의 청년문화 돌아보기] 게임은 ‘중독 물질’인가 ‘문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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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영 필진페이지 + 입력 2025-06-30 00:02:55

최근 느닷없이 모바일 게임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와 업계의 갈등이 화제다. 성남시와 목포시가 게임을 ‘중독 물질’, 혹은 ‘게임 중독’으로 표현하면서 게임 관련 업계가 강하게 반발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최근 성남시는 ‘AI를 활용한 중독 예방 콘텐츠 제작 공모전’에 게임을 중독 물질로 분류했고, 목포시와 목포 가톨릭대학교의 현수막에는 ‘四대 중독, 死대 중독: 알코올, 도박, 마약, 인터넷 게임’으로 표현해 게임을 마약이나 알코올·도박과 동급의 죽음에 이르게 하는 중독 물질로 표현했다. 성남시는 특히 한국 게임 산업을 대표하는 넥슨, 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 등 대형 게임사와 업체가 밀집한 판교를 안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시는 인터넷 게임 대신 인터넷으로 문구를 바꾸면서, 중독 물질이라는 표현은 보건복지부 2025년 정신건강 사업 안내 문구에 게임을 중독 유형으로 명시하고 있어 이를 반영했다고 해명했다. 글로벌 모바일 게임 산업시장 세계 4대 강국 중 하나이며 K콘텐츠 수출 전략의 핵심인 한국의 게임 산업을 ‘중독’이란 표현으로 매도하는 건 우려스럽다.

목포시와 가톨릭대가 내건 자극적 현수막은 정신의학회의 숙원 사업인 게임중독 예방 치료를 정면에 내세우면서, 가톨릭대가 추진하는 ‘지역사회 중독 예방 교육 전문가 양성’을 활성화하려는 의도에서 제작되었다는 것이 업계의 추측이다. 지나친 게임 중독이 일부 문제지만, e스포츠 및 스트리밍을 통해 글로벌 미래 문화산업으로 부상하는 성장 가능성을 감안할 때 이 또한 시대착오적인 시각이다. 한국게임산업협회(K-GAMES) 등 게임 관련 단체들은 이를 시정하라는 성명서와 함께 재발 방지를 촉구하고 있다.

한국은 명실상부한 e스포츠 강국이다. 한국의 게임 산업은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해 콘텐츠 수출 산업의 핵심 분야로 2024년도 전체 한류 콘텐츠 수출액의 60%를 차지하며 독보적 위상을 자랑한다. 1900년대 말부터 시작된 e스포츠를 계기로 세계대회를 주름잡은 전설적인 선수들을 배출하면서 게임은 한국의 효자 산업이 되었고, 2018년 아시안게임부터 시범 종목으로, 2022년 항저우 대회에서는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다. 올림픽의 경우 2023년에 e스포츠 시리즈를 개최했고 현재 정식 종목 채택 여부를 논의 중으로 향후 비폭력적 게임을 중심으로 정식 종목으로 편입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e스포츠는 코로나19 비대면 시대에 디지털 트렌드를 이끌 콘텐츠로 인기를 끌면서 세계인의 게임이 되었다. 그 예로 리그 오브 레전드(롤·LOL) 종목으로 진행되는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스 온라인 대회를 개최하면서 전 세계 수백만의 시청자를 모았다. 롤계의 세계적인 프로게이머 페이커(Faker·이상혁)의 팬들이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생일 축하 광고를 올리거나, 해외 대형 스트리머들이 페이커를 만났을 때의 반응 영상은 어마어마한 조회수를 자랑한다. 이를 통해 수많은 외국인이 한국 문화 열풍과 한국어 학습 열풍, e스포츠 투어로 한국을 찾는 등 부수적 관광상품이나 문화 산업으로서 영향력은 대단하다.

위에서 언급한 게임 중독에 대한 논란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실제 청소년들이 게임에 중독되어 현실과 가상 세계를 구분하지 못하고 가족이나 주변인을 해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이는 스트레스와 불안감, 사회적 인정 결핍, 정체성 상실 등으로 인해 자기 통제력이 극도로 미약해진 일부 청소년들의 극단적 현실 도피 현상일 뿐이다. 이들은 학교나 가정에서의 무관심을 게임으로 해소하며 심리적으로 게임에 의존하는 부류로, 사회적 관심과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행동 치료, 동기 강화 상담이나 게임 리터러시 교육 도입 등 심리 지원 프로그램으로 이들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현실적 공감 교육을 도입해야 한다.

한국의 게임 산업은 시대의 중요한 문화이며 미래의 글로벌 자산이다. 청년들이 게임에 몰두하는 이유는 게임이 현실보다 편안하고 강렬한 위로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게임을 어떤 식으로 다루고, 어떤 장점을 제공할 수 있는지를 핵심적으로 다루어야 한다. 게임을 금지하기보다 현실 속에서 건강하게 즐기고, 게임보다 더 의미 있는 삶의 기회와 목표를 찾기 위해 가정과 학교, 직장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이들에게 관심을 보일 때 게임 문화와 청년들의 미래는 달라지게 될 것이다.

최창영 필진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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