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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정부가 자국 내 해안 도시에 미국 군사기지 설치와 미군 주둔 추진을 위한 국민투표를 시행한다. 에콰도르 선거관리위원회는 헌법 개정을 위해 다니엘 노보아 정부에서 요청한 국민투표 실시안을 승인했다고 21일(현지 시간) 밝혔다. 에콰도르 선관위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한 이 국민투표의 이슈는 두 가지다. ‘외국 군사기지 내지 군사 목적의 외국시설 설립 금지 규정 폐지’ ‘정치 조직(정당)에 대한 의무적 예산 지원 중단’에 대한 동의 여부를 찬반 형태로 묻는다.
두 사안 모두 실행을 위해선 개헌을 해야 한다. 보궐 선거를 거쳐 2023년 11월 보궐선거로 집권한 노보아 대통령은 4월 재선 확정 이후 마약 밀매 카르텔 차단을 목표로 미 군사 시설 필요성을 역설하며 개헌을 밀어붙였다. 과거 에콰도르는 해안 도시 만타에 미군기지를 뒀다가 2008년 반미 기조의 라파엘 코레아 정부 시절 헌법 개정을 통해 2009년 미군을 철수시켰다. 그러나 현지 최대 부호 가문(바나나 수출 기업) 출신이자 친미 성향의 노보아 대통령이 전국적 치안 불안을 극복하려면 미군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설득해 왔다.
노보아는 갱단에 지배 당한 도시에 군대를 투입하고 시민들 자유를 일부 제한하며 마약밀매 조직을 테러 단체로 규정하는 등 각종 강경책을 시행 중이다. 아울러 카르텔 근절을 위해 “세계 최강의 군사력과 협력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4일 에콰도르를 찾은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에콰도르 요청 시” 군사기지 설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주요 코카인 생산국인 콜롬비아·페루 사이의 에콰도르는 한때 남미에서 가장 안전한 국가였으나 태평양 연안 밀수 경로 장악을 노린 카르텔 간 분쟁으로 최근 10년 치안이 극도로 악화됐다.
반면, 반대편 카리브해 주변에선 미군 진출을 둘러싼 베네수엘라의 적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현지 일간 엘우니베르살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전날 국내외 취재진 및 외교관 등과 만나 미국의 “전방위적인 공격의 새국면”을 말하며 “전 계층 단결로 제국주의 침공에 맞설 것”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 핵 추진 고속 공격 잠수함을 비롯한 8척의 군함을 배치한 한편 베네수엘라와 인접한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 F-35 전투기를 파견한 상태다.
이에 일부 외신이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를 노린 미국의 군사작전 가능성 관측을 전문가 등을 인용해 내놓고 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마두로 역시 “주권 위협 상황에 대해 국제사회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며 “(미국) 계획은 석유 등 베네수엘라 에너지를 노린 것” “석유수출국기구(OPEC)까지 압박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네수엘라 군은 또 전날 처음 병영 밖 전국 각지 마을에서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무기 사용법을 가르치며 유사 시 정부군·민병대와 함께 영토 수호에 동참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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